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자사주 활용법...주주 대신 임직원 보상 택했다

SK이노베이션의 자사주 활용법...주주 대신 임직원 보상 택했다

주주경제신문 2022-11-30 17:33:42 신고

3줄요약

SK이노베이션이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매입한 자기주식(자사주)을 임직원 보상 목적으로 처분해 주주환원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자사주는 881만3382주로 9.53%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자사주는 2017년까지 52만1165주를 유지해왔다. 이후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2018년, 2020년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다.

​2018년에는 498만주972주(1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으며, 2020년에는 462만8000주(4953억)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SK이노베이션은 매입한 자사주 중 일부를 7차례에 걸쳐 처분했다. 그중 6차례가 사외이사 및 임직원에 대한 보상 목적으로 지급했으며, 주주환원은 1차례에 불과했다.

​회사는 2021년 7월, 2022년 4월 두 차례 걸쳐 총 2196주(5억1228만원 규모)를 사외이사에게 스톡 그랜트(Stock grant) 방식으로 자사주를 지급했다. 스톡 그랜트 방식은 주식을 계좌에 직접 지급하는 방식이다. 주식을 받은 사외이사들은 임기 내 해당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거나 현금화할 수 없다.

​지난해 6·10월, 올해 4·10월에는 SK이노베이션 및 각 자회사 직원에 대한 상여 목적으로 자사주를 처분했다. 처분 규모는 총 102만9583주(1984억4340만원)이다. 자사주를 지급받은 임직원들은 주식을 자유롭게 매도할 수 있다.

올해 4월에는 주주들에게 85만2329주(총 1802억6758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현물 배당했다. 신규 투자 소요 부담을 감안해 자사주로 현물 배당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9월 배당을 금전 외에도 주식과 기타 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정관변경을 했다.

​SK이노베이션의 자사주 처분을 두고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체고라는 자사주 취득 목적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흔히 기업의 자사주 취득은 주가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상장사가 자사주를 취득하면 유통주식 물량이 감소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의 주당 가치가 올라가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직원이 지급받은 자사주를 시장에 매도한다면 주주환원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강소현 자본주의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임직원 보상을 위한 자사주 처분은 기업의 자사주 계좌에서 매수자의 증권계좌로 이체되기 때문에 해당 주식이 즉시 유통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상여금 명목으로 자사주를 받은 임직원이 지속해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특정 시점에서는 보유주식을 매도할 것이기 때문에 결국 유통주식수는 증가하고 자사주 취득 시 주주가 기대했던 환원 효과는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자사주를 현물 배당하는 경우에는 주주환원 효과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강 연구위원은 "기업의 자사주 취득을 주주환원이라고 보는 이유는 유통주식수가 감소하기 때문이다"며 "현물배당 방식으로 자사주를 처분하면 유통주식수가 다시 증가한다는 측면에서는 주주환원 효과가 반감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자사주 소각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지난해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해 SK온을 설립할 당시에도 시장에서는 자사주 소각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진행되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을 비롯한 관련 정책에 대해선 현재 말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SK이노베이션의 일반 주주들은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소액주주 연대는 "자사주 매입은 환영할 일이지만, 이를 소각하지 않고 배당 및 상여금을 위해 다시 매도하여 시장에 내놓는 것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다"며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매입 후 소각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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