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인터뷰] 권은비가 가진 ‘치명적인 섹시’의 근원

[K-인터뷰] 권은비가 가진 ‘치명적인 섹시’의 근원

한류타임즈 2022-10-20 15:34:45 신고

3줄요약

노래를 부르거나 연기를 하는 수많은 연예인 대부분은 예쁘고 잘생겼다. 늘씬한 몸매를 갖고 있거나 단단한 근육이 빛나기도 한다. 누구나 호감 가는 멋진 외모를 가진 선수급들이 모이는 곳이 연예계다. 그러나 외면적인 부분이 훌륭하다고 해서 누구나 단단한 내면을 가진 건 아니다. 워낙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보니 더 불안이 높다. 그래서 더 이기적으로 행하는 자들도 적지 않다. 

누군가를 홀리는 치명적인 섹시는 외형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나보다 강하거나 잘 난 사람 앞에서도 스스로 당당하며, 해야 할 말은 꼭 할 줄 알고 그러면서도 겸손과 미덕이 있을 때 진정한 섹시가 나온다. 삶을 대하는 태도가 남을 홀리는 ‘Lethality Sexy’를 만든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매력은 아직 경험이 부족한 20대에선 이루기 쉽지 않다. 수많은 환경과 사람들이 준 상처를 극복하고 이겨냈을 때 생겨나는 자신감이기에, 20대에겐 역부족일 수 있다.

그럼에도 가수 권은비에게선 내면의 섹시가 엿보인다. 아직 불안이 없을 수는 없고, 더 큰 성공이라는 부담이 있는 신예 솔로 가수지만, 어디서든 당당히 자신의 역량을 펼쳐 보일 뿐 아니라 자신이 가진 생각을 꾸밈없이 드러낼 줄 안다는 점에서 ‘치명적인 섹시’가 선명하다. 그런 중에도 밝고 긍정적이며, 적당히 굽힐 줄도 아는 현명함도 있다. 


그런 가운데 권은비가 지난 14일 한류타임스 사옥을 찾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의 6개월 만의 복귀는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소속사에서 아낌없는 지원이 필요하며, 가수 자체도 곡을 온몸으로 소화하기 위해 짧은 시간 내에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 20대 아이콘으로서 다양한 스케줄을 하는 권은비에겐 비교적 짧은 시간이었는지 모른다. 실제로 권은비는 “바삐 분주하게 준비하는 중에도 최선을 다했어요”라며 웃어 보였다. 

내면과 외면은 물론 음악에서부터 당당함이 있는 권은비가 이번에 향한 소재는 인어다. 뱃사공을 홀렸던 전설의 인어다. 세 번째 앨범 ‘Lethality’의 타이틀곡 ‘underwater’는 독일 민요로 알려진 ‘로렐라이 언덕의 전설’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곡이다. 로렐라이 언덕에 있는 요정이 노래를 불러 뱃사공들의 배가 난파됐다는 내용이다. 이를 조금 더 바꿔 깊은 수면의 인어로 변모했다.

‘OPEN’과 ‘COLOR’를 통해 대중성보다는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적 색깔을 갖춘 권은비는 이번에도 독창성으로 승부를 걸었다. 아슬아슬한 매력을 그려내는 포인트 안무와 더불어 몽환적인 이미지의 음악과 20대라곤 믿기지 않는 엔딩 퍼포먼스가 특히 그렇다. 권은비의 음악은 특별하다는 인식을 갖게 해준다. 

“앨범 명이 ‘치명적인’이라는 의미가 있어요. 조금은 노골적이라는 생각이 들긴 해요. 그만큼 저의 치명적인 매력을 보여 주고 싶었어요. 저는 귀여운 매력이 치명적이라고 생각하는데, 무대에서는 조금 더 관능적이고 우아한 부분에 중점을 뒀어요”

첫 번째 타이틀곡 ‘Door’는 재즈 풍이고, 두 번째 앨범 타이틀곡 ‘Glitch’는 UK garage라는 생소한 장르의 EDM 곡이다. 이번 ‘undrwater’는 베일 펑크, 아프로비트의 리듬과 딥 하우스 장르의 조화가 돋보이는 팝 댄스곡이다. 

“악기가 정말 많이 달라졌어요. 어쩌면 많이 빠졌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그 빈 요소를 무대가 채우는 것 같기도 해요. 소품도 많이 쓰고, 부채도 있고요. 스토리가 다양해요. 인어처럼 조개를 만들기도 하고, 잠이 들기도 해요. 특히 엔딩 퍼포먼스에 관심이 많은데, 제가 낸 아이디어에요. 바닥을 쓰는 제스처를 보이면서 바닷속 안으로 들어가는 거예요. 진정한 인어로 홀리겠단 의지가 있죠”


‘underwater’가 독창성이 짙은 편이라면 수록곡은 대중성이 있다. 조금 더 친숙하다. ‘croquis’는 영국에서 붐인 UK garage 장르로 ‘Glitch’의 확장이다. 세련된 음악을 하고자 하는 권은비의 의지가 엿보인다. ‘Simulation’은 디디와 제임스 키스가 작사 및 작곡을 한 곡이다. 권은비의 음색과 분위기에 맞춰 만든 곡이라 완성도가 높고 듣기도 편하다. 박문치와 합을 맞춘 ‘Flash’는 20대 레트로 감수성을 물씬 느낄 수 있다. 

마지막 곡 ‘Hi’는 권은비가 작곡과 작사를 담당했다. 매우 대중적일 뿐 아니라 하이틴 감성이 드러난다. 밝고 활기차면서도 20대의 불안도 조금은 느껴진다.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권은비도 충분히 기대되는 매력적인 곡이다. 하이틴 드라마의 테마곡으로 사용해도 좋은 노래다. 이 노래에 영감을 준 작품이 있었으니 넷플릭스 영화 ‘키싱 부스’다.

“‘키싱 부스’를 보고 만들었어요. 로맨틱 코미디 영화예요. 설레는 감정을 말하고 싶은데 말하지 못하는 화자의 심정을 그리고 있죠. 인사를 하고 싶은 주인공의 마음을 담아 제목을 ‘Hi’로 했어요”

노랫말에는 ‘너’가 자주 등장한다. “넌 마치 얼음 같아”, “너에게 가는 발걸음”, “다가설 수 없어”라는 가사에서 ‘너’란 존재가 매우 대하기 어려운 느낌을 준다. 과연 너는 누굴까. 

“저의 팬들!은 아니고요. 아마 ‘키싱 부스’ 남자 주인공이겠죠? 설레는 대상이니까요”

지난 5월 권은비는 정형돈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제목없음 TV’의 ‘이게 뭔 소리야?’ 코너에 출연한 바 있다. 가수들의 가사를 해부하면서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를 들춰보는 방송이다. 알기 어려운 영어가 막 쓰이는 노래 가사가 너무 많은 가운데 가수들에게 있어서는 개미지옥과 같은 방송이다. 정형돈의 공격적인 질문에 쩔쩔매며 당황해하는 가수들의 얼굴이 이 프로그램의 생명이다. 권은비 역시 비슷한 공격을 당했지만, 당당히 넘겼다. 다른 가수들과는 사뭇 다른 포인트였다. 선배들보다 더 당당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사실 저도 많이 당황했어요. 최대한 당당하고 시니컬하려고 했긴 했는데, 땀이 흘렀죠. 당시 해부한 곡이 ‘Glitch’였어요. 그 곡은 어려운 노래잖아요. 가사는 완벽히 해부하진 않았지만, 저는 노래가 가진 의미를 명확히 이해했다고 생각했어요. ‘결점이 많지만 당당히 나를 사랑하며 나아가자’라고요. 그렇게 활동을 했었어요. 그런 믿음이 있어서인지 부끄럽진 않았어요. 그래서 당당해 보였던 것 같기도 해요”


아직 20대임에도 어디서도 당당할 수 있는 원천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행복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그냥 행복하게 살려고 해서 그런가요?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하거든요. 뭔가 열심히 준비한 게 좋은 결과로 이뤄졌을 때의 성취감도 제게 행복을 주고요. 꼭 성취가 아니더라도 좋은 살마들과 활동하는 게 행복이에요. 항상 긍정적으로 살려고 하거든요.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 태도로 사는 데 그게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나 싶어요”

그 당당함이 독창적인 음악색을 갖게 하는지도 모른다. 권은비의 음악과 행보는 다른 신예 가수들은 물론 아이즈원 멤버들하고도 독특한 궤를 갖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음악을 하다 보니까 제 노래가 어려울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세 번째 앨범도 쉽게 다가가는 방법에 고민이 많았어요. 주변 분들도 어렵다고 많이 하시더라고요. 정답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원하는 음악과 대중이 원하는 음악 사이에 접점을 찾을 거라고 봐요. 지금은 달려가는 길이고요. 그러다보면 진짜 독창적인 음악이 나오지 않을까요”

인터뷰를 마치고 잠시 걷는 사이 권은비가 물었다. “저는 연기를 하면 어떨까요? 잘 할까요?” 

본격적으로 연기를 하고 싶은 의지가 엿보였다. 앞서 권은비는 ‘태양의 노래’에서 연기를 한 바 있다. 맡은 역할은 기타를 치며 음악을 즐기는 고등학생 ‘서해나’다. 서핑을 즐기는 ‘정하람’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연기에 대한 욕심이 커졌다고 한다.

“연기를 배우면서 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저는 저에게 집중하는 편이 아니에요.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은 건데, 연기하면서 저를 알아가 봤던 거 같아요. 인물이 동의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데 그때마다 ‘나라면 이럴 텐데’, ‘그러면 어떻게 표현하지?’라는 질문이 던져졌어요. 그 답을 풀기 위해 고민하는 중에 저를 돌아보게 된 것 같아요”


사람이 인생을 사는 이유가 자신을 알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스스로 알고 돌아보는 과정은 인간이 사는 목적 중 하나일 수 있다. 권은비에게 있어 연기는 노래할 때보다 자신을 아는 데 더 효과적이었나 보다. 

“저한테 더 집중하고 더 파고들었던 것 같아요. 연기하는 시간은 저를 파악하는 시간이었어요. 노래를 부를 때보다 확실히 더 깊었어요. 연기를 더 많이 하면 노래를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더 호소력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노래만 부를 때는 이해하고 부르는 수준이었는데, 연기하고부터는 그 이해된 부분이 마음으로까지 전달되는 기분이었거든요”

조만간 연기자 권은비를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원하는 역할도 있었다. 

“제가 밝고 에너제틱하니까, 학교물이나 로맨틱 코미디가 어떨까 싶어요. 정극도 좋고요. 지금은 막연히 재밌겠다 싶은 건데, 막상 해보면 쉽지 않겠죠. 한 번은 센언니가 돼서 과묵하고 멋진 역할도 해보고 싶네요. 곧 그럴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진=허정민 기자

 

함상범 기자 hsb@hanryu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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