[D:인터뷰] '대무가' 양현민의 쇼타임

[D:인터뷰] '대무가' 양현민의 쇼타임

데일리안 2022-10-17 08:21:00 신고

3줄요약

이한종 감독 연출

2018년 '대무가: 한과 흥' 장편화

2005년 연극 '미라클'로 데뷔한 후 영화 '힘내세요, 병헌씨',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공작', '극한직업', 드라마 '99억의 여자', '더 게임: 0시를 향하여', '모범형사' 등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양현민.

어떤 캐릭터라도 자기만의 색을 입혀 '신스틸러'라는 수식어가 따라왔던 양현민이 '대무가'로 데뷔 후 첫 주연을 맡아 영화를 이끌었다. 그 동안 많은 작품에 출연하면서 쌓아왔던 그의 내공이 신명나는 굿판처럼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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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무가'는 용하다 소문난 전설의 세 명의 무당들이 각자 일생일대의 한탕을 위해 프리스타일 굿판 대결을 펼치는 통쾌한 활극으로, 양현민은 극중 청담도령 역을 맡았다. 청담도령은 자신과 무당 학원에서 만난 20대 취준생 무당 지망생 신남(류경수 분)가 사라지자, 그를 찾아 나서는데 고군분투 하는 인물이다. 첫 주연을 맡은 양현민에게 '대무가'는 그 동안의 노력을 보상해 주는 '상'같은 영화다.

"제가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부담도 됐었지만, 설레는 마음이 제일 컸어요. 영화가 개봉한다는 것 자체가 만족스러워요."

'대무가'는 이한종 감독이 2018년 만든 단편영화 '대무가: 한과 흥'을 바탕으로 만든 장편영화다. 단편영화는 신남 캐릭터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장편은 청담도령과 전설의 무당 마성준, 신남 세 인물이 주요 인물이 됐다.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었고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직업이라 흥미로웠었죠. 단편 때는 류경수 씨가 다 이끌어감에도 불구하고 너무 하고 싶어요. 그만큼 매력적인 캐릭터였으니까요. 마다할 이유가 없었죠. 이번에도 마찬가지고요."

청담도령은 무당 학원에서도 월등히 능력이 뛰어난 캐릭터다. 이에 양현민은 무당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했다. 장르는 코미디지만, 무당 역할이 어설퍼서 웃음은 용납할 수 없었다.

"안무 선생님도 계셨지만 만신님께서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실제 굿할 때의 영상과 정보를 많이 주셨죠. 그걸 참고해 체화시켰던 것 같아요. 또 평상시 써보지 않은 말들이 많아 입에 붙을 때까지 반복만이 살길이었어요. 그게 좀 많이 힘들었어요. 연습을 하며 역시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싶었어요. 저희는 신을 받은 사람이 아니라 연습만이 살길이었죠. 3개월 동안 정말 충무로 연습실에서 열심히 연습했어요"

청담도령은 호스트바 선수 에이스 출신이다. 얼굴이 뛰어나지도, 몸매가 근육질도 아니지만 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능력만으로 독보적인 인기를 끌었던 전사가 됐다. '대무가'를 통해 그가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은 영화의 웃음 포인트다.

"감독님이 굉장히 영리한 분이세요. 호스트바 선수와 무당이 남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접점을 가지고 캐릭터를 만드셨잖아요. 감독님은 청담도령이 자기 고백을 하면서 호스트바 선수였다는 걸 고백할 때 사람들이 터질 것이라는 예상을 하신 거죠. 당시 선수 연기를 할 때 저한테는 어필도 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번호 하나면 말이 필요 없는 사람으로 설정하셨던 거죠."

박성웅, 류경수와 함께 연기한 날들을 떠올려보면 즐거운 기억 밖에 없다. 애드리브가 난무하는 현장이었지만, 막힘이 없었다. 양현민은 '대무가'에서 배우로서 살아있는 기분을 만끽했다.

"모든 배우들이 다 연기에 대해 열려있었기 때문에 단 한 번도 삐걱거리지 않았어요. 서로 '나 이렇게 연기할 거다'라는 말도 없었어요. 그냥 서로 연기를 하면 배려해서 그걸 받으면서 시너지를 낸 거죠. 그래서 촬영장 나가는 게 너무 즐거웠어요. 이런 앙상블이 영화에 잘 담긴 것 같아요."

그야말로 찰진 연기들의 향연이었던 셈이다. 그 중에서 양현민은 악역으로 변신한 정경호를 언급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정경호 씨의 변신이 인상 깊었어요. 정경호는 러블리한 역도 많이 했고 현장에서도 참 다정한 사람이에요. 그런데 카메라만 돌아가면 무시무시한 인물로 변해요. 집중력이 대단하죠."

단편에 이어 장편까지 함께한 이한종 감독은 어떤 사람일까. 양현민은 천재라는 천사를 보냈다.

"평소에는 재미없고 진지한 분이세요. 그런 분이 이런 영화를 만든다는 건 천재인 거죠. 이번에도 그 점을 느꼈어요. 공식적인 자리에서 말을 잘 못하시더라고요. 서두가 길고 재미도 없고요.(웃음) 그런데 메가폰을 잡으면 그렇지 않거든요. 영화적인 부분에서는 다시 한 번 천재라는 걸 느꼈습니다."

많은 배우들이 자신의 연기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는 경우는 드물다. 당시에 최선을 다했어도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보면 스스로 단점이 눈에 들어온다고 털어놓는다. 양현민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오른쪽 어깨 부상이 재발하면서 극의 하이라이트 장면인 마지막 공수 장면은 최고의 컨디션으로 임할 수 없었다.

"마지막 공수 배틀 때 보시면 제가 왼손으로만 삼지창을 휘둘러요. 오른쪽 어깨가 신경이 안 좋아서 고등학교 때 수술을 받았는데 이번에 재발했어요. 오른손으로 연습 다했는데 이걸 보여주지 못하고 왼손으로 해야 해 너무 괴롭고 속상하고 억울했어요. 왼손으로 부랴부랴 연습하고 반동을 이용해 촬영을 다행히 마칠 수 있었어요. 편집으로 어색하지 않게 나오긴 했지만 그 장면은 두고두고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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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운동을 했던 양현민은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연극반에 호기심에 발을 들였다가. 지금까지 배우로 살고 있다. 오랜 시간 연기와 동고동락해온 그에게 연기는 어떤 의미일까.

"연기는 저에게 참 감사한 존재예요. 제 자아를 찾게 해준 직업이거든요. 배우라면 누구나 주인공을 꿈꾸는데 이렇게 영화도 찍고 개봉이라는 상을 받은 것도 참 기쁘고요."

양현민은 배우 생활을 하면서 선배들에게는 지혜와 경험을 깨닫고, 후배들에게는 새로운 연기와 삶의 패턴을 배운다고 고백했다. 이에 더 많은 후배들을 현장에서 만나고 싶다.

"기회가 될 때마다 후배들을 위한 자리를 만들고 싶어요. 단역 하며 무시도 많이 당해봤기 때문에 후배들을 보면 저도 모르게 챙기게 돼요. 미래를 생각하면 많이 불안할 거예요. 그들에게 '잘하고 있다'라고 항상 말해주고 싶어요. 그들이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대중에게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은 양현민. 그는 배우를 하는 동안 슬픈 사랑과 이별을 하는 캐릭터를 꼭 연기해 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가슴을 후벼파는 멜로를 한 번 해보고 싶어요. 한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슬픈 이야기요. 최선을 다해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날이 오도록 노력할게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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