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韓뮤지컬 영화의 기준점이자 자존심이 될 수작 [리뷰]

‘영웅’ 韓뮤지컬 영화의 기준점이자 자존심이 될 수작 [리뷰]

스포츠동아 2022-12-12 07: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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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CJ ENM

한국 뮤지컬 영화의 기준이자 자존심이 될 작품이다.

뮤지컬 무대가 주는 웅장한 울림과 영화가 주는 극적인 재미를 균형 있게 담아냈다. 일급 뮤지컬 배우 정성화의 뛰어난 노래와 연기, 관객의 마음을 울리는 보편적인 감동의 정서를 매만지는 윤제균 감독의 연출력이 함께 빛난 덕분이다. 뮤지컬 영화 불모지라는 한국에서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영화, ‘영웅’(제작 JK필름)이다.

21일 개봉하는 영화는 안중근 의사가 1909년 10월 중국 하얼빈 역에서 일본의 초대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 암살을 결심한 뒤 거사를 실행하고 일본 법정에서 사형 판결을 받아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1년을 그린다. 위대한 독립운동가의 ‘영웅적 면모’ 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아들이자 아내, 그리고 또 누군가의 친구였던 안중근 의사의 인간적인 면까지 입체감 있게 담았다.

사진제공 | CJ ENM



●정성화라는 중심

영화는 2009년 초연된 이후 14년째 원작 뮤지컬을 이끌고 이는 정성화에게 다시 한 번 안중근 의사 역을 맡겼다. 뮤지컬계의 ‘탑 티어’, 그것도 원작 뮤지컬의 얼굴을 주인공으로 택해 한국 뮤지컬 영화를 생소하게 여기는 관객들의 거리감을 최소화했다. 눈물을 자아내는 감동적인 스토리에도 뮤지컬영화로서의 매력을 잘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은 9월 개봉작 류승룡·염정아 주연의 뮤지컬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아쉬움을 채운 느낌이다.

오리지널 넘버들을 현장서 라이브로 소화한 정성화는 수많은 감정이 응집된 안중근 의사의 진심을 전하며 극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원작 뮤지컬을 사랑하는 팬들은 정성화가 전하는 뮤지컬의 감동을 스크린을 통해 다시 느낄 기회를, 영화 팬들에게는 정성화라는 뛰어난 배우를 새롭게 발견할 행운을 전해줄 될 전망이다.

사진제공 | CJ ENM

사진제공 | CJ ENM



●신의 한 수 김고은·치트키 나문희

JTBC 음악 예능프로그램 ‘바라는 바다’, ‘너의 노래는’ 등을 통해 뛰어난 노래 실력을 선보였던 김고은은 단언컨대 이 영화의 ‘신의 한 수’로 꼽힌다. ‘당신을 기억합니다 황후마마여’, ‘그대 향한 나의 꿈’, ‘내 마음 왜 이럴까’ 등 일본으로 건너가 독립군의 정보원이 된 조선의 마지막 궁녀 설희를 연기한 그가 솔로 넘버들의 부를 때의 힘은 가히 폭발적이다. 디즈니의 라이브액션 뮤지컬 영화 ‘알라딘’에서 최고 꼽히는 쟈스민(나오미 스콧)이 ‘스피치리스’를 부르는 장면을 떠올리게 할 정도다.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역의 나문희는 62년간 쌓아온 관록으로 잊을 수 없는 여운을 선사한다. 그가 일본군에게 잡혀 죽음을 앞둔 아들을 떠올리며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를 열창하는 장면은 오히려 완벽하지 않으면서도 투박하고 떨리는 그의 음성이 더욱 관객의 심금을 울린다.


●한국 뮤지컬의 기준점



사실 한국영화는 뮤지컬영화의 불모지와 다르지 않았다. ‘김종욱 찾기’, ‘부라더’, ‘스윙키즈’ 등은 뮤지컬을 원작 삼으면서도 극영화로 제작됐다. 관객이 한국영화 속 배우들이 춤을 추고 노래는 부르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뮤지컬 장르를 소화할 만큼 노래와 춤 실력, 티켓 파워까지 갖춘 배우를 캐스팅하기도 쉽지 않았던 것도 이유다. 하지만 ‘영웅’은 최고의 뮤지컬 배우를 중심으로 스타급 영화배우들을 조연으로 배치해 관객이 느끼는 어색함과 영화의 약점을 모두 가렸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넓고 광활한 설원의 전경을 담아내며 블록버스터 영화로서의 실감까지 느끼게 했다. 뿐만 아니라 1909년도 블라디보스토크의 생생한 풍경은 1800년대 후반부터 1900년대 초반의 건축물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는 라트비아 로케이션을 통해 실감 나게 담아내는 등 완성도 높은 프로덕션이 유난히 눈부시다. 뮤지컬영화로서의 도전과 블록버스터로서의 미덕을 한 작품에 녹이는 그 어려운 일을 ‘영웅’이 해낸 셈이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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