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경 작가, '작은 아씨들' 극찬 속 반성 "다음 작품엔 반복 NO" [인터뷰]①

정서경 작가(사진=tvN)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매회 예상을 하지 못한 반응들이 있었어요. 그런 반응을 보면서 세심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했고, 다음 작품 할 때는 반복하지 말아야겠다 마음을 먹었어요.”

tvN ‘작은 아씨들’ 정서경 작가가 쏟아지는 극찬 속에도 반성 거리를 찾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서경 작가는 “매주 시청자 반응을 보면서 너무 힘들었다. 끝날 때는 시원섭섭할 줄 알았는데 시원하기만 했다”며 “방송 나갈 때마다 예상치 못한 반응도 많아서 ‘또 잘못한게 있나’ 마음 졸였다”고 털어놨다.

특히 정서경 작가는 가난에 대해 세심하게 다가가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정 작가는 “가난한 상황을 돌려서 말하고 싶지 않았다”며 “가난에 대해 표현하고 싶었던 부분은 겉으로 보이는 게 아니라, 당사자가 느끼는 수치심, 모멸감 같은 거였다. 부모, 형제에게도 말 못하는 것을 가까운 곳에서 쓰고 싶어서 대사들을 썼는데 외부의 시선에서 상처가 됐다는 건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수많은 칭찬 보다도 비판하는 글을 찾아 마음에 새기는 정 작가는 “앞으로 작품을 쓸 때 신경을 쓸 게 많겠지만, 이렇게 지적해주시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반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비판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정서경 작가는 ‘가난’을 현실적으로 표현하며 공감을 얻기도 했다. 생일에 케이크 대신 달걀을 삶아 내놓은 장면도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꼽히고, 주인공인 오인주(김고은 분)이 ‘가난은 겨울 코트에서 티가 난다’고 말한 것도 공감을 얻었다. 또한 방충망이 없는 세자매의 집도 디테일을 잘 살렸다는 반응을 얻었다.

이같은 디테일은 정서경 작가의 경험에서 따온 것이다. 정서경 작가는 “저는 잊고 있었는데 오빠 생일에 삶은 달걀로 케이크를 대신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친구들을 데려올 줄 몰랐는데 친구들이 오니까 삶은 달걀을 내놓은 것”이라며 “제가 20대에 친구랑 같이 살았던 집도 세자매가 사는 집과 비슷했는데 방충망이 없었다. 그땐 젊어서 그런지 좋은 기억 밖에 없었다. 회고적이고 로맨틱하게 다가간 것이 시청자들에게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말했다.

결말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했다는 정 작가는 “기획을 할 때 돈을 나눠주고 끝나면 안되고, 법적으로 처리해야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변호사님한테 자문을 구했더니, 법적으로 처리될 경우 돈은 횡령했던 월령산업과 난초협회로 돌아갈 거고 관련자들은 사법처리 될 것이라고 했다. 관련자들은 다 죽었고, 또 돈이 그렇게 돌아가는 결말이 맞는 걸까 고민을 했다. 시청자들이 12회를 주인공과 같이 했는데 과연 납득할만한 걸 얻어갈 수 있을까 싶었다. 그래서 주인공이 가져가는 걸 하자고 결론을 내렸다”며 “내가 작가로서 책임감이 있다면, 주인공에게 돈을 주면서 이게 어떤 돈인지 확실하게 알게 하자 싶었다”고 이야기를 써내려간 배경을 설명했다.

‘작은 아씨들’을 성공적으로 끝낸 정 작가는 계획을 묻자 “다음 작품을 써야 한다”며 “조금 나이가 더 있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또 남자 캐릭터도 중요한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안 써 본 것을 쓰고 싶고, ‘작은 아씨들’을 통해 배운 것들을 잊지 않고 완결성 있는 걸 쓰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