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 사태…금융당국 수장들, 분주한 이유

[아시아타임즈=정종진 기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 금융당국이 카카오와 금융서비스의 연계 현황, 문제점 등 금융현안을 비롯해 금융권의 비상대응체계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카카오 장애 사태와 관련 오는 21일까지 내부적으로 금융당국이 살펴볼 현안이 있는지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금융감독원도 이복현 원장의 지시로 카카오 장애 사태와 관련 카카오 계열 금융사는 물론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비상대응계획을 점검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 금융 계열사들도 일부 서비스의 장애가 발생했던 만큼 향후 비상상황 발생시 금융 시스템에 미칠 영향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감원장의 경우 카카오 금융 계열사들이 화재로 전산센터에 문제가 생긴 15일부터 16일까지 시간대별 대응 과정을 비롯해 비상 대응계획 매뉴얼, 시나리오의 이행 여부 등을 들여다 보고 있다. 나아가 유사한 서비스와 연계돼 영향을 받는 모든 금융회사들의 비상 대응계획도 재점검할 것을 주문했다.

이밖에 이번 화재와 관련한 카카오 금융회사들의 소비자 피해현황 파악을 위한 피해신고 접수를 즉시 가동하도록 지도하는 한편 신고 접수된 피해 사례에 대해서는 합당한 보상이 적시에 이뤄지는지 여부를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분주한 이유는 오는 24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금감원 종합 국정감사를 앞두고 카카오 사태 현안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지난 15일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 발생한 화재로 입주사인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 계열 서비스가 수일째 장애를 겼으며 국민들의 불편과 피해를 입혔다. 

이에 이번 국감의 최대 이슈로 '카카오 사태'가 급부상했다. 18일 진행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고개를 숙였고, 오는 24일 열리는 과방위 종합국감장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카카오 먹통 사태의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카카오의 '오너'격인 김 의장에게 따져 묻겠다는 것이다.

다만 카카오 금융 계열사들은 비교적 신속하게 복구가 이뤄졌고, 핵심 금융 서비스들은 정상적으로 가동됐던 만큼 파장이 커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경우 별도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면서 계좌이체 송금이 정상 가동됐고, 카카오톡과 연계된 간편 이체(1일 100만원 한도)만 일부 작동하지 않았다. 

카카오페이도 주전산센터가 화재로 멈췄지만 즉각 가산다지털단지에 위치한 재해복구센터 전산망으로 연계해 금융거래가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카카오증권은 고객계정이 클라우드 서비스로 관리되고 있어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의 긴급점검에서도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금감원은 지난 16일 오후 카카오 금융 계열사들의 금융거래 전산 처리에 문제가 없었다고 자체 점검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카카오 금융 계열사들에 이번 화재로 인한 금융소비자의 피해 접수를 즉시 받으라고 지도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카카오 금융계열사에서는 카카오톡과 연계되는 서비스와 인증 서비스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같은 유사한 서비스와 연계돼 영향을 받는 모든 금융사도 비상 대응계획을 재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