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사태에 부동산 PF 연쇄 부실 경고등…증권 4Q도 ‘암울’

레고사태에 부동산 PF 연쇄 부실 경고등…증권 4Q도 ‘암울’

데일리안 2022-10-20 11:31:00 신고

3Q PF유동화증권 신용보강액 ‘반토막’

4분기 영업익 전년比 71% 감소 전망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확대될 조짐이다. 글로벌 긴축 기조로 시장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강원도 레고랜드 부동산PF 채무불이행 사태가 터지며 유동성 우려가 커졌다. 4분기 실적 먹구름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리스크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증권사가 부동산 PF에 채무보증을 선 규모인 PF유동화증권 신용보강 금액은 올 3분기 3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조4000억원)과 비교해 48.6% 줄어든 규모로 사업 축소에 속도가 붙었다.

부동산 PF는 부동산개발 관련 특정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평가해 그 사업에서 발생할 미래 현금흐름을 제공된 차입원리금의 주된 상환재원으로 하는 대출이다.

증권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저금리 기조 속에서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맞자 공격적으로 부동산 PF 사업에 뛰어들며 높은 이익을 거둬왔다.

하지만 유동성 파티가 끝나면서 부동산 PF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긴축으로 부동산 경기가 급랭하며 부동산 PF 부실화가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자금 조달을 주선한 부동산 PF 사업 중 이미 부실화된 사업장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다. 올 1분기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4.7%를 기록해 지난해 말(3.7%)보다 1%포인트나 올랐다.

지난달 28일 강원 춘천시 레고랜드에서 관람객들이 핼러윈 시즌을 맞아 진행 중인 ‘핼러윈 몬스터 파티(HalloweenMonsterParty)’를 체험하기 위해 입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강원 춘천시 레고랜드에서 관람객들이 핼러윈 시즌을 맞아 진행 중인 ‘핼러윈 몬스터 파티(HalloweenMonsterParty)’를 체험하기 위해 입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여기에 최근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하며 업계 연쇄 부실화 가능성마저 나오고 있다. 증권사 10곳과 자산운용사 1곳이 연루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2020년 중도개발공사(GJC)는 레고랜드 건설 자금 조달을 위해 특수목적회사(SPC)인 ‘아이원제일차’를 설립해 205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했다. 이 물량은 강원도가 보증을 섰고 주관사를 맡은 BNK투자증권이 전액 인수해 시장에서 증권사들에 판매했다.

그런데 ABCP 만기일인 지난 9월29일 GJC가 상환하지 못했고 강원도는 채무 인수를 이행하는 대신 GJC를 법원에 회생신청했다. 그 결과 ‘아이원제일차’는 최종 부도 처리됐다.

ABCP는 신한투자증권이 550억원으로 가장 많이 편입했고 IBK투자증권도 편입액이 2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대신·미래에셋·삼성증권은 각각 200억원, NH투자·한국투자·DB투자증권은 각각 150억원, 멀티에셋자산운용은 100억원, 유안타·KB증권은 각각 50억원을 편입했다.

알짜 사업의 부정적 전망에 증권사들의 4분기 실적도 악화가 예고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5대증권사(미래에셋·삼성·NH·키움증권·한국금융지주)의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합은 1조19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조4126억원)과 비교해 70.9% 줄어든 규모다.

부동산 PF에서 리스크가 확산하자 아예 사업을 접는 곳도 나왔다. 하나증권은 최근 부동산PF 업무를 담당하던 ‘구조화금융본부’를 폐지했다. 이 부서는 작년 말 신설된 됐는데 채 1년도 유지하지 못하고 사라졌다.

신용평가업계는 증권사들의 부동산 금융 리스크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특히 브릿지론의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는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호황 및 증권사의 위험인수 성향 증가와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부동산 PF 외에도 초기 부동산 금융 투자가 증가했다”며 “중·후순위 브릿지론은 부실화 발생 시 전액 손실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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