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의 도입을 여는 티없이 새하얀 무대는 마치 ‘구운몽’ 속 성진이 살던 선계를 연상케 한다. 동화적인 공간에서의 무용단원들의 한국적 몸짓과 호흡은 고요함 중의 움직임, 움직임 중의 고요함의 미학을 드러낸다. 곧 이어지는 형형색색의 무대와 영상은 마치 소설의 양소유가 살던 속계를 떠올린다. 온몸으로 토해낸 무용수들의 감정, 뮤지션 해파리의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가사, 그리고 작가 권오상의 독특한 사진 조각품이 온갖 욕망이 분출되고 충돌하는 인간 세상을 그려내며 관객들의 시각적, 청각적 감각을 극대화한다.
서울예술단이 창작 초연작으로 선보인 피지컬 퍼포먼스‘잠시 놀다’는 현대무용가 안애순, 조각가 권오상, 뮤지션 해파리 등의 창작진이 참여한 공연이다. 지난 10년간 대중친화적인 창작뮤지컬과 가무극을 주로 선보였던 서울예술단이 단원들의 특성화된 역량을 가지고 공연계에 선도적인 모델을 제시하고자 기획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프로시니엄 무대의 공간적 역발상을 탐구한 연출로 다층적인 세계관을 가진 작품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극장에는 꿈 속을 활보하는 듯 자유로운 움직임을 펼칠 수 있는 런웨이 형식의 무대와 그것을 생생하게 감각할 수 있는 무대석을 설치했다. 또한 객석엔 몽환적인 사운드로 공간을 가득 채우는 스피커를 설치해 극장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관객에 전하고 있다.
‘잠시 놀다’는 오는 23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굿바이 타임세일’로 60%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며 인터파크, 예스24 티켓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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