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정민 기자]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박희영 구청장 등 용산구청 간부 여러 명이 이태원 참사 후 휴대전화를 바꾸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일부 간부는 휴대폰을 분실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일부 참고인도 같은 방식으로 증거를 숨기려 한 단서를 잡고 조만간 용산구청 간부들 신병 확보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참사 일주일 뒤인 지난달 5일 그간 사용하던 삼성전자의 갤럭시 휴대폰 대신 애플 아이폰을 새로 구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본은 사흘 뒤인 지난달 8일 박 구청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해당 아이폰을 압수했다. 당시 박 구청장은 수사관들에게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았다.
특수본은 같은 달 22일 포렌식을 앞두고 비밀번호를 요구했고, 박 구청장은 그로부터 사흘 뒤인 25일에야 수사팀에 비밀번호를 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재난안전 실무 책임자인 문인환 안전건설교통국장도 참사 이후 휴대전화를 화장실 변기에 빠뜨렸다면서 휴대전화를 새로 구해 쓰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본은 이들이 참사 전후 자신의 행적과 각종 연락 흔적을 숨기기 위해 새 휴대전화를 장만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증거인멸을 우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외에도 이임재(53) 전 용산경찰서장과 류미진(50) 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 등 총경급 경찰 간부들에 대한 보강수사도 진행 중이다.
특수본은 이 전 서장이 참사 직후 허위 사실이 기재된 상황보고서를 검토·승인했다고 보고 기존 업무상과실치사상에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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