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융자 잔고·투자자 예탁금 동반 감소세
증권사 신용융자 금리 인상 줄이어...최고 10%대
거래 위축→증시 하락→반대매매 증가 악순환 우려
19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 원·달러 환율, 코스닥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국내 증시에서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이 줄어들면서 주식거래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기에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잇달아 올리면서 최대 두 자릿수까지 치솟고 있는데 따른 현상으로 증시 유동성에 악재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6조447억원으로 한 달전(9월19일·19조2950억원)에 비해 3조원 이상 줄었다.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치임은 물론 지난 2020년 8월18일(16조326억원) 이후 2년 2개월만에 최저 수준이다.
올 초(1월3일·23조3284억원) 대비 7조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9월13일(25조6540억원)과 비교하면 약 10조원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증시 거래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 예탁금도 동반 감소세다. 금투협에 따르면 17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9조423억원으로 연초(1월3일·71조7328억원)와 비교하면 약 22조원 가량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 이전 30조원대 수준에서 70조원대까지 증가 한 것을 감안하면 지난 2년여간의 증가분 절반 정도를 반납한 셈이다.
예탁금은 보통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데 향후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앞으로도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내년 상반기 말에는 다시 30조원대로 회귀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주식시장 거래대금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장 이달 들어 18일까지 10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총 75조762억원으로 일 평균 약 7조5076억원 수준이다. 이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일 평균 거래대금 약 9조4565억원(1740조6억원·184거래일)보다 20.61% 감소한 것이다.
이같은 흐름은 전 세계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에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잇따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 10%대에 달하면서 이자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지자 투자자들이 손을 털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빚투에 많이 활용되는 일반투자자 대상 1~7일(단기) 기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대부분 증권사들이 7%대를 형성하고 있고 90일 초과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9%대를 넘어 10%대로 올리는 증권사들도 나오는 상황이다.
증시가 변동성 확대 속에 하락장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 빚투로 인한 이자부담은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높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가가 하락해 가치가 담보유지비율을 밑돌면 강제 처분당하는 반대매매 리스크가 커질 수 밖에 없는 점도 투자자들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신용거래융자 잔고 감소로 인한 주식거래가 위축돼 증시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고 이에 반대매매로 인한 신용융자 청산 물량이 확대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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