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철강피해 2조3000억원…내년 1분기 주요설비 정상화

9월 20일 포항제철소 1냉연공장 직원이 설비 및 안전 점검하고 있는 모습.[사진=포스코]

태풍 힌남노 수해로 포스코의 매출감소 등 철강업계 피해가 2조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철강 수급은 전환생산, 수입 대체 등으로 원활한 상황이지만 주요 철강 설비의 정상 가동은 내년 1분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한 포항 수해 이후 구성한 민관합동 '철강수급조사단'의 중간보고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민동준 연세대 교수를 단장으로 철강설비·재해재난 전문가 등 10인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3차례의 현장조사를 통해 피해상황 확인과 복구계획, 수급계획 등을 점검했다. 또 이번 침수피해 재발을 막기 위한 재난대비 시스템 개선 등 권고사항도 제안했다. 

이번 피해는 제11호 태풍 힌남노에 따른 강한 집중 호우로 도심하천(냉천)이 범람, 포항제철소 2문, 3문 측으로 하천수가 집중 유입되면서 발생했다. 그 결과 △수전설비(154KV) 침수 △정전에 의한 선강 설비 가동중단 △압연지역 침수로 각종 전기 및 제조시설 마비 및 화재 등의 피해를 입었다. 

피해 규모는 철강 생산 차질에 따른 포스코의 매출감소 2조400억원과 포스코에 납품하는 기업의 매출 차질이 약 2500억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복구 상황은 침수로 고로 휴풍과 전로 출강 중단이  발생한 상공정은 정상화가 완료된 상태다. 하공정의 경우 18개 제품공장 중 6개만이 복구가 완료됐다. 연내 9개 공장은 정상 가동이 예정됐지만 스테인리스 냉연공장, 도금공장은 내년 1분기에나 정상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1후판공장의 경우 여전히 복구 일정이 미정이다. 

조사단은 피해 이후 포항제철소에서만 생산하는 전기강판, 선재, 스테인리스의 수급 차질이 우려됐지만 광양제철소 전환생산, 국내 협력생산, 수입 등으로 긴급 대응해 현재까지 철강재 시장의 수급 불안은 발생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시장 재고량 등을 고려할 때 주요 설비가 복구되는 연말까지 수급애로 발생 가능성도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설비복구 일정이 잡히지 않은 2열연의 가동 지연 여부가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향후 LNG운반선 화물창용 스테인레스 등의 진행 상황을 긴밀하게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사단은 이번 사고를 통해 포스코가 주요 제조업에 핵심소재를 공급하는 국가기간산업으로 최고 수준의 재난에도 대응이 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 권고사항을 도출했다. 미비점이 확인된 포스코의 배수시설·자가발전설비 등 설비의 보완과 재난 대비·재난 복구·시장 보호 등을 포함하는 기업활동 지속전략(BCP)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사단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포스코 이외에도 국가기간산업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태풍, 지진 등 유사시 핵심 산업으로의 안정적 공급망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BCP 수립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의 설비 복구 완료 후에도 핵심 설비나 부품의 침수‧화재 영향이 추후에 나타날 수 있어, 지속적인 설비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올 연말까지 한시 활동하는 조사단은 향후 BCP 수립 권고내용을 구체화하고 향후 설비 복구 진행에 따라 수급통계 분석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또 내달 4차 현장조사를 통해 재가동 일정이 잡히지 않은 2열연의 정상가동 여부를 확인, 수급 영향 등을 판단해 연말까지 최종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달 말 포항시가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긴급경영자금, 재해예방 인프라 구축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포스코의 차질없는 복구와 향후 재해 예방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