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세일 전성시대

리세일 전성시대

더 네이버 2022-11-10 09:30:41 신고

팬데믹을 거치며 온라인 명품 시장이 크게 성장한 데 이어, 최근에는 중고 명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리세일 플랫폼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웃돈을 주고서라도 명품을 구매하려는 이들과 물건값에 프리미엄을 붙여 되파는 리셀러들, 더는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처분하려는 판매자와 저렴한 가격에 명품을 경험하고자 하는 구매자, 그리고 보물 같은 패션 아이템을 찾기 위해 중고 마켓을 탐험하는 패션 피플이 모여들며 그 어느 때보다 리세일 플랫폼에서의 명품 거래가 활발해진 것. 럭셔리 아이템의 소비가 활발해지며 구매 및 사용 주기가 짧아졌고, 폭발적인 구매 수요를 공급이 따라잡지 못해 빚어진 품귀 현상도 이러한 열기에 더욱 불을 지폈다. BCG(Boston Consulting Group)와 글로벌 리세일 패션 플랫폼 베스티에르 콜렉티브(Vestiaire Collective)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의류·신발·액세서리 리세일 시장의 가치는 1000억~12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이는 2020년보다 3배가량 높아진 수치이며 둔화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국내 명품 리세일 시장도 급격하게 확대되는 추세다. 대표적인 국내 중고 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는 지난해 희소성 있는 하이엔드 패션 아이템을 만나볼 수 있는 오프라인 콘셉트스토어 ‘BGZT 컬렉션’을 오픈하며 프리미엄 리세일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에는 럭셔리 워치와 파인 주얼리, 스몰 레더 굿즈 카테고리에 더욱 다양한 제품을 추가하고 한정판 고가 제품의 전시 공간을 새롭게 선보이는 등 럭셔리 비즈니스의 전문성을 한층 강화했다. 한정판 컬래버레이션으로 이름을 알린 글로벌 리세일 플랫폼 ‘스탁엑스(StoxkX)’도 ‘럭셔리 여성 슈즈’ 카테고리를 추가하며 높아지는 명품 중고 거래 수요에 부응하고 있다. 명품 거래 및 리세일 앱 ‘시크’의 등장 역시 주목받았다. 시크는 국내 최대의 럭셔리 커뮤니티인 네이버 ‘시크먼트’ 카페와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운영하는 ‘크림’의 협업으로 탄생한 플랫폼. 크림이 보유한 오프라인 검수 시스템과 철저한 검증을 통해 중고 명품 거래의 가장 큰 문제점인 가품 우려를 불식했다. 


BGZT 컬렉션을 입점시킨 SSG닷컴, 중고나라를 인수한 롯데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도 중고 명품 중개에 뛰어들었다. 특히 네이버는 동남아시아의 중고 거래 플랫폼 ‘캐러셀’과 유럽 1위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에 투자한 데 이어, 최근 스페인 최대 중고 거래 서비스인 ‘왈라팜’에 약 1500억원을 투자하며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리세일 시장 선점에 나섰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빠르게 커지고 있는 명품 중고 시장의 주축은 MZ세대다. 미국의 명품 리세일 플랫폼 더리얼리얼(The RealReal)이 발표한 2022년 럭셔리 리세일 보고서에 따르면, 2800만 명의 전체 이용자 중 MZ세대가 가장 높은 41% 비중을 차지했다. 명품의 판매와 구매 모두 리세일 시장의 큰손인 밀레니얼 세대와 가파르게 증가한 Z세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것.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의 보고서도 중고 상품 거래가 가장 활발한 연령층은 Z세대, 그리고 밀레니얼 세대가 그 뒤를 잇는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을 MZ세대의 플렉스 문화와 과시욕으로만 평가 절하하기에는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리세일이 가진 순기능을 간과할 수 없다. 더리얼리얼과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의 보고서는 리세일 거래 고객의 약 40%가 상품의 지속가능성을 의식한다는 공통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매치스패션과 리럭스가 보여준 협업 역시 맥락을 같이한다. 프리-러브드 상품을 판매하는 리럭스가 글로벌 리테일 플랫폼을 통해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패션을 소비하는 ‘선순환’의 경험을 선사한 것. 피비 파일로의 셀린느, 제스키에르의 발렌시아가 등 큰 사랑을 받았던 럭셔리 상품은 오픈과 동시에 품절 행진을 이어갔다.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의 CEO 막시밀리안 비트너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고 거래 플랫폼의 경쟁자는 패스트 패션이며, 기후변화가 중고 제품에 대한 인식과 소비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수십 개의 저렴한 신제품을 사는 것보다 질 좋은 중고 제품 하나를 사는 것이 지속가능성에 한 걸음 다가가는 것이라는 신념으로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 맹목적인 명품 선호 현상과 계속되는 가격 인상에 힘입어 덩치를 키운 국내 리세일 플랫폼도 궁극에는 패션 산업의 낭비적 관행에 대한 대안이 되어 ‘선순환’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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