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주 때완 다르다'…김문수 발언에 보수진영 결집하는 이유

'고영주 때완 다르다'…김문수 발언에 보수진영 결집하는 이유

데일리안 2022-10-18 12:14:00 신고

3줄요약

"문재인은 김일성주의자" 발언 파장

메시지 발화자·내용·시기 삼박자 갖춰

보수층 민심 대변하며 결집 움직임

민주당 고발 강행에 국민의힘 적극 방어

김문수 경세사회노동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문수 경세사회노동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의 발언을 놓고 여야 간 새로운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라는 발언에 더불어민주당은 김 위원장을 국감장에서 퇴장시켰고 지난 17일에는 상임위 차원의 고발안을 단독으로 가결 처리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인내의 임계점을 넘었다"며 "법의 심판을 통해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도 물러서지 않았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광화문 광장에서 김일성 만세를 불러도 처벌받지 않아야 표현의 자유가 완성된다고 했던 사람들이 김문수의 발언에 이렇게 재갈을 물려서야 되겠느냐"며 "민주당은 언제까지 김정은의 친구로 남아 있을 것이냐"고 반문했다. 박수영 의원은 "나는 김문수 지사를 지사(知事)가 아니라 지사(志士)라 주장해 왔다"며 "독립에 몸 바친 애국지사의 반열에 속한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적극 방어에 나섰다.

이는 지난 2015년 국정감사에서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고 발언해 뭇매를 맞았던 고영주 전 방문진 이사장 때와는 다른 분위기여서 주목된다. 당시 진보진영은 고 전 이사장을 고발함과 동시에 대대적인 공세를 펼쳤고 보수진영은 '색깔론' '막말' '매카시즘' 등 프레임에 갇힐 것을 우려해 공개적인 대응을 피하며 쉬쉬했었다.

예전과 달리 보수진영이 결집되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가 발화자·시의성·내용 삼박자를 모두 갖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은 이해찬 민주당 전 대표와 비슷한 연배로 같은 시기 대학을 다니며 누구보다 치열하게 노동운동을 전개했던 대표적인 인사다. 후배들의 존경을 받았으며,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결혼을 주선한 이도 김 위원장이었다. 현재 민주당의 주류인 86세대나 주사파 운동권과는 거리가 있지만, 학생운동권 원로로서 발언의 무게는 다를 수밖에 없다.

'김일성주의자'라는 발언의 내용도 관심을 모았다. 문 전 대통령은 김여정 등이 참석한 평창올림픽 개회식 사전 리셉션 행사에서 고(故) 신영복 교수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했는데, 신 교수는 통일혁명당간첩사건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던 인물이다. '김일성주의자'라는 김 위원장의 말은 보수층이 품고 있던 의심을 가장 정확히 대변한 말로 "공산주의자나 빨갱이라는 말보다 더 설득력 있게 들렸다"는 게 국민의힘 관계자의 말이다.

김일성주의는 주체사상을 통한 김씨 일가의 세습독재를 정당화하는 명분을 제공하는 동시에 한반도 적화통일의 방법론까지 담고 있는 일종의 이념체계로 알려진다. 이는 마르크스주의나 공산주의의 아류일 뿐 동일하다고 보긴 어렵다.

또한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등 시기상으로도 보수진영의 결집으로 이어질 여건이 갖춰줬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정부는 평화적 노력으로 북한의 도발이 중단됐다고 주장해왔으나, 최근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더욱 고도화된 점 등에 비춰봤을 때 '동결'의 의미보다는 '축적'을 해왔다고 보는 게 설득력 있다. 여기에 서해공무원 피격사건 당시 정부의 비상대응이 이뤄지지 않았고, 심지어 조직적인 '월북 몰이'가 있었다는 감사원의 발표가 나오면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저도 문 전 대통령이 김여정 앞에서 신영복 씨를 가장 존경한다고 할 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며 "어떻게 대통령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장기 복역하고 전향하지 않았다고 한 사람을 북한 지도자들 앞에서 가장 존경한다고 하는지 제 귀를 의심했다"고 했다. 송언석 원내수석은 "민주당은 훗날 역사에 상응하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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