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회추위 시즌…'관치 한파'에 얼어붙는 금융권

다가온 회추위 시즌…'관치 한파'에 얼어붙는 금융권

데일리임팩트 2022-11-18 11:29:02 신고

3줄요약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연말을 앞두고 국내 금융권에 어김없이 ‘회추위(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계절’이 찾아왔다. 지난 몇 년 간 코로나19라는 불확실성 속에서 변화보단 안정을 택해온 주요 금융지주사 및 은행권이지만, 올해는 그간 불거진 각종 대내외 변수와 소위 ‘외풍(外風)’의 여파로 그간의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업계에서는 그간의 역대급 실적의 여파로 민간 금융사의 경우, 대부분 연임 또는 다음 스텝을 위한 승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또 국책 금융기관의 경우 정권 교체 이후 첫 인사라는 점에서 현 정부의 코드에 부합하는 인사로 교체가 단행될 것으로 예측한다.

다만, 최근 정부와 금융당국 일각에서 민간 금융사의 인사에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듯한 발언이 나오면서 소위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미 현 정부 출범 초기 불거졌던 KDB산업은행 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이번 연말부터 내년 연초까지 이어지는 금융권 인사 과정에 적잖은 진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말과 내년 초 사이 CEO의 임기 종료를 앞둔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차기 회장 선정을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를 속속 구성해 출범시키고 있다.

4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4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연말‧연초 인사 앞둔 금융권

신한금융은 연말‧연초 CEO인사를 앞둔 금융사 가운데 가장 먼저 회추위를 가동했다. 이를 위해 지난 주 진행된 이사회에서 조용병 현 회장의 연임 혹은 새로운 인물의 선임 등의 여부를 결정할 회추위 가동을 공식화했다.

특히 신한금융의 경우, 이번 CEO인사 이후,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진옥동 현 신한은행장의 연임여부를 내부 인사를 통해 결정하게 된다. 신한지주 내 핵심 계열사의 수장직이라는 점에서 이번에 선임될 차기 회장의 복심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NH농협금융도 이번주 초, 차기 수장을 선임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가동을 시작했다. NH농협금융의 경우, 이번 임추위를 통해 올해 12월 나란히 임기가 만료되는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과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밖에 내년 3월 손태승 회장의 임기 종료를 앞둔 우리금융은 금명간 회추위를 가동할 방침이다. 손 회장의 첫 임기 당시, 단독 회장후보로 선정된 시점이 2019년 12월 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 말 늦어도 내달 초에는 회추위를 가동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민간 금융업계 뿐 아니라 국책은행 중 한 곳인 IBK기업은행도 윤종원 현 행장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차기 행장 선임이 예정돼있다. 현재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선임된다. 국책은행의 특성상 별도의 회추위 또는 임추위는 가동되지 않는다.

디자인. 김민영 기자.
디자인. 김민영 기자.

신한금융, ‘유일한 외풍 청정지역’

이처럼 상당수의 금융사 CEO 인사를 앞두고 금융업계 그리고 실제 인사를 단행하는 각 금융사는 다소 상반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일부 금융사는 비교적 원만한 과정의 인사가 예상되지만, 적잖은 외풍(外風)의 여파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금융사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연말‧연초 인사에서 비교적 원활한 선임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신한금융이다. 지난 몇 년간 KB금융에 내줬던 리딩금융 자리를 올해는 되찾을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그동안 조용병 회장을 괴롭혀온 사법리스크가 사라지면서 연임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는 분석 때문이다.

여기에 타 금융사와 달리 상당수의 재일교포 주주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또한 이러한 예측을 뒷받침한다.

신한금융의 최대주주는 타 금융사와 마찬가지로 9.81%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신한금융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주주는 총 17%의 지분을 보유한 약 5000여명의 재일교포다. 또 신한금융 회추위를 구성하고 있는 7명 중 배훈, 진현덕 이사 등 2명이 재일교포라는 점 또한 이러한 예측을 뒷받침한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재일교포 주주들은 대부분 간친회라는 재일교포 그룹 소속인데 주요 사안에서 공통된 의견을 도출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라며 “조 회장이 평소 재일교포 주주들과 원만한 관계를 이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디자인. 김민영 기자.
디자인. 김민영 기자.

외풍논란, 금융권 인사 화두 될까

반면, 신한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금융사들은 벌써부터 외풍 논란에 휩쌓이고 있다. 별도의 회추위 없이 금융당국의 제청을 통해 수장이 결정되는 IBK기업은행 뿐 아니라 공공성이 짙은 NH농협금융도 외풍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일단 IBK기업은행의 경우, 윤종원 현 행장의 교체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벌써부터 다양한 인물들이 차기 행장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미 정은보 전 금감원장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도는 가운데 도규상 전 금융위 부위원장, 이찬우 전 수석부원장 등도 후보군으로 언급되고 있다. 이들 모두 관료 출신으로 소위 현 정부의 ‘낙하산 인사’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들이다.

다만, 최근 진행된 Sh수협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신임 행장이 모두 내부 출신으로 꾸려졌다는 점과 그간 기업은행장을 역임한 조준희·권선주·김도진 전 행장 모두 내부 출신이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내부 인사의 승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기업은행 내부에서는 최현숙 IBK캐피탈 대표, 김성태 기업은행 전무이사 등이 차기 행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NH농협금융은 일단 차기 회장 및 계열사 CEO 선임을 위한 임추위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농협금융은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라 경영승계 절차가 개시된 날로부터 40일 이내에 추천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일단 업계에서는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의 경우,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통상적으로 과거 회장단 역시 ‘2+1년’의 방식으로 연임을 한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간 기준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공동취재사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공동취재사진.

민간 금융사에도 외풍 가능성 제기

이번 연말‧연초 인사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 여부다. 역대급 실적 달성과 완전민영화 성공 등 성과는 분명하지만, 지난 몇 년 간 이어진 일부 사법리스크가 여전히 손 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진행중인 금감원과의 중징계 취소 소송에 더해 최근 금융당국이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손태승 회장에게 또 한번의 중징계 수준의 ‘문책경고’를 의결하면서 향후 연임 가능성 또한 더 짙은 안갯속에 빠져들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만약 손태승 회장이 이번에 의결된 문책경고를 수용할 경우, 연임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문책경고 등 중징계가 확정되면 향후 3~5년간 금융권 취업 자체가 막히기 때문이다. 손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기 위해선 이번 중징계에 대한 또 한번의 취소 소송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주목해볼 부분은 낙하산 인사와 같은 외풍이 과연 우리금융과 같은 민간금융사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의 여부다.

실제로 최근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례적으로 손태승 회장의 소송 가능성에 대해 “현명한 판단을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라며 사실상 징계를 수용하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물론 이후 “정치적 외압 뿐 아니라 어떤 외압도 없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정부의 외풍 논란을 차단했다"라면서도 "이미 낙하산 논란 등 외풍 우려에 대해 상당한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게 금융권 내부의 공통된 목소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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