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디그라운드(120)] 25년차 가수 황보령의 ‘잘 사는’ 방법

[D:인디그라운드(120)] 25년차 가수 황보령의 ‘잘 사는’ 방법

데일리안 2022-10-20 11:23:00 신고

3줄요약

햇수로 데뷔 25년차가 된 싱어송라이터 황보령은 다시 과거의 일을 끄집어냈다 1998년 발매한 데뷔 앨범 ‘귀가 세 개 달린 곤양이’를 다시 불러내, 19일 ‘돌아온 귀가 세 개 달린 곤양이’로 선보였다. 앨범에는 그의 색깔이 진하게 밴 타이틀곡 ‘별의 기억’ 등은 물론, 기존에 그의 곡에선 찾기 힘들었던 분위기의 ‘Right Here Right Now’ 등의 곡까지 담겼다.

과거의 일을 다시 꺼내어 선보인다는 것이 예삿일은 아니다. 황보령에게도 이번 앨범은 초심을 되새기는 것 이상으로 의미가 있었다. ‘돌아온 귀가 세 개 달린 곤양이’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숨 쉬고 싶어졌다’고, ‘더 잘 살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마음을 대변하는 앨범이다.

ⓒ황보령 ⓒ황보령

-새 앨범 ‘돌아온 귀가 세 개 달린 곤양이’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1998년에 데뷔한 정규 1집 앨범 ‘귀가 세 개 달린 곤양이’의 ‘리턴’(Returns)입니다. 기본 록(rock) 정신을 베이스로 기타연주 하나로만 되어있는 곡도 있고요, 일렉트로닉한 곡들도 있습니다. 저에게 록은 음 악장르보다는 정신입니다.

-데뷔 앨범의 이름을 따온 이유가 있을까요?

숨쉬기 힘든 팬데믹을 지나면서 숨 쉬고 싶어서 ‘귀가 세 개 달린 곤양이’ ‘E-Punny’(예쁜이)를 소환하였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이번 앨범이 어떠한 ‘전환점’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한데요.

숨 쉬고 싶어졌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사실 정확히 말하면 잘 살고 싶어졌어요(웃음). 예전에는 냉소적으로만 보이던 것들이 더 이상 그렇게만 보이지 않고 다른 시각으로도 보이기 시작했어요. 세상에는 생각보다 좋은 사람들이, 좋은 것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맛있는 것도 많고요, 예를 들면 풀 나부랭이요(웃음). 자연스럽게 이런 일들이 일어났어요. 감사히 생각해요.

-타이틀곡 ‘별의 기억’은 어떤 곡인가요?

별이 저를 기억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는 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잘 안보여서 그렇지 늘 하늘에 별은 있잖아요. 하지만 이미 사라졌을지도 모르는 별빛을 지금 뒤늦게라도 볼 수 있다는 점이 아름답고 귀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바람소리나 파도 소리 등이 깔려 있는데, 듣기 좋은 노이즈 사운드가 곡의 잔잔한 울림, 공간감을 더 극대화 시키는 것 같아요. 이런 사운드를 구현하게 된 의도가 궁금해요.

고맙게 잘 들어주셨어요. 바닷가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노래를 부른 거라고 생각해주세요. 바다도 매우 좋아합니다. 바닷가에서 별이 저를 보는 상상을 했어요. 편안했으면 좋겠고 듣고 몽롱한 느낌도 좋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황보령 ⓒ황보령

-앨범의 수록곡들은 어떻게 선별된 곡들인가요. 곡의 선정 과정에 기준도 있었나요?

EP 앨범인 만큼 ‘E-Punny’(예쁜이)곡들은 맛보기로 두 곡만 선보이구요 나중에 다양한 다른 버전의 곡들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그 외에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 또 나름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곡으로 선정했습니다.

-수록곡 중에서도 빼놓지 않고 들어줬으면 하는 곡이 있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Right Here Right Now’요. 기존에 저에겐 없었던 밝은 느낌의 곡입니다.

-앨범 작업을 하면서 고충은 없었나요?

고충까지는 아니구요. 믹싱이 생각보다 많이 지연되어서 발매가 늦어진 게 아쉬워요.

-이번 앨범에 대한 스스로의 만족도와 앨범을 완성해낸 이후의 소감도 들려주세요.

만족도는 비밀입니다(웃음). 그저 감사한 마음이죠.

-‘돌아온 귀가 세 개 달린 곤양이’는 미래의 황보령 씨에게 어떤 앨범으로 기억될까요?

예쁜이는 물고기다리에서 온 외계곤양이인데요. 오염된 물을 마시고 배탈이 나 지구를 떠났었거든요. 그랬던 예쁜이가 건강해져서 다시 지구에 찾아왔다는 건 기쁜 일이죠. 제가 삶을 대하는 태도의 상징적인 표현으로 기억할 거 같아요. 조금 더 따뜻해지고 희망을 놓지 않은 모습이요.

ⓒ황보령 ⓒ황보령

-데뷔 앨범을 내놓은지, 무려 24년이 되었어요.

제가 데뷔를 한지 24년이나 된 게 믿기지 않아요. 전 아직 제가 24살쯤 된 거 같은데요(웃음).

-24년 가수로 활동하시면서 ‘이 일을 하길 정말 잘했다’라고 생각했던 순간이 있다면?

매번 공연을 할 때마다 잘했다는 생각을 해요. 팬분들을 만날 때도 자주 그런 생각이 드는데 가끔 10~24년 정도 된 팬분들을 만날 때는 매우 감동이에요.

-반면, 후회가 되는 순간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밴드 멤버들 밥 좀 제때 먹일 걸 하는 후회가 있어요. 그 외에 후회는 별로 없어요. 좀 더 성질 죽이고 열심히 할 걸 그랬나(웃음).

-긴 시간인 만큼 슬럼프를 겪었던 순간들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2019년 ‘My Way’ 이후 3년 만의 앨범인데요. 이 시간이 혹시 슬럼프로 인한 공백이었나요?

전 앨범에서도 그 때도 잘 살고 싶다고 얘기를 했었는데 새로운 매니저, 멤버 교체 등 크고 작은 일들이 겹쳤어요. 그 후 팬데믹 때문에 매회 개인전을 한 것 외에는 미국 집에도 못 찾아가고 서울 집에만 있었어요. 집에 있는 걸 좋아하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앨범을 발매하신 만큼, 이번 앨범에 거는 기대도 클 것 같아요. 대중들에게 이 앨범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다거나, 어떤 영향력을 미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등의 의미에서요.

‘Love is the answer’, 사랑이 답이라는 말을 꼭 하고 싶어요. 그리고 혼자 있어도 매일 매일 살아있다는 게 중요해요. 무기력하다가도 살아있으면 다시 시작할 수 있잖아요, 섹시하게. 그리고 따뜻했으면 좋겠어요.

-혹시 공연 계획도 있나요?

10월 22일에 ‘스페이스한강’에서 작은 공연을 하고요. 11월부터 종로 ‘반쥴’에서 그동안 했던 릴레이 공연 전시 그룹전을 마감으로 11월 25~26일에 공연이 있어요. 그 외 앨범 발매 공연을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제주도에서도 공연을 많이 하고 싶어요. 올해 말에는 미국에도 잠시 다녀올 계획입니다.

-가수로서 황보령 씨의 신념이 있는지도 궁금해요.

음악은 영적인 것이라고 느껴요. 그래서 영적으로 접근하려고 해요.

-최근 가장 큰 고민거리는 무엇인가요? 또 이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무의식 정화를 하고 싶어요. 그래서 주변 정리나 청소를 잘하려고 하고 있어요. 궁극적으로는 음악과 깊은 관련이 있을 거고요, 그림 그리는 작업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 봅니다.

-마지막으로 최종 목표도 들려주세요.

자다가 웃으면서 잘 가길 바랍니다. 외계인에게 부름을 받아 우주로 진출 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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