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언론 보도…우크라 전쟁 여파로 8월부터 공장 가동 중단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LG전자가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의 현지 가전제품 생산공장을 폐쇄하고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자체 소식통들을 인용해 현재 LG전자 지도부가 우즈베키스탄의 한 가전 업체, 카자흐스탄 정부 등과 공장 이전과 관련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즈베키스탄은 값싼 노동력 때문에 유리한 측면이 있는 반면 카자흐스탄은 우즈벡보다 주민들의 구매력이 더 높다는 장점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함께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LG전자는 현재 우즈베키스탄에서 삼성 제품 등을 생산하고 있는 현지 가전업체 아르텔(Artel)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LG전자 경영진은 이미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시켄트로 옮겨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하지만 아르텔사는 신문에 "현재 LG와 협력 관계는 없으며, 진행 중인 협상에 대한 정보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LG전자는 동시에 카자흐스탄 정부의 디지털 개발·혁신·항공우주 산업부와 공장 개설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LG는 지난 1998년부터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가전제품 생산 공장을 운영했으나 몇 년 전에 문을 닫은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가 실제로 루자 공장을 폐쇄할 경우 16년 만에 러시아 현지 생산을 접는 것이다.
LG는 지난 2006년 한국 전자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모스크바에서 약 86km 떨어진 모스크바주 소도시 루자에 현지 생산 공장을 설립했다.
이 공장에선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이 생산돼 왔다.
LG전자에 따르면 2019년 말까지 루자 공장과 러시아 법인 운영에는 4억9천300만 달러(약 7천90억원)의 누적투자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LG전자는 3월 중순부터 러시아 시장으로의 제품 공급을 중단하고, 지난 8월부터는 루자 공장 가동도 멈췄다.
서방의 대러 제재로 현지 생산을 위한 부품 공급이 중단된 상태에서 LG전자는 공장 폐쇄를 신중하게 고려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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