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화 “영혼 갈아 넣은 영화 ‘영웅’…‘해냈다’ 자부”

배우 정성화가 8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뮤지컬영화 ‘영웅’의 언론시사회에서 “안중근 의사의 삶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게 큰 도전이었으나 영화를 보니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며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은 영화의 포스터. 사진제공｜CJ ENM

안중근 의사 삶 뮤지컬영화 ‘영웅’의 얼굴들

거사부터 죽음까지 1년의 삶 담아
생생한 감정 담으려 라이브 녹음
윤제균 감독 “조마리아 독창 최고”
‘궁녀’ 김고은 “연습+과외 혼신 쏟아”

“영혼을 갈아 넣어서 만든 영화입니다. 저희의 진심이 전해지길 바랍니다.”

21일 개봉하는 뮤지컬 영화 ‘영웅’(제작 JK필름)을 통해 도마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그린 배우 정성화의 얼굴에선 긴장감 역력히 묻어났다. 하지만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에는 영화에 대한 확신이 가득했다. 2009년 초연부터 14년 동안 원작 뮤지컬을 이끌며 누구보다 안중근 의사의 삶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봤던 그는 영화로 다시 그려낸 안중근에 대해 “저에게도 큰 도전이었으나 영화를 보며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고 힘줘 말했다.

영화는 안중근 의사가 1909년 10월 중국 하얼빈역에서 일본의 초대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 암살을 결심한 뒤 거사를 실행하고 일본 법정에서 사형 판결을 받아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1년을 담는다. ‘국제시장’과 ‘해운대’로 각각 1000만 관객을 모은 윤제균 감독이 연출했다.

‘영웅’의 두 주역 정성화와 윤제균 감독이 8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자신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첫 무대에 나섰다.


●“어머니를 위한 영화이길”

윤제균 감독은 안중근 의사의 ‘영웅적 면모’만큼이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의 이야기를 중요하게 담아내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국제시장’이 격동의 세월을 살아온 아버지에 대한 영화라면 ‘영웅’은 어머니에 대한 영화다”라고 설명했다. 극중 가장 좋아하는 장면으로 일본 감옥에 갇힌 아들을 떠올리며 눈물로 노래를 부르는 조마리아 여사의 독창 신을 꼽기도 했다. 이에 조마리아 여사 역 나문희는 “아들을 떠나보낸다고 생각하고 노래를 하려니 목이 메어 노래를 못하겠더라.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었다”고 돌이켰다.

“조마리아 여사님은 굉장히 결연한 분이시죠. 제가 그런 분을 연기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어요. 하지만 윤 감독의 응원 덕에 용기 있게 참여하게 됐죠. 예전에 했던 악극 무대가 많이 떠올랐어요.”


●“히어로 아닌 인간 안중근”

안중근을 연기한 정성화는 누군가의 아들이기도 했던 의사를 “슈퍼 히어로물의 막강한 히어로처럼 표현하지 않으려 했다”고 강조했다. “한 명의 인간, 그 자체”로 표현하려고 했다는 설명이다. “뮤지컬에서 느꼈던 감동까지 영화로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도 자신했다.

김고은도 정성화와 함께 호흡했다. 일본으로 건너가 독립군의 정보원이 된 조선의 마지막 궁녀를 연기했다. 명성황후가 일본의 자객에게 시해되는 모습을 바라보며 절망하는 장면과 상당량의 일본어 대사를 소화한 그는 JTBC 음악 예능프로그램 ‘바라는 바다’, ‘너의 노래는’ 등에서 노래 실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일본사람들 앞에서는 감정과 표정을 드러내지 않다가 노래가 시작되면 극단적인 감정을 바로바로 드러내야 했어요. 감정과 노래를 다 하고 싶어서 정말 굉장히 열심히 준비했어요. 현장에서는 감독님을 조르고 졸라서 만족할 때까지 여러 테이크를 갔죠. 시간 날 때마다 연습실을 빌려 혼자 연습하고 보컬선생님께 수업도 틈틈이 받았어요.”

이승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