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 선수, 임경희의 러닝 라이프

경보 선수, 임경희의 러닝 라이프

맨즈헬스 2022-11-10 13:30:00 신고

임경희 선수는 2022년 육상대회 시즌, 10,000m와 5,000m 종목에서 우승을 휩쓸며 강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주목할 수밖에 없는 실력의 임경희에게 더 많은 사람의 시선이 머무는 이유는 그녀가 세상에 만연한 편견과 한계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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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엄마, 도전의 아이콘

임경희는 1997년 15살에 장거리 선수로 육상을 시작했다. 그 탁월한 재능과 노력이 더해져 2009년 일본에서 열린 제31회 ‘이누야마 하프마라톤대회’에서 1시간 11분 14초의 기록을 세우며 하프마라톤 종목에서 한국신기록 경신과 대회 우승을 거머쥔 역사에 남을 만한 선수이다. 그 탁월한 기량과 꾸준함으로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연달아 국가대표로 출전했고 선수 생활 내내 메달권에서 멀어져 본 적이 없다. 그것은 임경희가 돌연 은퇴를 선언했던 2018년과 3년간의 공백을 깨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돌아온 2022년 현재에도 마찬가지이다. 임경희는 이에 멈추지 않고 경보 선수로 전향해 ‘한국신기록 경신’과 ‘올림픽 출전’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나이의 한계와 아이 엄마라는 편견을 부수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임경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2022, 3년 만에 현역으로 복귀했어요. 올해 시즌 내내 입상하며 대단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확실히 은퇴하기 전과 복귀 후의 2관왕은 감회가 남다르기는 해요. 3년 만의 복귀이고 지킬 것도 잃을 것도 없다고 생각한 것이 심리적으로 도움이 되었어요. 하지만 저는 좋은 결과이든 나쁜 결과이든 그로 인한 기분에 오래 머무르려고 하지 않아요. 등수나 기록이 제가 한 모든 노력과 과정을 정의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것을 수용할 마음의 준비를 늘 하는 것이 더 중요해요.

은퇴를 선언한 2018년까지도 입상권을 놓쳐본 적이 없는 선수였어요. 돌연 은퇴를 선언했던 이유가 있나요? 저는 자기 객관화를 잘하는 편이라서요. 선수로서 임경희는 특별히 출중하지는 않아도 꾸준한 선수라고 평가해요. 기록의 기복도 별로 없는 편이었고요. 문제는 제가 기록에 대한 욕심이 큰 선수였다는 거였어요. 더이상 발전하지 않는 기록을 보며 운동선수로서 한계에 부딪혔고 나중에는 기록이 아닌 등위에 만족해야 하는 선수라는 것을 알고 나니 달리는 게 즐겁지 않았어요. 운동선수라는 직업을 지속할 원동력이 없어진 거죠. 이미 선수로서 노장이라고 불리는 나이였고 은퇴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도 선수로서 복귀를 결심하게 된 데는 큰 이유가 있었을 것 같아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뛰어보지 못한 건 선수로서 아쉬움이 있지만, 멀리서 후배들을 응원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았어요. 게다가 2019년에 임신을 해서 2020년에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되는 큰 변화가 있었거든요. 2021년이 되어서 선수의 삶이라는 향수가 되살아났죠. 그러던 차에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국가대표팀 경보 감독님으로부터 경보 선수로 전향해서 현역으로 복귀해볼 것을 권유받았어요.

24년간 장거리 선수로 활약해 온 임경희 선수한테 경보 선수로의 전향은 뜻밖의 이야기로 들려요. 그럴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달리기로 입상이 어려운 선수를 경보 선수로 전향시킨다는 편견이 있어요. 반면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선수층이 많기도 하지만 전략적으로 장거리 선수로서 탁월한 기량을 보이는 선수를 경보 선수로 전환시켜요. 그렇게 세계적인 수준의 기록과 순위를 낼 수 있는 선수들을 양성하는 거죠. 감독님께서 “제가 2022년 말까지 10km를 36분 내 완주하면 전향했을 때 최소한 42분으로 걸을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42분은 여자 10,000m 경보의 한국 신기록이니, 2024년 파리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준비하라”고 덧붙였죠. 그 말을 듣고 잠자고 있던 선수로서의 피가 들끓더라고요. 분명 힘든 과정이 될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일단 ‘해보자’ 하는 무모함과 경보 선수로서 생긴 새 목표가 저를 선수로 다시 일으켜 세웠어요.

다시 복귀한다고 선언했을 때 처음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요? 예상했지만 굉장히 부정적이었어요. 여러 실업팀에서 세 가지 이유를 들며 제 입단을 거절했습니다. 첫째 나이가 많아서, 둘째 3년간의 공백과 아이가 있는 엄마라서, 셋째 비인기 종목인 경보전환에 대한 회의적 반응이었습니다. 오히려 그런 반응에 도전 의식이 자극되더라고요. 나이가 많아도 엄마여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다행히 오랜 선수 경력 기간에 검증된 제 역량과 성실성을 높이 평가해준 나주시청과 2022년부터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량 회복 속도가 굉장해요. 올해 말을 목표로 한 ‘10,000m 종목에서 36분 내 완주’는 지난 3월에 34분의 기록으로 달성했죠. 장거리 선수로서도 경쟁력이 충분한데, 경보 선수로 전향하는 것에 아쉬움은 없나요? 주변 지인들이나 다른 실업팀 지도자들도 그런 반응이에요. 사실 저는 오랜 선수 생활을 해보기도 했고 더 좋은 기록을 세운다거나 한국 신기록을 경신하고 싶은 욕심은 없어요. 다만 무의미하게 운동하기보다는 확실한 목표를 세우는 게 원동력이 되니까요. 다시 하게 된 선수생활을 보다 더 의미 있는 도전으로 만들고 싶어요. 육상계 후배들에게는 불혹이 넘은 노장 선수가 현역으로 뛰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하는 도전도요.

앞으로 임경희 선수의 행보는 어떻게 될까요? 올해는 경보 선수로 전향하기 위한 체력을 다지는 과정일 뿐이에요. 달리는 선수로의 대회는 올해 10월 ‘춘천마라톤대회’가 마지막입니다. 11월부터는 본격적으로 경보 훈련에 매진할 계획이에요.

임경희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말했듯이 기록에 욕심은 없어요. 연연하고 싶지도 않고요. 항상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고 노력할 뿐입니다. 제가 대회에서 꼴등을 했다고 해도 그게 결과라면 인정해야죠. 그렇지만 제가 노력하지 않은 건 아닐 거예요. 다만 선수에게 목표가 있다는 건 꾸준한 노력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는 점도 인정해요. 그런 의미에서의 제 목표는 2024년에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 경보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것입니다. 편견과 어려움 속에서도 새로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성장해가는 임경희를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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