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권력 재편 3개 시나리오…마이웨이·타협·현상 유지

시진핑 권력 재편 3개 시나리오…마이웨이·타협·현상 유지

연합뉴스 2022-10-21 10:33:56 신고

3줄요약

마이웨이 시 '리창 총리 카드' 필두로 상무위원회 아예 장악

공청단·태자당 세력과 타협시 왕양 정협 주석의 총리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새 지도부 등장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16일 개막한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22일 폐막하고 그 다음날 열리는 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 직후의 기자회견 때 최고지도자 그룹인 상무위원 7인이 서열순으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여러 가지 추론이 나오고 있으나, 시진핑 당 총서기 겸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의 '3연임'이 확실시된다는 것 이외에 다른 상무위원 거취가 명시적으로 나온 것은 없다. 시진핑은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20기 국가주석 타이틀도 다시 단다.

현재로선 시진핑 초유의 '1인체제' 구축이 예상되나, 장쩌민·후진타오 전 주석을 중심으로 한 태자당(太子黨·혁명 원로 자제 그룹)과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 등의 견제로 막판 힘겨루기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사회가 중국의 차기 지도부 구성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그걸 보면 다음 당 대회까지 최소 5년간 중국의 향배를 짐작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고 지도부 연령 제한 불문율인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원칙이 아예 파기될지, '격대지정'(隔代指定, 권력투쟁의 폐단을 막으려고 현 지도자가 그다음 세대 지도자를 미리 정하는 권력 승계 방식)의 룰이 적용돼 시 주석의 후계자가 공고될지도 관심거리다.

블룸버그는 새 지도부의 면면을 보면 '제로 코로나' 정책의 고수 여부, 중국의 대미 관계, 부동산 위기 대처 방향을 점쳐볼 수 있다고 전했다.

20차 당대회서 대화하는 전·현 중국 주석 20차 당대회서 대화하는 전·현 중국 주석

(베이징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20차 중국 공산당 전국 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연설한 뒤 후진타오 전 주석과 대화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미국 등 서방과 갈등을 유발했던 현 정책을 유지할 것이며, 중국 국내 경제 및 사회 영역에서 공산당 영향력을 확대할 것임을 시사했다. 2022.10.16 alo95@yna.co.kr

◇ 시진핑 '1인체제' 구축 성공…마이웨이

미중 간 갈등과 대립의 파고가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당 대회에서 미국과 촌각을 다투는 안보·경제 경쟁에 대처하려면 시진핑 1인체제가 불가피하다는 공감이 이뤄진다면 시 주석은 사실상 전권을 쥘 수 있다.

현재로선 이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중국공산당 텐페이옌 중앙정책연구실 부주임이 당 대회 둘째 날인 17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총서기는 우리의 이 위대한 시대가 만든 걸출한 인물이며 중망소귀(衆望所歸·인망이 높은)의 인민 영수"라고 언급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인민 영수로 불린 인물은 마오쩌둥 이외에는 없다는 점에서, 시진핑이 마오쩌둥과 동급이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은 상무위원들을 충성심으로 가득 찬 최측근으로 채워 집권 3기를 달리고 싶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진핑 책사'로 통하는 왕후닝(67)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를 서열 3위의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만들고, 심복인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를 상무위원에 진입시켜 서열 2위의 총리로 임명할 것이라는 얘기다.

리창 서기가 부총리 경험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일단 상무위원 겸 부총리로 임명한 뒤 내년 3월 전인대에서 총리로 승진시키는 '시진핑 마이웨이' 가능성도 점쳐진다.

여기에 시 주석의 측근인 리시 광둥성 당서기, 딩쉐샹 당 중앙판공청 주임,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의 상무위원 진입 가능성도 작지 않다.

7인 상무위원회 구조에서 시 주석 세력이 5인 이상이 된다면, 말 그대로 시진핑 '1인 체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리창 상하이 당 서기 리창 상하이 당 서기

(AP=연합뉴스) 지난 16일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리창 상하이 당 서기. 2022.10.21.

◇ 후진타오·장쩌민의 공청단·태자당 세력과의 타협

이전보다 훨씬 약화한 것으로 평가되는 공청단과 태자당 세력이, 이번에 일정 수준 시 주석을 견제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 결과는 차기 총리 인선에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리커창 총리가 이미 사임 의사를 밝힌 가운데 그 자리를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정협) 주석이 차지하는 경우, 주요 세력 간의 '타협'이 성사되는 걸로 간주하는 것이다.

왕양 정협 주석은 후진타오 전 주석의 세력이기는 하지만, '리틀 후'로 통하는 후춘화(胡春華·59) 부총리와도 결이 다르며 시 주석과도 잘 통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후진타오 전 주석→리커창 총리→후춘화 부총리→루하오(陸昊·55) 자연자원부 장관 순으로 공청단 제1서기를 역임했으며, 14∼28세를 대상으로 하는 공청단원은 작년 말 기준으로 7천372만 명으로 집계됐다.

후진타오 집권 때와 비교할 때 다소 약화했으나 여전히 건재한 공청단에 대한 시 주석의 영향은 크지 않다. 따라서 시 주석이 견제 세력과의 중간지점으로서 '후춘화 총리'가 아닌 '왕양 총리' 카드를 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시 주석은 아울러 이런 타협의 대가로 최고 사정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이하 기율·감찰위) 등의 자리를 장악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경우 시 주석은 측근을 '7상8하' 원칙에 따라 퇴진하게 될 리잔수(72)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한정(68) 부총리 자리에 심을 수도 있다.

2017년 19차 당 대회 참석한 장쩌민(오른쪽)과 후진타오 2017년 19차 당 대회 참석한 장쩌민(오른쪽)과 후진타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7상8하' 원칙 파기로 지도부 그대로…현상유지

시 주석이 아예 공산당의 암묵적인 룰인 7상8하 원칙을 깬다면, 이론적으로 본인 이외에 여타 6명의 상무위원도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자진해 퇴진한다면 교체가 불가피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는 시 주석이 현재 공산당 내의 세력 균형을 유지하면서, 다른 관점도 용인하겠다는 시나리오에 해당한다.

이 경우 67세인 리 총리가 헌법상 연임 초과가 불가한 총리직에서 나와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길 수 있으며, 왕양 정협 주석은 총리로 발탁될 것으로 통신은 짚었다.

통신은 그러면서 왕양 총리가 확정된다면 시 주석은 리창 상하이 당서기를 수석 부총리로 임명해 총리를 견제할 것으로 봤다.

물론 이 경우에도 세력 균형의 추가 어디로 기우느냐에 따라 후춘화 부총리의 총리 발탁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kjihn@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