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 ‘친윤’ vs ‘비윤’ 사이에서

불붙는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 ‘친윤’ vs ‘비윤’ 사이에서

투데이신문 2022-10-21 23: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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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국민의힘이 이준석 사태에서 벗어나면서 전당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벌써부터 당권주자들 사이의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당대회 이후 정치적 후폭풍이 걱정된다고 할 정도로 갈등은 고조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친윤과 비윤의 갈등이 가미되면서 전당대회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전당대회가 내년 2월 정도로 예정되면서 당권주자들은 분주해지고 있다.

전대로 분주

이준석 리스크가 사라지면서 국민의힘은 더욱 분주해지고 있다. 정진석 비대위원회를 법원이 인정하고, 윤리위원회에서 이준석 전 대표를 1년 추가 징계하면서 전당대회의 문을 열었다. 여기에 경찰이 이 전 대표의 성상납 의혹 무고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성상납이 있었다는 것을 사실상 인정하면서 이준석 리스크는 사라졌다.

정진석 비대위는 전당대회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아무래도 정기국회가 끝나야 전당대회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비쳐볼 때 내년 2월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직까지 일정을 명확하게 잡은 것은 아니지만 당 안팎에서는 2월이 가장 유력하다.

이에 내년 2월을 목표로 해서 전당대회 시계가 움직이고 있다. 차기 당 대표는 상당히 중요한 자리다. 차기 당 대표는 2024년 총선 공천권을 쥐고 있다. 이는 한 계파가 죽고 한 계파가 살아나는 그런 중요한 권한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18대 총선 공천에서 친박이 공천 학살을 당하자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는 말을 남겼다. 그만큼 공천은 중요하다. 게다가 만약 2024년 총선에서 승리를 거머쥔다면 다음 대선주자의 킹메이커 역할을 하거나 자신이 직접 뛸 수도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자리다. 이런 이유로 당권을 노리는 사람들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후보 난립

현재 당권주자들은 김기현, 안철수, 조경태 의원 등이 있고, 유승민 전 의원, 권영세 통일부 장관, 나경원 전 의원 등이 이름을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면서 서로가 서로에 대한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이들은 직간접적으로 출마를 선언했고, 선언을 할 예정이다.

이 중에서 유 전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등의 기록을 보이면서 그에 대한 견제가 상당히 높다. 다른 당권주자들이 유 전 의원을 때리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다른 당권주자들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유 전 의원에 대한 비판의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만큼 유 전 의원의 존재가 상당하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7~19일 사흘간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10월 3주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 대표에 가장 적합한 인물 조사에서  유 전 의원이 26%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안철수·나경원 의원 10%, 김기현 의원 3%, 주호영 의원 2%,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1%, 장제원 의원 1%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유 전 의원은 7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선두였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나경원 의원이 23%로 선두를 기록했다. 안철수 의원이 15%, 유승민 의원은 11%를 얻었다.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이며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원회 또는 전국지표조사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해당 여론조사에서 유 전 의원이 1위를 달리면서 다른 당권주자들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유 전 의원이 1위가 아니라면서 여론조사는 무의미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어대민(어차피 당 대표는 유승민)’ 프레임을 하루라도 빨리 정착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어대민 프레임이 정착된다면 밴드웨건 효과로 인해 유 전 의원이 계속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까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유 전 의원의 존재감이 약한 것이 큰 문제이다. 이는 ‘배신자 프레임’ 때문이다. 이는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정부가 상위법을 침해하는 시행령 제정을 규제하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당시 유승민 원내대표를 향해서 “국민들이 배신의 정치인을 심판해주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이는 원내대표직 사퇴를 직간접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이후 탄핵 정국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정치적 대척점을 보이면서 극우 세력이나 박사모로부터 ‘배신자’라는 프레임이 덧씌워졌고, 그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유 전 의원에게 상당히 잘해줬는데 유 전 의원이 배신했다는 배신자 프레임이 강하다. 이것을 유 전 의원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어떤 식으로 깨부수느냐가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가 됐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전대 룰은

또 다른 변수는 전당대회 룰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룰은 당원투표 70%, 일반 국민여론조사 30%로 구성돼 있다. 친윤계는 당원투표 비중을 높이고, 국민여론조사 비중을 낮추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유 전 의원의 배신자 프레임과 연결되는 대목이다.

앞서 살펴봤듯이 여론조사에서는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중위권을 달리고 있다. 즉, 당원들 대상으로 투표를 할 경우 중위권 순위를 하겠지만 국민여론조사에서는 1위를 달린다. 따라서 친윤계 입장에서는 국민여론조사 비중을 줄이고, 당원 투표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주장할 수밖에 없다.

유 전 의원 측으로서는 현행 전당대회 룰은 건드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여론조사의 비중이 줄어들게 되면 그만큼 유 전 의원에게 불리하기 때문에 비중을 줄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더불어 역선택 방지 조항을 달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여론조사에서 유 전 의원이 1위를 달리는 이유는 민주당 지지층이 지지를 했기 때문이라면서 민주당 지지층이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기 위해 역선택 방지 조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당대회라는 것이 당 대표를 선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원 투표로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만약 국회의원이나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라면 국민여론조사가 중요하겠지만 당 대표를 선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원들의 입장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국민여론조사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것이 과연 전당대회 룰을 만들 때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 따라 전당대회 승패의 결과가 달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이준석 전 대표가 당 대표가 됐을 때에도 당원 투표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에 비해 한참 뒤졌지만 국민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면서 당선이 됐다.

친윤계로서는 유 전 의원이 이 전 대표의 전철을 밟아 국민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면서 당 대표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되면서 전당대회 룰 변경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세 번째 변수는 ‘윤심’이다. 아무래도 친윤계는 ‘윤석열 마케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얼마나 깊숙이 개입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이런 의미로 지난 19일 원외당협위원장과의 오찬 회동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중에는 전당대회에 개입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여기에 67개 사고당협의 재공모와 253개 당협에 대한 당무감사 등이 정기국회 끝난 직후 이뤄지기 때문에 이 과정 속에서 윤심이 개입되고, 친윤계가 대거 당협위원장이 된다면 전당대회가 어떤 식으로 흘러들어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당협 재공모와 당무감사가 끝난 이후 전당대회를 치를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내년 2월에 전당대회가 열리는 것이 아니라 내년 6~7월에 열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왜냐하면 당무감사가 최소한 5개월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당무감사가 끝난 후 사고당협에 당협위원장을 임명하게 된다면 그때가 돼서야 전당대회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하나의 가능성이지 실제로 6~7월에 전당대회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유승민을 꺾어라

또 다른 중요한 변수는 ‘단일화’다. 유 전 의원이 1위를 달리는 이유를 살펴보면 비윤계는 이준석 전 대표가 사라지면서 급속도로 유 전 의원에게 결집되고 있는 반면 친윤계는 후보가 난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태로 전당대회를 치른다면 유 전 의원이 당 대표가 되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이런 이유로 후보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친윤계가 비윤계 유 전 의원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결국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윤심의 향방에 따라 결정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권영세 통일부 장관을 점찍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나 전 의원을 윤 대통령이 밀어주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만큼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자신이 우위를 점하겠다는 생각 때문에 윤심을 들먹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전당대회가 끝날 때까지 어떤 정치적 입장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왜냐하면 전당대회에 개입을 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보 단일화를 놓고 친윤계는 첨예한 대립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며, 자신이 윤심이다는 식의 마케팅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사태 과정에서 가입한 당원들도 변수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파문이 일어날 때마다 당원 가입을 촉구했고, 이에 2030세대의 당원 가입이 상당히 늘어나면서 당이 젊어졌다는 평가가 있다.

문제는 이들이 전당대회에서 어떤 표심을 작용할 것인 지다. 당이 이 전 대표를 축출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탈당 러시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전당대회에서 투표를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상당한 표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과연 어떤 후보에게 표를 던지느냐는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이 전 대표가 독려해서 가입한 당원들의 표심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도 관건이다. 현재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이 지지율이 상승할지 하락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다만 하락할 경우 윤심이 전당대회에서 작용하는 것이 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왜냐하면 2024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윤심이 크게 작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

여기에 만약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다면 그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이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윤 대통령은 식물대통령이 될 것으로 보이고, 당내에서는 원심력이 작동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 변화도 주요한 변수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을 한다면 아무래도 윤심이 현재보다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최근 들어 윤석열 퇴진 시위 등이 많아지고 점차 거대화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퇴진 시위가 보다 자주 그리고 거대해진다면 그에 따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것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요소이다.

북한 문제도 주요 변수이다. 최근 들어 북한의 위협이 잦아지고 있다. 제7차 핵실험도 임박했다는 풍문이 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권주자들은 ‘핵무장론’을 내세우고 있다. 일부 인사는 ‘핵무기 재배치’를 주장하고 있고, 일부 인사는 자체 핵개발을 주장하고 있다. 둘 다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권 주자들은 계속해서 핵무장론을 언급하고 있다. 이는 보수층이 안보 이슈에 민감하기 때문에 핵무장론을 꺼내서 보수층 결집을 이뤄내겠다는 전략을 담고 있다.

또 다른 변수는 당이 극우 보수화 움직임이다. 지난 대선 과정을 치르면서 국민의힘이 중도우파로 많이 기울어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극우 보수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준석 파문을 겪으면서 그에 따라 극우 보수화 경향이 더욱 커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것이 전당대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이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황교안 전 대표가 전당대회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극우 보수로부터 지지를 받는 황 전 대표가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따라서 황 전 대표가 앞으로 어떤 활약을 하느냐에 따라 당 대표 킹메이커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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