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000일①] 역병에 흔들린 세계…그 속에서 빛난 ‘시민 의식’

[코로나 1000일①] 역병에 흔들린 세계…그 속에서 빛난 ‘시민 의식’

데일리안 2022-10-19 06:30:00 신고

3줄요약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확진

단체·행사 대신 비대면·개인 일상화

의료진 희생, 높은 국민성 빛나기도

“또 다른 위기 예방 노력 기울여야”

서울 용산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뉴시스 서울 용산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뉴시스

지난 15일은 우리나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처음 발생한 때로부터 1000일이 되는 날이다. 우리나라는 2020년 1월 19일 중국 우한시에서 입국한 중국 국적 35세 여성이 이튿날 확진되면서 처음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졌다.

이후 약 3년의 코로나19 시대는 우리 사회와 경제, 문화를 모두 바꿔놓았다. 많은 이들에게 고통과 인내를 요구하면서도 이름 없는 작은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을 남겼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빛을 발한 시민 의식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지난 17일 기준 2513만1447명에 이른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5162만8000여 명)의 절반 가까운 수준이다. 세계에서는 미국과 인도, 프랑스, 브라질, 독일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누적 사망자는 2만8800명을 넘었다. 사망자 가운데 60대 이상은 2만6996명으로 93.6%가 넘는다. 0~9세 사망자는 34명 10대와 20대 사망자는 각각 17명, 13명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1000일의 코로나19 기간에 대유행은 6차례 겪은 것으로 분류한다. 지난해 7월 이후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때(4차 유행)와 올해 1~4월 오미크론 변이 확산기(5차 유행)에 가장 심각했다.

지난 3월 하루 최대 62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같은 달 하루 사망자가 470명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지금도 매일 2만 명 내외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는 우리 삶 여러 방면에서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마스크 착용이 습관이 됐다. 지금도 마스크 없이는 이동 자체가 어렵다. 공공 서비스 이용도 대부분 할 수 없다.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할 때는 전국에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새로운 방역 방법도 등장했다. 다중시설에서는 사람 간 거리를 1~2m 이상 띄워야 했다. 음식점을 비롯한 실내 공간에서는 수용할 수 있는 인원수를 제한했다.

모임도 제약받았다. 학생들은 학교 대신 집에서 공부했다. 학교를 나눠서 등교하기도 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대부분의 축제를 취소했다. 종교와 집회의 자유가 있음에도 이와 관련한 행사들마저 제한해야 했다.

무엇보다 사회 전체가 변혁기를 맞았다. 사람들은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교류해야 했다. 비대면이라는 낯선 방식은 온라인 사회의 성장을 가속했다. 이는 소비 유형에도 영향을 미쳤다. 오프라인 소비는 줄고 그 자리를 온라인 시장이 차지했다.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배달 산업도 크게 성장했다.

코로나19는 자영업·소상공인에게 치명타를 입혔다. 그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영업시간·출입 제한 등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들의 위기 극복을 위해 ‘재난지원금’과 ‘손실보상’이라는 대책을 내놓았다. 이 과정에서 재난지원금은 기본소득 논쟁으로 이어졌고, 손실보상은 소급 적용 논란을 낳기도 했다.

지난 8월 서울 마포구 코로나19 마포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지난 8월 서울 마포구 코로나19 마포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재난이 취약계층에 더 큰 충격을 준다는 사실도 다시 상기시켰다. 코로나19 피해는 빈부격차에 따라 그 정도가 달랐다.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부의 집중화, 빈부격차는 더욱 커졌음이 몇몇 조사를 통해 수치로 드러났다.

재난지원금과 손실보상 등을 통해 국가적 위기 때 정부의 기능과 역할을 확인하기도 했다. 더불어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고물가라는 부작용을 낳으면서 앞으로 유사한 일이 되풀이될 때 보완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했다.

산업 측면에서는 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4차산업 발달을 가속했다. 4차산업 핵심 자재인 반도체는 세계적인 품귀 현상이 여전히 지속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글로벌화’ 대신 보호무역이 힘을 키웠다. 이는 후진국과 선진국 간 백신 불평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위기 속에서 빛난 희생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전염병 한 가운데에서 의료진은 희생을 바탕으로 사투를 벌였다. 그들은 사명감 하나로 타인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싸웠다. 이 과정에서 실제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다.

의료진과 소상공인 희생에 국민은 높은 국민성으로 화답했다. 손바닥 위에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는 응원 릴레이를 통해 의료진을 격려했다.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물건 구매 운동으로 어려움에 놓인 소상공인을 지원했다. 이 밖에도 십시일반 기부와 구호 물품 지원을 통해 의료진과 취약계층에 크고 작은 도움을 전했다.

백신과 치료제 부문에서는 과제를 남겼다. 3년 가까운 전염병 상황에도 아직 국내에서는 치료제를 개발하지 못했다. 국내 1호 백신 개발에는 성공했지만 그사이 바이러스가 변이하면서 사실상 쓸모를 잃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또 다른 위기가 얼마든지 찾아올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대목이다.

정기석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에서는 후진국”이라며 “지금 3년이 돼 가는데 치료제는 아예 소식이 없고, 백신도 뒤따라가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위 R&D에 20조원이 넘게 들어가는 나라에서 왜 개발과 투자를 하지 못했느냐”며 “10조원을 투자했으면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해서 떳떳하게 선진국까지 나갈 수 있는 환경이었는데, 10조원을 아끼느라고 우리가 몇백조 원을 잃었는지도 모른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방역은 그때그때 사정에 맞게 참 열심히 잘했다고 본다”며 “한 번 유행이 지나갔을 때 다음 유행을 위해 무엇을 준비했느냐를 지금은 심각하게 돌이켜봐야 할 시간”이라고 조언했다.

▲[코로나 1000일②] 국가 역할 보여준 팬데믹, ‘후폭풍’도 남겨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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