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경' 40년 만에 역사 속으로…"모교 사라지는 기분"

'의경' 40년 만에 역사 속으로…"모교 사라지는 기분"

데일리안 2022-10-22 06:36:00 신고

3줄요약

의경, 경찰 치안업무 보조하는 '보조 경찰'…마지막 기수 내년 5월 전역

문재인 정부 때부터 추진…국정과제인 '의경 축소 및 경찰 인력 증원' 따른 조치

2천년 초까지만 해도 만연한 가혹행위로 사회적 물의…조현오 경찰청장때 개혁, 이후 인기

현직 경찰들 "자식 키우는 심정으로 의경들과 생활…업무 큰 도움 됐는데 빈자리 크게 느껴질 듯"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77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77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뉴시스

의무경찰 제도가 내년 5월 폐지됨에 따라 21일은 의경과 함께 맞는 '마지막' 경찰의 날로 기록됐다. 의경은 지난1982년 12월 신설돼 마흔 번의 경찰의 날을 보내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의경 폐지는 전 정부인 문재인 정부 때부터 추진돼 왔다. 2018년 국정과제로 추진된 ‘의경 축소 및 경찰 인력 증원’에 따라 의무경찰 제도는 2023년 5월 폐지되고, 해당 임무는 경찰관기동대, 청사 방호 인력 등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앞서 국방부는 2016년 대체복무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냈고, 2017년 ‘의무경찰 단계적 감축 및 경찰 인력 증원 방안’이 국정과제로 확정되면서 경찰은 2018년부터 의경 인원을 해마다 20%씩 감축해 왔다.

의경은 병역 의무 기간 동안 군에 입대하는 대신 경찰 치안 업무를 보조하는 '보조경찰'이었다. 방범 순찰, 집회·시위 관리, 교통정리, 국회·외교공관 등 시설경비 업무를 담당해왔다. 모두 순경 바로 아래인 무궁화 꽃봉오리 1개짜리 계급장을 단다.

지난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의경은 만연한 가혹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각종 논란을 야기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07년과 2008년 연달아 제도 개선을 권고했는데도 악습이 근절되지 않자 2011년 아예 의경제도 폐지를 권고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조현오 전 경찰청장 시절 의경문화 개혁으로 이 같은 부조리가 사라지고, 군인보다 외출·외박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의경 선발시험은 경쟁률이 20대 1을 웃돌자 합격할 때까지 'n차' 응시를 하거나 경쟁률이 낮은 지역에서 원정시험을 치는 응시생들도 나왔다. 의경은 현역병 부족 등 이유로 2017년부터 폐지 수순을 밟아 지난해 6월 마지막 기수를 선발했다. 31.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이들 329명이 내년 5월 17일 전역하면 의경 제도는 공식 폐지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77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77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뉴시스

의경들과 호흡을 함께한 현직 경찰들은 제도 폐지를 못내 아쉬워했다. 의경 방범순찰대 소대장·중대장으로 7년 근무한 이모(60) 경감은 "의경이 치안 보조에 실질적인 기여를 많이 해줬는데, 함께 구슬땀을 흘리던 대원들이 내년 경찰의 날에는 없을 거라 생각하니 아쉽다. 의경이 하던 많은 일을 우리 경찰관으로 대체하려다보니 경비도 많이 소요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5년간 지휘요원으로 일한 이모(52) 경위는 "의경들이 내 자녀와 나이가 비슷해 자식을 키우는 심정으로 생활했다"며 "복무 중 성장하는 걸 지켜볼 때 기특함, 제대 이후 지금까지도 소식을 들려주는 대원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추억했다. "특히 통역 등을 맡은 특기병이나 한곳에 오래 있으면서 지역 특색을 익힌 대원은 업무에 큰 도움이 됐는데 당분간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것 같다"고 말했다.

2016년 12월 의경 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최진영(28)씨는 "폐지를 결정한 이유는 알지만, 몸담았던 곳이 일곱 달 뒤면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섭섭하다. 모교가 사라지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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