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산은 노조 “졸속 이전 우려”…본점 부산행 갈등 심화

[기획] 산은 노조 “졸속 이전 우려”…본점 부산행 갈등 심화

더리브스 2022-11-18 09:37: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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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전경. [사진=산업은행 제공]
산업은행 전경. [사진=산업은행 제공]

한국산업은행 노동조합은 강석훈 회장 등이 졸속으로 산은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할 지 우려하고 있다. 부산 이전이 되려면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법 개정이 되기도 전에 이전 준비가 개시돼서다.

더욱이 산은 노조는 산은 본점이 부산으로 이전될 경우 2조원이 넘는 생산 유발효과를 예상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한 보고서에 대해 근거 없이 경제 예상효과를 부풀렸다는 지적이다.

이외에도 최근 산은의 한 부서에서는 사측이 부산이전을 반대하는 댓글을 게시판에서 삭제한 것으로 알려져 게시글을 검열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지는 등 부산 이전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된 모습이다.


산은법 개정 없이 이전할까 우려하는 노조


산은 노조는 산은법이 개정도 되기 전에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시키려는 사측의 움직임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금융위원회가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을 이용해 산은법 개정도 없이 이전 계획을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통해 세우고 있다는 얘기가 들려서다. 

산은에 따르면 산은은 한국산업은행법 개정 전과 후를 나눠 단계별 외부 컨설팅을 받을 것을 검토하고 있다. 산은법 개정 전에는 지방이전의 목적 등을 검토할 예정이며 법 개정 후에는 이전부지와 시설규모 등 세부사항을 준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산은은 부산‧울산‧경남 영업 조직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강 회장은 국회가 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도 전에 이전을 위한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다만 강 회장은 지난달 20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회를 직접 설득하겠다고 말하며 이전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노조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금융위가 균특법(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을 이용해서 산은법 개정 없이 균발위(국가균형발전위원회)로 산업은행을 졸속으로 이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법 개정도 안된 상태에서 벌써 준비를 하고 있는데 나중에 다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졸속 보고서로 부산이전 강행”


[사진=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 제공]
‘KB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 [사진=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 제공]

여기에 노조는 산은 본점이 부산으로 이전될 경우 부‧울‧경 지역의 생산 유발효과가 2조4076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한 보고서에 대해 기관명도 틀린 엉터리 보고서라고 지적했다.

산은 노조는 부산시 산하 부산연구원에서 발표한 ‘KB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가 분석 방법과 내용 모두 부적정하다고 판단했다.

먼저 제목의 기관명부터 잘못 기재돼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산은의 명칭은 KDB한국산업은행(Korea Development Bank)인데 보고서 제목에선 KB산업은행으로 기재됐다.

분석 참고 문헌이 산은의 현황 공시자료 5건과 통계자료 2건만으로 매우 부실한 수준인 데다가 경제효과 계산을 지나치게 단순화했다고도 지적됐다. 또한 부산이전에 따른 신규사옥 건축비를 재정투입금액에 포함하고 산은의 운영비를 과대 계상해 산은 부산이전의 경제적 효과를 부풀렸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문제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지난달 12일 국정감사에서 해당 보고서에서 분석된 수치를 언급하며 산은 부산이전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는 점이다. 노조는 “기관명조차 혼동하고 작성된 ‘졸속 보고서’를 토대로 국가경제를 지지하는 국책은행의 지방이전을 추진하는 윤 정권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산은은 해당 보고서에 대해서 판단할 이유가 없다”며 “보고서는 내는 기관과 목적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했다.


익명게시판 검열 논란 제기된 산은


최근엔 산은 내에서 본사 이전을 두고 경영진과 직원들의 갈등이 격화된 모습도 나타났다. 사측에서 사내 익명게시판에 관리자를 두고 댓글을 임의로 삭제하는 식으로 검열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와서다.

업계에 따르면 산은 IT관련 부서는 사내 의견 제시 게시판의 운영기준 개편을 추진해 두 개 게시판인 ‘의견아고라’와 ‘특별제안아고라’에 관리자를 둘 방침이다. 앞서 본사 이전을 위한 TF팀 또는 임원 등에 대해 비판하는 말들이 게시판에서 기재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비방과 욕설 등 문제가 된 표현에 한해서만 게시글 및 댓글에 대한 삭제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기회로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댓글을 검열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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