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관리법 거부권 시사…尹대통령, 여소야대 국면 속 대응 전략 엿보인다

양곡관리법 거부권 시사…尹대통령, 여소야대 국면 속 대응 전략 엿보인다

데일리안 2022-10-21 04:00:00 신고

3줄요약

민주당, 국민의힘 반대에도 상임위 강행 통과

尹, 법안 문제점·부작용 직접 조목조목 설명

거부권 행사 경우 법상 민주당도 강행 어려워

향후에도 직접 대응 통해 '여소야대' 국면 돌파구 마련할 전망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과의 합의 없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시킨 양곡관리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소야대 국면 속 예상되는 민주당의 '입법독주'에 대해 윤 대통령이 직접적인 대응에 나서며 맞불을 놓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2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 도어스테핑 모두발언에서 전날 민주당의 강행으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처리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하며 "야당에서 소위 비용 추계도 없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시켰다"고 꼬집었다.

해당 법안은 매해 초과 생산된 쌀을 의무적으로 정부가 구매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법안이 실행될 경우 현재도 문제가 되고 있는 쌀의 과잉 생산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 물량으로 인해 농민들이 애써 농사 지은 쌀 가격이 폭락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쌀 경매를 실시했다"며 "이것은 정부의 재량에 맡겨야 한다. 그래야 수요와 공급의 격차를 점점 줄여가며 우리 재정과 농산물의 낭비를 막을 수 있는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쌀 매입을 의무화하게 되면 수요와 공급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농업 부문 재정의 낭비기 심각해질 것으로, 그런 돈은 농촌 개발에 써야 한다"며 "국회에서 조금 더 심도 있는 논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법안 내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확고히 함으로써 민주당이 과반의석을 기반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를 하더라도 대통령의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국회법에 따르면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해당 법안은 국회로 돌아가 재차 본회의에 회부된다.

이 때 민주당이 다시 강행 처리를 시도하더라도 요건이 '과반 출석과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변경된다. 따라서 국민의힘 의원 100명 이상이 출석해 반대표를 행사할 경우 민주당 의석수만으로 단독 처리하기 불가능한 상황이 전개된다. 현재 국민의힘의 의석수는 110석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특정 법안에 대해 문제점과 예상되는 부작용을 카메라 앞에서 조목조목 지적한 부분에서 윤 대통령의 향후 여소야대 국회 대응 전략을 엿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곡관리법 개정안 이외에도 국민적 논란이 되거나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법안을 민주당이 강행 처리하려 할 때 직접 국민을 향한 메시지를 내며 여론전을 이끌고 거부권 행사에 대한 명분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개정안의 경우 전문가들로부터도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충분히 국민 여론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전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국민의힘의 입장이 맞다고 본다"며 "시장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굉장히 조심해야 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려 지점이 분명한 법안 등에 있어서도 번번이 밀리게 된다면 임기 초기 국정 운영을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갈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도 분명히 작용했을 것"이라며 "거대 야당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행보 아니겠는가"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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