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생산 없다' 한국GM, 기승전 "차세대 CUV"만 외침

'전기차 생산 없다' 한국GM, 기승전 "차세대 CUV"만 외침

프라임경제 2022-10-20 15:20:21 신고

[프라임경제] "GM의 한국 공장 생산 계획에 전기차가 들어갈 자리는 없다. 전기차 생산 결정은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연계가 돼야만 확정될 수 있는데, 이런 결정 절차는 시작도 되지 않았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은 지난 20일 한국GM 창원공장에서 진행된 'GM의 한국 출범 20주년 기념식'에서, 한국GM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 계획이 없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GM은 한국GM을 위해 오는 2025년까지 GM의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이 집약된 10종의 전기차를 준비했다. 다만, 10종의 전기차 중 국내 생산 모델은 전무하다. GM은 자신들의 미래가 '전동화'라고 강조하면서도, 한국GM에게는 전기차 생산의 기회를 주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아시프 카트리 GMI 생산부문 부사장은 "현재 창원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여력은 없고, 전기차 생산을 위해서는 시설 전환이 필요하다"며 "지금은 계속 CUV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GM 한국 출범 20주년 기념식에서 발표중인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 ⓒ 한국GM

전기차 생산에서 제외된 한국GM은 앞으로 국내에서 생산하는 모델들이 점차 축소돼 당장 내년부터는 트레일블레이저와 글로벌 차세대 CUV만이 남게 됐다. 그 중 한국GM 경영정상화를 위한 차세대 CUV는 GM이 9000억원의 막대한 투자가 이뤄진 프로젝트다.

물론, 아직 경차 스파크가 창원공장에서 만들어지고 있지만 내년 초까지만 판매가 계획돼있어 단종이 불가피하다. 또 트랙스와 말리부 단종으로 해당 차종을 생산하던 부평공장은 내달로 공장 가동을 중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 보니 한국GM 미래는 트레일블레이저와 차세대 CUV의 성공여부에 달려있게 됐다. 실제로 GM은 한국 사업장이 전기차 생산보다 트레일블레이저 성공 유지와 차세대 CUV의 성공적인 출시가 극히 중요하다고 그동안 수차례 강조해왔다. 특히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CUV의 성공이 중요한 이유는 향후 GM으로부터 추가 생산 차종 배정을 받을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내 생산 모델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GM은 한국GM의 내수판매를 강화하기 위해 투 트랙(Two-track) 전략과 멀티 브랜드 전략으로 포트폴리오 확대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GM의 부평공장에서 전량 생산 및 수출되고 있다. ⓒ 한국GM

카를로스 미네르트 한국GM 영업 서비스 마케팅 부사장은 "멀티브랜드 전략을 전개하는 이유는 GM 브랜드들의 다양한 스토리를 한국의 고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멀티브랜드 전략은 꽤 성공적이었고, 그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캐딜락의 성공에 이어 GMC를 들여오는 것도 정말 좋은 결정이다"라며 "GMC는 우리의 새로운 멤버로서 아주 강력한 임팩트를 끼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우리의 전략은 성공적일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문제는 두 가지 전략의 핵심이 결국 수입 판매라는 점이다. 이에 한국GM이 앞으로 '국내 완성차업체' 보다는 수입 판매사 또는 생산기지 역할에 더욱 무게를 두게 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모델 보다 수입해 판매하는 모델 라인업이 더 다양하다 보니 실질적으로 '국산차'라는 타이틀을 달기 애매해진 탓이다. 또 한국 사업장에서 전기차 생산 계획이 없음을 못 박은 탓에 한국GM의 활용도가 떨어졌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GM 한국 출범 20주년 기념식의 Q&A세션. 왼쪽부터에이미 마틴 CFO, 아시프 카트리 GMI 생산부문 부사장,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 카를로스 미네르트 영업 서비스 마케팅 부사장, 윤명옥 한국GM 전무. ⓒ 한국GM

이런 상황에서도 GM은 2014년부터 8년째 적자를 기록 중인 한국GM을 내년에 흑자전환으로 이끌고, 차세대 CUV를 생산하기 시작하면 한국GM 공장들의 최대 생산량인 50만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에이미 마틴 한국GM CFO는 "2023년 한국GM의 재무목표는 흑자전환이다"라며 "계획 중 첫 번째는 생산을 극대화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내수에 판매되는 제품, 가격책정 전략, 제품 사양수준 등 고투마켓 내지는 마케팅전략도 수익성에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시프 카트리 GMI 생산부문 부사장은 "부평은 최대 생산을 1월부터 시작을 하게 되고, 창원의 경우는 1분기 대략 3월 정도에 최대 생산량에 이르게 된다"며 "우리의 목표는 50만대를 2023년에 생산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에는 CUV형 차량에 대한 수요가 매우 많다"며 "추후에는 CUV 라인업 내 파생 차종이 창원공장에서, 두 번째 파생차종이 부평공장에서 각각 생산될 것이다"라고 첨언했다.

한국GM 창원공장 전경. ⓒ 한국GM

GM의 이런 '흑자전환·최대 생산량 50만대 목표'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GM이 앞서 수입 판매하고 있는 △이쿼녹스 △트래버스 △타호 △콜로라도 등의 모델들 성적이 좋지 못한데다가, 트레일블레이저와 차세대 CUV만으로 50만대 생산량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또 추후에 생산될 CUV 파생모델들의 생산 시점도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사업장이 그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거점이라고 말은 하지만, 신차 및 기술개발에 많은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생산기지 논란은 꼬리표처럼 따라 다닐 수밖에 없다"며 "이런 행보를 보고 있으면 모기업인 GM이 한국GM을 아시아 생산기지로 인식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GM이 앞으로 선보일 모델들이 지금과 같은 수입 판매라면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내세우거나, 수입 브랜드라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줄 차별화된 마케팅 등을 반드시 갖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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