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퍼펙트스톰 경고음 커지는데… 낙관론 일색인 정부·한은

[기자수첩]퍼펙트스톰 경고음 커지는데… 낙관론 일색인 정부·한은

머니S 2022-10-19 05:27: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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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 문제입니다. 정치권의 여야 전면 대치 등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경제 부문만 놓고 봐도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위기가 올 수 있습니다."

최근 만난 민간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정부의 안이한 경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에선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가 몰고 오는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 위기)'의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한국 외환보유액은 한달만에 196억6000만달러 증발했다. 이는 금융위기였던 2008년 10월(274억2000만달러) 이후 13년11개월 만에 최대다. 올들어 한국 외환보유액은 463억5000만달러나 급감했다.

달러 곳간이 줄고 있는 건 원/달러 환율 상승을 방어하기 위해 외환당국이 시장에 달러를 내다 팔고 있어서다. 실제 외환당국은 올 상반기에만 약 30조원 규모의 달러를 내다 팔았다.

이는 지난해 외환당국의 달러 순매도액(36조원)보다 대폭 늘어난 것이다. 경제위기 시 안전판 역할을 하는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바닥을 드러낼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한국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하던 수출 역시 위기 신호가 감지되면서 외환 유동성엔 더욱 비상이 걸렸다. 무역수지는 지난 4월 이후 지난달까지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적자가 반년 연속 지속한 것은 1997년 IMF 외환 위기 이후 25년만에 처음이다. 대외건전성 종합지표인 경상수지는 지난 8월 30억5000만달러 적자를 냈는데 한국이 8월 기준 경상수지 적자를 본 건 금융위기였던 2008년 8월(38억4500만달러 적자) 이후 14년만이다.

외환보유고와 무역수지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극심한 강달러 여파 등으로 아시아의 통화가치가 떨어지고 자본 이탈이 늘며 외환위기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호주 맥쿼리캐피털은 아시아 통화 중 한국 원화, 필리핀 페소화, 태국 바트화 등 무역수지 적자 국가들의 통화가 가장 취약하다고 꼬집었다.

더 큰 문제는 외환보유고 감소세에 제동이 걸릴지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년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통화 긴축(기준금리 인상)정책으로 강달러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34.2% 증가하면서 직전 연도의 외환보유고 감소폭을 만회했지만 내년에는 회복될 것으로 낙관할 수 있냐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지난 12일 역대 두번째 빅스텝(한번에 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1869조원의 가계부채의 이자부담 증가로 소비·투자 둔화와 내수에 이어 수출까지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와 한국은행은 앵무새처럼 같은 소리를 반복한다. 외환보유고가 여전히 많은 수준이고 경제상황도 나쁘지 않다는 얘기다. 외환보유액의 경우 2008년과 비교해 현재 두배 가량 늘었다는 게 근거다.

올해 전체 규모 대비 감소율이 지난 9월말 기준 10%로 2008년 감소폭(23.2%)의 절반에 못 미쳐 충분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필리핀 마닐라 방문 중 "경제위기가 재현될 가능성은 매우 매우 낮다는 게 외부의 시각"이라고 장담했다.

한국의 경우 엄청난 외환보유고가 있고 경상수지도 큰 틀에서 괜찮다는 부연 설명도 덧붙였다.

위기 국면에서 정부의 지나친 낙관론은 안이한 대처로 자칫 선제적인 정책 대응에 실기를 범할 수 있다. 오히려 국민들의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도 있다.

강달러 시대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핵전쟁 위협까지 그 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변수로 경기전망이 점치기 어려운 안갯속 형국이다.

한은과 정부는 낙관론에서 벗어나 적신호가 켜진 경제 전반을 직시해야 한다. 보고 싶은 것만 보 는게 아니라 보고 싶지 않은 현실을 똑바로 볼 때 난국을 현명하게 헤쳐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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