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로 불리는 거장 안드라스 쉬프(69)는 프로그램을 정하지 않고 공연하는 이유를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특정 곡목을 미리 발표하고 순서대로 연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당일 공연장 음향, 피아노 상황, 관중 등을 고려해 연주 전 현장에서 선택한 레퍼토리를 구두로 소개하는 방식으로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쉬프의 내한공연은 당초 지난해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올해 열리게 됐다. 그는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언제나 커다란 즐거움을 준다”며 “서울과 서울의 영혼은 늘 나에게 감동을 주며, 한국의 관객 또한 환상적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내한으로 처음 방문하는 부산에 대해선 “바닷가에 있는 아름다운 도시라고 들었는데 새로운 관객과 만날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거장에게도 코로나19는 견디기 힘든 시련이었다. 쉬프는 “코로나19로 인한 격리 기간에 정말 끔찍한 시간을 보냈다”며 “가장 우울한 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나만의 리듬을 잃지 않도록 계속 일하고 공부하도록 나 자신을 밀어붙여야 했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쉬프를 따라다니는 또 다른 수식어는 ‘바흐 해석의 권위자’다. 매일 1시간 이상 바흐의 연주로 아침을 시작한다. 그에게 바흐는 매일 하는 위생 관리와 같다. 쉬프는 “마음을 정갈히 하고 영혼과 몸을 깨끗이 하기 위해 바흐의 연주로 아침을 시작하고 있다”며 “바흐는 가장 위대하면서도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쉬프는 전속 조율사와 함께 투어를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쉬프는 “가장 이상적인 것은 전용 피아노와 함께 연주를 다니는 것이지만 실용적이지 못해 그 다음 최선의 방안으로 전속 조율사와 함께 투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출신의 쉬프는 올해 69세임에도 BBC 프롬스 등 세계 클래식계의 중요한 공연에서 하이라이트를 장식하고 있는 피아니스트다. 그동안 여러 차례 내한공연을 통해 국내 클래식 팬들에게도 최고의 음악을 선사해왔다. 이번 쉬프의 내한공연은 공연기획사 마스트미디어의 ‘더 그레이트 피아니스트 시리즈’ 일환으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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