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오늘] 김정은의 대운하 언급…동서관통 물류·국토개조비전 노리나

[한반도의 오늘] 김정은의 대운하 언급…동서관통 물류·국토개조비전 노리나

연합뉴스 2022-11-22 16:30: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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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완공된 북한 황해남도 물길 2단계 공사 2020년 완공된 북한 황해남도 물길 2단계 공사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잇달아 '동서 대운하' 건설을 지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초 동서해를 연결하는 운하를 건설하는 것이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며 "70년전의 위대한 수령님의 꿈을 기어이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도 동서해를 연결하는 대운하 건설의 성공에 대한 의지를 처음 피력했다.

실제로 김일성 주석은 1952년 4월 평안남도 순천군에 있던 김일성종합대학을 찾아 "대동강과 예성강 상류를 운하로 연결시킨다면 이 일대의 운수 문제를 원만히 풀 수 있을 것"이라며 대운하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특히 대동강 상류와 용흥강(현 금야강) 상류 사이 또는 임진강 상류와 덕지강 상류 사이에 운하를 건설해 동서해의 배들이 서로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한다면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매우 큰 의의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대를 이어가며 대운하 건설에 집착하는 것은 태백산맥, 낭림산맥 등 북한의 험준한 지형과 낙후한 철로, 도로 사정 때문에 육로를 통한 동·서 지역간 물류 운송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는 난제를 해결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동부지역의 화학공장에서 생산된 비료를 농번기에 서부 곡창지대로 운송하거나, 서해 갯벌 소금을 동부 지역으로 운송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해상을 이용하려면 제주도 아래 공해까지 내려왔다가 동해나 서해 공해를 통해 올라가야 하는 실정이다. 북한이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장관급회담이나 군사 당국간 회담에서 제주해협 통과를 제기한 것도 이런 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

남북은 2005년 해운합의서를 체결하고 북한 상선의 제주해협 항로 이용을 허용했으나, 2010년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면서 해협 통항을 불허했다. 북한으로서는 동서를 오가는 물류에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된 셈이다.

제주해협 통과하는 북한 선박과 제주해경 헬기 제주해협 통과하는 북한 선박과 제주해경 헬기

이에 앞서 북한은 1981년 남포갑문 공사에 착수하는 등 남포와 동해 함흥 부근을 연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기술적인 문제와 경제난 등으로 미림, 봉화, 성천, 순천 등 서해 쪽 갑문 5곳을 완성하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운하 건설에는 천문학적 비용과 적잖은 노동력이 필요한 만큼 김 위원장의 잇단 대운하 언급은 단기간에 준공을 목표로 하기보다 다각적인 포석이 깔린 장기 전략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후 재건에 노력한 김일성 주석이나 나진선봉 지구, 각종 발전소 등을 구축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비해 내로라할 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선보이지 않은 김 위원장이 국토 개발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유능한 지도자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것이라는 추정이다

북한의 물류 전문가인 안병민 북한경제포럼 회장은 "북한은 동·서해 해군 이동과 대규모 물동량 운송을 위해 대운하가 필요하다"며 "대운하를 연결하지 않더라도 내륙 수로를 어느 정도 연결하고 나머지는 철도나 도로로 넘기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국가지도자로서 국토 관련 그랜드 비전이 없는 실정이라 비전이 있는 정책 제시를 통해 인민대중제일주의와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해갑문-재령강-사리원시-신계곡산용암대지 구간의 예상경로 서해갑문-재령강-사리원시-신계곡산용암대지 구간의 예상경로

[통일연구원 '김정은의 동·서해 연결 대운하 구상의 발표 배경 및 예상 경로 추정' 보고서 캡처]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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