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 꺾인’ 삼성전자…오너 리더십으로 돌파구 찾나

‘성장세 꺾인’ 삼성전자…오너 리더십으로 돌파구 찾나

데일리임팩트 2022-10-31 17:35:46 신고

3줄요약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하만 멕시코공장을 찾아 생산현황 등을 점검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하만 멕시코공장을 찾아 생산현황 등을 점검했다. 사진. 삼성전자.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만 놓고 본다면, 의외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속 70조원대의 성적을 거두면서 해당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가 지속되고, 경기 침체와 지정학적 변수가 장기화되는 것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증권사가 전망한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 평균 전망치는 309조5731억원이다. 4분기에는 연말 성수기 효과를 감안할 경우, 연간 매출 300조 달성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매출과 별개로 수익성이 쪼그라들고 있다는 게 문제다. 분기 영업이익이 하반기로 들어설수록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 1분기 14조1200억원으로 시작했던 삼성전자는 2분기에는 14조1000억원으로 줄었고, 3분기 들어선 10조8520억원으로 급감했다. 3개월 만에 영업이익이 23% 가량 빠잔 곳. 연간 영업이익 전망도 우울하다. 에프앤가이드는 31일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로 47조6615억원으로 제시했는데, 일각에서는 더 낮춰 잡는 분위기가 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79조6000억원, 영업이익 51조6300억원을 기록했다. 매 분기 최대 설적을 달성한 결과, 연간 최대 성적을 경신했고, 영업이익도 역대 세 번째로 높았다. 2012년 매출 201조1036억원, 영업이익 29조493억원을 기록한 이래 반도체 초호황기였던 2017~2018년을 제외하면 하며 매출 200조·영업이익 30조 시대에 머물러 성장이 정체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다행스럽게도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등 모든 사업부가 고르게 성장함에 따라 삼성전자의 성장 동력이 점화되는 듯 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올해 불확실성은 시장의 전망이나 삼성전자 자체 판단을 능가하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심리 위축이 완제품 구매 감소,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주문 감소, 재고 상승과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고, 이 같은 패턴이 되풀이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등을 기대할 요인이 없다는 의미다. 

게다가 삼성전자의 경쟁력 약화 조짐은 이전부터 나타났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삼성전자가 여전히 시장 지배자라는 건 이견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얼마나 미래 경쟁력을 가졌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매출의 절반 가량을 책임지는 반도체는 메모리 비중이 높은 탓에 업황을 타고 있다. 

더욱이 메모리반도체에서 경쟁사들에 신기술 추격을 허용했다. 마이크론,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먼저 초고층 낸드플래시를 선보였다. 고성능·고사양 D램에서도 SK하이닉스가 DDR5와 HBM3 제품 등을 선수 쳤다. 

삼성전자는 전체 반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과 반도체 설계(팹리스) 역량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흡족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파운드리 사업 매출이 7조7900억원으로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고, 수율이 안정화 됐다고 강조했지만 투자 효과를 생각하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셸 퍼스트’ 전략 아래 경기도 평택과 미국 테일러 생산라인을 먼저 구축해 놓고 고객사 확대를 노리고 있지만 점유율을 제자리수준이다. 2분기 삼성전자는 16.5%로 TSMC(53.4%)와 격차가 3배 이상 났다. 

또 다른 수익원인 스마트폰과 TV에서도 삼성전자의 다음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년간 누적됐던 갤럭시 품질 문제가 올해 부쩍 논란이 된 데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전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삼성전자의 브랜드 선호도가 견고하지 못하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심지어 전자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차라리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치중하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마케팅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지금 10대, 20대의 갤럭시 사용 비율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빠르면 수년 안에 소비를 주도하는 계층이 될 텐데, 갤럭시에 대한 친근감, 기대감 등이 높지 않다. 지금 이 흐름을 바꿔 놓지 않으면, 프리미엄 시장에서 현재의 위상이 계속되리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실적 개선은 물론, 성장 엔진을 가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연말까지 국내외 현장을 점검하고 주요 사업 현안을 챙기는 강행군을 이어갈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 행보. 디자인. 김민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 행보. 디자인. 김민영 기자.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 수학한 이 회장은 황금 인맥을 자랑한다. 경영 활동에 참여한 뒤부터는 국내외 유수 정·재계 리더들과 교류하며 경영자로서 역량과 관점을 강화해 나갔다. 이 회장은 이를 활용해 수주로 이어질 수 있게 지원했다. 특히 기술 신뢰성이 중요한 장기 계약을 앞두고 이 회장은 직접 상대기업 수장을 직접 설득했다, 2020년 미국 버라이즌과의 7조9000억원 규모의 네트워크 장비 공급 계약, 디시 네트워크의 5세대(5G) 통신장비 공급 계약 등은 이 회장의 작품이다. 이 회장이 국내외 인맥을 동원해 삼성전자의 새 먹거리 발굴을 위해 나설 것이란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취임 후 첫 출장을 통해 자신의 구상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유력한 곳은 베트남이다. 젊은 층의 비율이 높고 아세안 시장에서 영향력이 높으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는 국가다. 삼성전자는 2020년 3월부터 하노이에 동남아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센터를 짓고 있다. 이 회장이 완공식에 참석해 현지 스마트폰, TV·가전공장을 둘러보고, 아세안에서 삼성전자의 입지를 더 확대할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인도네시아나, 미국·캐나다를 들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인도·인도네이사의 경우, 갤럭시의 시장 내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탈중국의 대안처로 꼽히는 지역이다. 미국과 캐나다는 삼성전자의 미래 혁신사업 경쟁력 강화와 연관이 깊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해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지만, 경쟁사보다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율 문제로 이탈했던 파운드리 고객사를 다시 불러 모아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이 회장이 북미 R&D센터에서 기술 경향에 대해 공유하고, 수주로 연결시킬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이 회장은 경영 제한을 받는 와중에도 인맥 복원에 공들였다. 사업적 기회를 발굴해 삼성전자의 퀸텀점프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다분히 계산적인 행보였다. 재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이재용 시대 청사진을 실적으로 보여주려는 것 같다“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오너 경영인으로서 역할을 확대해 직접 사업 기회를 만들어갈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Copyright ⓒ 데일리임팩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