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신도 기자] 국회가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을 다시 심사한다.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를 막고자 네이버와 카카오페이 등 선불업 사업자와 가맹점이 직접 계약을 맺어야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대안도 추진된다. 빅테크는 해당 대안이 사업 차질 등을 이유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회가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을 다시 심사한다.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를 막고자 네이버와 카카오페이 등 선불업 사업자와 가맹점이 직접 계약을 맺어야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대안도 추진된다. (사진=연합뉴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야는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전금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오는 29일 예정된 법안소위에서 구체적인 논의에 나서기로 했다. 여야는 선불업자의 입장도 충분히 검토해 개정안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불거졌던 머지포인트 사태 사례가 있었던 만큼, 여야는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에 최대한 초점을 맞추는 것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예탁금 관리와 운용 방안에 대해서 업계의 입장 등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추가적인 논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머지포인트 사태는 불투명한 수익구조와 사업내용에도 '통합 할인 포인트 바우처'를 내걸고 막대한 이용자를 끌어모았다가 서비스 범위를 대폭 축소하면서 막대한 피해를 낳았다. '폰지사기(다단계 사기)' 의혹이 일었던 사건으로 금융소비자는 1000억원으로 추산되는 금융 피해를 입었다.
머지포인트 사태를 교훈으로 정치권은 선불업 사업을 영위하려면 반드시 모든 개별 가맹점과 직접 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선불업 사업 과정에서 미흡한 가맹점 관리가 머지포인트와 같은 문제를 야기한 만큼 일정 이상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직 여야 간 선불 예치금을 어떻게 관리할 지에 대해서 합의가 이뤄진 상황은 아니지만, 선불충전금을 신탁하거나 예치·지급보증을 가능토록 해 관리한다는 안이 논의되는 상황이다. 선불업자가 선불충전금을 마음대로 남용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마련한다는 것은 여야 간 견해가 일치한다.
전금법 개정안 논의 방향에 대해 빅테크를 비롯한 선불업자들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수백만 곳이 넘는 가맹점과 개별 계약을 맺고 관리하는 건 비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대표적으로 결제사업을 영위하는 카드업계나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업자들은 PG(전자결제대행업)사나 밴(VAN·부가통신업)사를 통해 가맹점을 간접적으로 관리하면서 계약을 하는 상황에서 가맹점 직접 개별 계약은 서비스에 차질을 불러올 공산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직접 계약을 통해 가맹점을 관리하게 되면 선불업 서비스 과정 중 직접 계약을 맺지 않은 업체와의 결제나 서비스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는 선불업자가 금융소비자의 선불충전금에 대한 법적인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입장이다. 머지포인트 사태 탓에 가맹점과 직접 계약을 해서라도 소비자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어떤 방식으로라도 선불충전금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만큼 머지포인트 사태로 인해 빅테크 등 플랫폼의 사업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신뢰 실추가 전금법 규제 강화에 일조한 것으로 점쳐진다"며 "여야 간 입장도 선불충전금 등 보다 안전한 사업 구축에 초점을 맞춘 만큼 전금법 개정안에서 보다 강력한 규제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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