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B 4대, 2대씩 짝지어
美 본토서 괌 기지로 배치
미국 공군 B-1B 전략폭격기가 폭탄을 투하하는 모습(자료사진) ⓒ공군
북한이 9·19 남북 군사합의에 위배되는 군사행동을 거듭하며 한반도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향후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 최대 우방국인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공산당대회를 진행 중인 만큼, 당대회 마무리 이후 기존 '전술 도발'을 넘어선 '전략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의 전략 도발은 크게 장거리 미사일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와 7차 핵실험으로 구분할 수 있다.
미국은 북한의 전략 도발 가능성을 의식한 듯 태평양 괌 기지에 B-1B 전략폭격기를 배치했다. '죽음의 백조'로 일컬어지는 핵폭격기 4대를 미 본토에서 괌 기지로 이동시켜 대북 억지력을 과시한 모양새다.
19일 민간항공기 추적사이트 에어크래프트스팟스(Aircraft Spots)에 따르면, 사우스다코타주(州) 엘즈워스 공군기지를 떠난 미 공군의 B-1B 4대가 각각 2대씩 짝을 이뤄 이날 괌의 앤더슨 기지에 연이어 도착했다.
에어크래프트스팟스은 "북한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B-1B가 새로운 폭격기 임무(Bomber Task Force)를 시작한다"며 B-1B가 각각 2대씩 이동하는 항적 이미지를 2차례에 걸쳐 게시하기도 했다.
B-1B의 괌 전개는 북한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던 지난 6월 4일 이후 4개월 만이다. 대통령실과 우리 군 당국이 북한 핵실험에 대한 "압도적 대응"을 예고한 바 있는 만큼, 북한이 전략 도발을 감행할 경우 B-1B가 한반도에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B-1B는 괌 기지에서 2시간 남짓이면 한반도에 다다를 수 있다.
B-1B 배치는 한국에서 불붙은 핵무장론을 '진화'하기 위한 차원으로도 풀이된다. 북한을 향해 '도발을 삼가라'는 강력한 경고를 보내는 한편, 한국을 향해선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의구심을 갖지 말라'는 메시지를 발신한 모양새다.
앞서 필립 골드버그 한국주재 미국대사는 전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한국 핵무장 필요성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골드버그 대사는 미국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하는 문제에 대해 "무책임하고 위험한 얘기"라며 "지역 내의 긴장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동맹의 핵심 수단으로 확장억제를 언급하며 "확장억제에 대한 우리(미국)의 의지는 누구도 의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확장억제는 미국이 가진 핵전력을 포함해 모든 부문을 동원해 (동맹을) 보호한다는 것"이라며 "미국은 동맹인 한국을 방어한다는 철통같은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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