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 웃기고 애잔한 이동휘의 스펙트럼

[K-스타] 웃기고 애잔한 이동휘의 스펙트럼

한류타임즈 2022-10-17 17:35:41 신고

3줄요약

배우 이동휘는 연기를 배우는 과정에서부터 염치가 있었다. 스스로 실력이 물이 올라왔다고 판단하지 않았을 20대 중반, 일하기에 앞서 학습에 전념했다. 매일 네 편 이상의 영화를 보거나, 각종 전시회나 연극 무대를 보면서 각종 예술을 섭렵했다. 대중 앞에서 연기하는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을 단계에 이르기까지, 오디션을 위해 프로필을 돌리지 않았다. 소속사를 찾는 것도 포기했다. 열정만 있는 자신에게 투자를 원하는 건 폭력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비로소 스스로 만족할 만한 단계에 이르고 프로필을 돌려 약 15회의 오디션을 봤다. 연기한 장면이 통편집돼 그의 얼굴을 볼 수는 없는 임순례 감독의 ‘남쪽으로 튀어’가 상업 영화와의 첫 만남이었다. 그리고 곧 영화 ‘타짜 – 신의 손’으로 데뷔했다. 첫 연기였음에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충무로에서 금방 이동휘라는 세 글자가 떠돌았다. 


tvN ‘응답하라 1988’로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린 뒤 이동휘는 뛰어난 연기를 펼치는 배우로 인정받고 있다. 초반부만 하더라도 웃기고 재밌는 역할을 도맡았지만, 점차 애잔하고 지질한, 때론 카리스마도 짙은 역할에서 능력을 발휘 중이다. 특히 넷플릭스 신작 ‘글리치’에서 ‘지효’(전여빈 분)의 남자친구 ‘시국’으로 분한 이동휘는 짧은 분량임에도 작품에 완전히 녹아든 모습을 보여준다. 

시국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정해놓은 관문을 통과하는 평범한 30대 남성이다. 직장인으로 살다 돈을 모아 아파트 분양을 받고, 오래 사귄 지효와 결혼을 목표로 한다. 그러던 중 미지의 존재와 맞닥뜨린다. 

초반 2회까지 등장했다가 후반부에 얼굴을 보여주는 시국은 이동휘라는 이름값이 맡기엔 작은 역할에 가깝다. 하지만 작품 내에서 끊임없이 거론될 뿐 아니라 화자인 지효가 온전한 자신을 마주하는데 매우 중요한 인물이기 때문에, 무게감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 노덕 감독의 선택은 이동휘였다. 

이동휘는 다소 지질한 듯 싶으면서도 동정심이 가는 애잔한 시국을 자연스럽게 그려낸다. 특별한 액션이 있다거나, 자신의 연기력을 뽐내려는 장면이 없음에도 시국이 가진 애잔한 정서가 그대로 드러난다. 오랫동안 등장해 자연스럽게 감정을 이입하게 되는 지효만큼 시국에게도 정이 간다. 


KBS2 ‘조선총잡이’, tvN ‘안투라지’, ‘쌉리다 천리마마트’, 영화 ‘뷰티 인사이드’, ‘극한직업’ 등에서 보여준 감초 연기와는 다른 포인트다. 굳이 가깝다면 전지희 감독의 영화 ‘국도극장’에서 보여준 기태와 닮았는데, 분명한 차이가 있다. 기태는 사법고시에 실패한 무기력한 20대에 초점을 맞췄다면, 시국은 어디서도 볼 법한 평범함이 엿보인다. 

이동휘는 오롯이 시나리오만으로 작품 출연을 결정한다. 작품의 규모나 친분, 학연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심지어 일반적인 편견도 이동휘에겐 의미가 없다. 업계에서 “다른 배우에게 먼저 건넨 시나리오”라는 게 알려지면 대체로 배우들은 출연을 꺼린다. 자신이 1번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그마저도 이동휘에겐 중요하지 않다. ‘국도극장’은 친분이 있는 배우가 일정에 맞지 않아 포기하게 된 작품을 직접 연출자에게 연락해 출연하게 된 작품이다. 시나리오가 좋으면 크든 작든 표현하고자 한다. 심지어 MSG워너비로 대중적 사랑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도, 작품을 선택하는 방식은 그대로 유지한다.


이동휘는 디즈니+ ‘카지노’로 곧 돌아오며, 영화 ‘범죄도시4’에선 빌런으로 낙점됐다. 언제나 선의 포지션에서 웃음을 담당해온 이동휘는 두 작품에서 악을 드러낼 전망이다. ‘카지노’에서는 카지노의 왕이 된 ‘차무식’(최민식 분)의 오른팔 ‘정팔’로 분한다. ‘범죄도시4’에서는 윤계상, 손석구, 이준혁을 잇는 빌런이 된다. 이동휘의 스펙트럼이 점점 넓어져 간다.

그런 중에 MBC ‘시네마틱 드라마 SF8 – 만신’과 ‘글리치’에서 함께 작업한 노덕 감독은 이동휘가 능력에 비해 저평가가 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대중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좋은 배우이자,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동휘 배우는 능력에 비해 저평가를 받는 것 같아요. 연기력은 물론이고 작품을 대하는 태도도 훌륭해요. 누구나 속물적인 욕망이 있기 마련인데, 동휘는 좋은 배우에 대한 고민만 있더라고요. 그런 대화를 나누는 데 정말 행복했어요. 연기 스펙트럼도 넓고요. 연구를 굉장히 많이 하는 배우예요. 늘 뭐가 준비돼 있어요. 또 연출자 시선으로 연기를 하는 것 같아요. 더 오버하고 자신을 뽐낼 수도 있는 건데, 작품이 딱 필요로 하는 만큼만 성실히 보여주려 해요. 그러기 쉽지 않거든요. 정말 멋진 배우라고 생각해요”

사진=넷플릭스, 명필름랩, 롯데엔터테인먼트, tvN, 디즈니+

 

함상범 기자 hsb@hanryu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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