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찬주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권영세 통일부장관이 내년 초 개각 이후, 장관직을 반납하고 윤심을 등에 업은 채 당대표 후보 출마를 암시하는 전언도 나왔다.
반면 국민의힘 관계자는 “들은 바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20일 “지금 권영세 장관이 차기 당대표 주자로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는데, 이는 대통령과 당의 최우선 목표가 ‘유승민 전 의원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윤심은 하마평에 오른 당권 주자들 중에서도 권 장관을 유 전 의원의 대항마로 유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권 장관이 등판하면 당은 이합집산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1959년생인 권 장관은 서울을 정치적 기반으로 둔 4선 중진 의원으로, 서울에서 4선 이상을 이뤄낸 여당 의원은 21대 국회에선 권 장관과 박진 외교부 장관뿐이다.
특히 권 장관은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2년 선배로 재학 시절 윤 대통령과 형사법학회 활동을 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7월 당 대외협력위원장을 맡으며 윤 대통령의 입당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대선 캠프에서 선거대책본부장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선 부위원장을 지냈고 정부 출범 후에는 초대 통일부장관을 맡았다.
현재 권 장관의 대중적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러나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은 당원 70%, 일반 여론조사 30%를 반영해 당대표를 뽑은 점과 당원 100%로 경선룰을 바꾸자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라 윤심이 흐르는 방향으로 당심이 쏠릴 가능성이 높다.
관련해 이 관계자의 말처럼 실제로 윤심이 권 장관으로 향해있다면, 권 장관의 당대표 당선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국민의힘 비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의중이 권 장관을 향해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질문에 “아는 내용이 전혀 없다”면서 “누가 그런 말씀을 하신지는 모르겠으나 아직 전대 일정조차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권 장관 차출론에 선을 그었다.
지금까지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원내에선 조경태·김기현·안철수 의원이 당권 도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고, 권성동·정진석·주호영·윤상현 의원의 전대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중 권성동, 주호영, 정진석, 김기현 의원은 각각 원내대표와 국회부의장, 그리고 비상대책위원장까지 역임한 이력이 있어 차기 당권을 거머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아울러 정가 소식통에 따르면 안철수 의원의 경우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역임하긴 했지만, 대선 후보 시절 윤 대통령의 경쟁자였다가 극적으로 단일화가 성사된 점에서 소위 ‘윤석열의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달긴 어렵다.
이 관계자는 “김기현 의원이 당권 주자로 나서 유승민 전 의원과 겨룰 경우, 사실상 패배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또 “안철수 의원도 사실상 유력한 당권주자로선 거론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원외에선 최근 장관급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된 나경원 전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고, 황교안 전 대표는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관계자는 나경원 부위원장의 전대 출마 여부와 관련 “부위원장을 맡았지만, 내심 본인은 나가고 싶을 것”이라면서 “포기하지 않을 것 같고, 현재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유 전 의원이 차기 당대표 적합도 1위를 기록한 여론조사 업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미등록사에서 실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상훈 비대위원은 20일 비대위 회의에서 “여론조사인지 여론조작인지 모를 ‘불량 여론조사’가 판치고 있다”면서 “(유 전 의원이 1위를 기록했다고 한 이 업체는) 거의 모든 정치조사에 들어가는 정당 지지율을 제외하고 정치 현안을 조사하는 편법으로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통제 대상에서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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