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감세안 사실상 폐기…트러스 총리, 바람 앞 등불 처지

英, 감세안 사실상 폐기…트러스 총리, 바람 앞 등불 처지

데일리안 2022-10-17 22:07:00 신고

3줄요약

헌트 새 재무장관, 17일 성명 발표…총리와는 지난 주말 대화

일부 예산안 예정보다 2주 앞당겨 공개…금융시장 안정조치

제러미 헌트 영국 신임 재무장관이 지난 14일 취재진이 진을 치고 있는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공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제러미 헌트 영국 신임 재무장관이 지난 14일 취재진이 진을 치고 있는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공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50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감세를 추진했던 영국이 끝내 '유턴'했다. 제러미 헌트 영국 신임 재무부 장관이 “지난달 발표한 리즈 트러스 총리의 감세안을 거의 대부분 되돌릴 것”이라고 전격 발표한 것이다. 이 조치로 영국 정부의 재정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될지 주목된다.

헌트 재무장관은 취임 사흘 만인 17일(현지시간) 5분23초짜리 영상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소득세율 인하를 취소하고, 에너지 요금 상한 동결은 내년 4월 이후에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득세 기본세율을 20%에서 19%로 내리기로 한 당초 계획을 철회하고 이를 영구적으로 유지한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정부는 경제안정 책임이 있으며 공공재정 지속가능성에 관해 확신을 줘야 한다"며 "감세를 위해서 나라 빚을 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앞으로 세금인하가 아닌 인상에 나서고, 정부지출을 삭감하는 긴축기조로 방향을 틀 것임을 예고했다.

헌트 장관은 예산안 일부를 예정보다 2주 앞당겨 이날 발표했다. 당초 오는 31일 중기 재정계획과 함께 내놓을 예정이었으나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미리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예산안과 독립기구인 예산책임처(OBR)의 중기 재정계획은 예정대로 31일 발표한다.

앞서 트러스 총리는 지난달 23일 총 450억 파운드(약 73조원) 규모에 이르는 1970년대 이후 최대 감세정책을 발표해 시장을 큰 혼란에 빠뜨렸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영국 중앙은행은 잇따라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정부는 오히려 감세를 통해 돈 줄을 풀었기 때문이다.

영국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반대방향으로 향하자 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게다가 트러스 총리의 감세안엔 줄어든 세수를 어디서 메울지에 대한 계획도 빠져 있었다. 결국 시장은 영국 정부가 결국 국채 발행에 의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영국 국채 금리는 급등하고, 파운드화 가치는 곤두박질쳤다.

결국 트러스 총리는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3일 ‘부자감세’란 비판을 받던 소득세 최고 세율 폐지(45%-→40%)안을 철회한데 이어 14일엔 내년 4월부터 법인세를 낮춘다는 안(25%→-19%) 역시 포기했다. 트러스 총리는 같은 날 쿼지 콰탱 재무장관을 해임하고 후임으로 재정규율을 중시하는 헌트를 기용했다. 헌트 장관은 취임 사흘 만에 시장에 커다란 혼란을 불러온 트러스의 감세안을 사실상 철회한 것이다.

헌트 장관은 이날 발표한 계획과 관련해 지난 주말 트러스 총리와 논의했고, 마크 카니 잉글랜드 중앙은행 총재에게도 설명했다고 밝혔다

'감세를 통한 경제성장'을 내걸었던 트러스 총리는 바람 앞의 등불 처지가 됐다. 미국 CNN방송은 "이 같은 조치는 트러스 총리가 3주 전에 발표한 감세안을 완전히 뒤집은 것으로, 트러스 총리는 위험한 정치적 입지에 놓이게 됐다"고 전했다. 보수당 의원 4명이 공개적으로 트러스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