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수낵 정부는 이날 첫 내각 회의를 열고 이같은 골자의 경제정책을 검토했다. 수낵 총리는 회의에서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게 중요하고 시간이 필요하다”며 “중기재정전망에 지속가능한 기반 위에 공공 재정을 투입하고, 중기적으로 부채를 줄여나갈 방법을 명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영국은 당초 오는 31일 예산안과 중기재정전망 등을 내놓기로 했지만, 충분한 검토를 거쳐 내달 17일에 발표할 계획이다.
수낵 정부는 우선 연금을 물가상승률, 평균 임금상승률, 2.5% 가운데 높은 수치에 맞춰 매년 조정하는 트러스의 ‘연금 트리플 락’(Triple lock)을 재검토하기로 약속했다. 사회복지제도에 따른 수당·보조금을 물가상승률에 맞추는 정책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방예산을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트러스 정부의 계획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국의 국방예산 권고치는 GDP 대비 2%다.
수낵 정부는 트러스 정부의 인프라 경기 부양책도 철회할 것으로 보인다. 트러스 정부는 에너지 해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프래킹(수압파쇄공법)을 통해 셰일가스를 추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수낵 총리는 과거 2019년 셰일가스 추출 유예를 선언했던 만큼 프래킹 금지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영국 관리들을 인용해 수낵 정부의 새로운 조치에 따라 향후 4년간 예산이 최소 7.8% 절감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마른걸레’도 쥐어짰던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 시절과 긴축과 비슷한 규모가 될 전망이다.
중기재정전망에서는 350억 파운드(약 57조6000억원원)로 추산되는 재정 부족분을 메울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영국 싱크탱크 레절루션재단은 국채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비용 감소 등 동향이 반영되면서 정부 재정지출 규모가 이전보다 100억∼150억 파운드(약 16조4000억∼24조7000억원)가량 적게 추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2020년 기준 102.6%로 한국(48.9%)의 2배가 넘는다.
제러미 헌트 재무부장관은 “중기적으로 부채가 감소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국민들을 이해시켜야 한다”면서 “특히 정확한 경제전망과 공공재정전망을 기반해 중기재정전망을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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