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작은아씨들’ 정서경 작가가 찾는 대중들과의 ‘접점’

[D:인터뷰] ‘작은아씨들’ 정서경 작가가 찾는 대중들과의 ‘접점’

데일리안 2022-10-23 11:14:00 신고

3줄요약

“첫 회부터 시청률이 너무 잘 나와서 감사…늘 조금씩은 더 잘하고 싶었다.”

“다음 작품 잘 쓰기 위해 댓글 본다…다음 작품을 쓸 때 기억하게 돼”

정서경 작가가 ‘작은 아씨들’을 통해 예술성은 물론, 대중성까지 인정을 받았다. ‘작은 아씨들’을 ‘미친 드라마’라고 표현할 만큼, 개성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는 정 작가였지만, 시청자·관객들의 반응을 꼼꼼하게 살피며 늘 성장하는 그가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이 최근 11.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6.4%의 시청률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방송 내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으면서 시청률도 상승세를 보였었다. 가난하지만 우애 있게 자란 세 자매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부유하고 유력한 가문에 각자의 방식으로 맞서는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담아내면서, ‘돈’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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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마더’ 이후 두 번째 드라마 도전에서 생각지 못한 좋은 성과를 거둔 정 작가는 드라마를 시청하고, 또 분석하며 뜨거운 응원을 보내준 시청자에 감사를 표했다.

“첫 회부터 시청률이 너무 잘 나와서 감사했다. ‘마더’의 3~5%의 시청률이 내게 잘 맞는 시청률이라고 믿고 있었지만 늘 조금씩은 더 잘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5~7% 정도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김희원 감독님께는 실패한 시청률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한 단계 더 올라가면 만족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좋은 시청률이 나와 감사하게 여기고 있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 ‘박쥐’, ‘헤어질 결심’ 등 박찬욱 감독과 협업하며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린 정 작가는 지난 2018년 ‘마더’를 통해 드라마에도 진출했다. ‘작은 아씨들’로 두 번째 도전을 하게 됐지만, 여전히 영화-드라마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마더’는 원작이 있었기에 큰 흐름이 있었다. 이번에 12부작 드라마를 시작하면서는 한 사람이 12개의 이야기를 머리에 다 담고 시작할 수 있을지 의심을 했었다. 일단 시작을 해봤다. 쓰면서 과정과 결말을 만들어갔다. 영화, 드라마 다른 점은 무엇보다도 이야기의 길이에 있다. ‘2시간에 담을 수 있는 이야기와 12시간짜리 이야기가 얼마나 다를까’, ‘또 깊이감은 얼마나 다를까’, ‘많은 이야기가 들어갈 수 있을까’ 등 많은 고민을 하며 썼다. 전체적인 흐름은 5회 정도에서 잡은 것 같다.”

큰돈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파헤치면서 만들어지는 긴장감이 ‘작은 아씨들’의 매력 중 하나였다. 루이자 메이 올컷의 소설 ‘작은 아씨들’을 모티브로 삼기는 했으나, 이를 스릴러, 누아르 장르로 재해석해 색다른 재미를 줬던 것. 나아가 ‘돈의 의미’에 대한 다양한 시각까지도 담아내면서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가난한 세 자매에게 엄청 큰돈이 주어지면 어떨까’에서 시작했다. 돈의 의미가 계속해서 변한다. 처음에는 사랑하는 친구의 죽음이었다가, 또 그것이 가족이라는 의미를 띠기도 했다. 사회적인 의미로 변했다가, 결말에선 마치 처음으로 되돌아간 것처럼 돈이 주어지지 않나. 처음에는 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지 못했다면, 마지막 즈음에는 그들이 모든 것을 지켜봤기에 의미가 달라지는 것이다. 이후 자매들이 돈을 받을 때는 무언가를 살 수 있고, 더 많은 부를 얻는 그런 의미가 아니게 된다.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돈에 주어진 의미가 무엇일까. 기회나 전환의 의미로 생각하며 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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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는 작품을 향한 호불호가 있기도 했다. 특히 정의감 넘치는 둘째 인경(남지현 분) 캐릭터에 대해서는 ‘답답하다’, ‘현실과 동떨어졌다’라는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기도 했다. 정 작가 또한 이러한 반응을 알고 있다며, 자신의 부족함을 솔직하게 인정하기도 했다.

“캐릭터를 구현할 때는 언제나 이 인물이 어떤 삶의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제일 먼저 생각한다. 어떤 동력으로 움직이는지를 주로 생각하며 쓴다. ‘작은 아씨들’의 초반 불호 반응을 보며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왜 캐릭터를 호감 가게 그리지 않느냐’라고. 시청자들은 주요 인물이니 캐릭터를 좋아할 준비를 하고 있을 텐데, 왜 좋아하는 걸 방해하는 거냐는 질문을 받은 것이다. 생각을 해 보니 시청자들이나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특성을 시나리오를 쓸 때 내가 넣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쉽게 좋아할 수 있는 장면들이 없더라. 캐릭터를 만들 때 결함에서부터 시작하는 것 같다. 이 결함에도 불구하고 캐릭터가 사랑받기를 원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베트남 전쟁을 왜곡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도를 분명하게 설명하면서 동시에 미처 고려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인정했다. 앞서 ‘작은 아씨들’에서 원기선 장군(이도엽 분)이 “한국 군인은 베트콩 병사 20명을 죽일 수 있다. 어떤 군인은 10명까지 죽였다”, “한국 군인은 베트남 전쟁 영웅이다”라고 발언한 것이 문제가 돼 베트남 넷플릭스에서 방영이 중단이 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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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기원을 설명하면서 처음 시작을 베트남 전쟁으로 설정했다. 우리나라가 베트남전에서 외화 도입을 하며 경제 부흥을 시작하기도 했고, 거기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기도 했다. 그런 맥락에서 다루다 보니까 베트남 전쟁에 대한 현지의 관점에 대해선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베트남 전쟁에 대한 사실관계를 다루거나, 정의하려는 의도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러한 반응에 대해 크게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럴 수 있는 반응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글로벌 시장에서 드라마를 집필할 때는 시청자들의 반응에 대해 세심하게 살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이는 정 작가가 매 작품 성장할 수 있는 이유기도 했다. 작품을 선보일 때마다 시청자들 또는 관객들의 리뷰를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이를 채워나가기 위해 노력했던 것. “정상적인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지에 대해 자신이 없다”라며 늘 ‘대중성’을 고민하고 있단 정 작가지만, 이러한 노력이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비결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

“댓글을 많이 보는 이유는 시나리오를 쓸 때 인물들을 많이 운영하다 보니 시청자의 반응에 대해선 잘 따라가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반응을 보면서) 늘 의외고, ‘이런 걸 놓쳤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다음 작품을 잘 쓰기 위해 댓글을 본다. 놓친 것들에 대해 생각을 하다 보면 다음 작품을 쓸 때 그걸 기억하게 되고,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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