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학폭 피해자 등 ‘약자들의 반란’…편견을 깼다 [연말 기획]

장애인·학폭 피해자 등 ‘약자들의 반란’…편견을 깼다 [연말 기획]

스포츠동아 2022-12-29 06:30:00 신고

3줄요약

올해 방송가와 스크린에서는 비주류로 치부되던 ‘약자’들의 이야기가 주목 받았다.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영화 ‘니얼굴’은 발달장애인을 다뤘으며 여성 서사를 쓴 tvN ‘작은 아씨들’이 인기를 얻었다. tvN ‘슈룹’은 성소수자를 등장시켰다. 각각 이주민과 학교 폭력 피해자를 내세운 ‘헤어질 결심’과 애플TV+ ‘파친코’, 넷플릭스 ‘더 글로리’와 웨이브 ‘약한영웅 Class 1’도 눈길을 끌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각 방송사

올해 사회적 시선을 바꾼 대중문화 화제 콘텐츠

제2의 오겜 ‘우영우’ 글로벌 인기몰이
‘재벌집 막내아들’ 권력 민낯 드러내
‘시맨틱 에러’ 성소수자 새 시선 물꼬
학원 액션물 ‘약한영웅’ 흥행과 호평
이주민의 스토리 ‘파친코’도 큰 울림
‘약자들의 반란’. 올해 대중문화 콘텐츠를 관통하는 한마디다.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지는 세상에서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가 꽃을 피웠다. 장애인, 성소수자, 학교폭력 피해자 등의 슬픔과 분노, 응징을 담은 작품들이 대중적 인기를 얻으면서 사회적인 변화도 이끌어냈다. 각 작품의 성과와 함께 명대사도 한데 모아 함께 울고 웃었던 순간들을 되짚어봤다.


●장애의 벽을 넘어…‘우영우’ ‘니얼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가 올해 방송가를 집어삼켰다. 8월 종영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장애인을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존재로 그린 이전 드라마들과는 색다른 접근 방식이 장애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바꾸는 계기도 됐다. 덕분에 드라마는 17.5%의 시청률과 글로벌 인기까지 모두 거머쥐었다. 미국 CNN에서는 “제2의 ‘오징어게임’”으로 평가했을 정도다. tvN ‘우리들의 블루스’, 영화 ‘니얼굴’에 출연한 배우 겸 미술작가 정은혜도 빼놓을 수 없다. 발달장애인인 그는 두 작품에서 다운증후군 캐릭터의 일상과 애환을 담담하게 그려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재벌집 막내아들’ ‘빅마우스’


권력층에 맞서는 ‘을(乙)’의 이야기가 시청자의 카타르시스를 자극했다. 25일 26.9%로 종영하며 올해 방송한 드라마 가운데 최고 흥행작으로 된 JTBC ‘재벌집 막내아들’이 대표적이다. 재벌 총수의 오너 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 송중기가 죽임을 당한 후 재벌집 막냇손자로 환생해 인생 2회차를 사는 내용이다. 비록 ‘깨어보니 꿈’이었다는 용두사미 식 결말은 아쉬움을 자아냈지만, 송중기가 순양그룹에 칼을 겨눈 채 복수의 포석을 쌓는 과정이 숨 막히는 긴장을 선사했다. 9월 종영한 MBC ‘빅마우스’의 이종석도 특권층의 민낯을 파헤치며 ‘을의 승리’를 그려냈다. 그는 거대한 음모에 휘말려 희대의 사기꾼이라는 누명을 쓴 생계형 변호사를 연기해 호평을 이끌어냈다.


●다채로워진 여성 서사…‘작은 아씨들’, ‘술꾼도시여자들’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보다 여성들의 연대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들이 올해에도 저력을 발휘했다. 10월 종영한 tvN ‘작은 아씨들’은 김고은, 남지현, 박지후가 세 자매로 등장해 의문의 비자금을 둘러싼 사건을 풀어나갔다. 비록 가난하지만 깊은 우애로 씩씩하게 살아가는 이들의 모험담이 시청자의 공감을 얻었다. 세 자매를 위기에 빠뜨리는 재력가 엄지원이 매력적인 악역으로 등장하면서 주연 라인업이 전부 여성 캐릭터로 채워졌다. 최근 공개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술꾼도시여자들’ 시즌2는 한선화, 정은지, 이선빈이 술과 세월로 다져진 우정을 진하게 그리고 있다. 특히 20∼30대 시청자들로부터 “내 친구들의 이야기”라는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지난해 10월 시즌1에 이어 티빙의 ‘킬러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음지에서 양지로 나온 퀴어…‘시맨틱 에러’, ‘슈룹’


젊은 남성의 동성애 로맨스를 그리는 BL물이 인기를 끌면서 ‘음지 문화’로 소비되던 퀴어 콘텐츠가 양지로 나왔다. 특히 박서함·박재찬 주연의 왓챠 시리즈 ‘시맨틱 에러’는 팬들의 열광적인 성원에 힘입어 포토북 발매, 영화 개봉까지 이어졌다. 미국 유명 경제지 포브스도 “‘시맨틱 에러’가 성소수자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관점까지 바꿨다”며 주목했다. 나아가 레즈비언(여성 동성애자) 무당이 등장한 넷플릭스 ‘썸바디’, 여성이 되기를 원하는 트랜스젠더 왕세자가 나온 tvN 사극 ‘슈룹’ 등 퀴어물이 아닌 작품들도 성소수자 캐릭터들이 입체적으로 다뤘다. 예능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웨이브는 성소수자 연애 리얼리티 ‘남의연애’ ‘메리 퀴어’를 내놨고 트랜스젠더인 유튜버 풍자가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했다.


●학교 폭력을 그리는 다른 방법…‘약한영웅 Class1’, ‘더 글로리’

올해 웨이브에 가장 많은 신규 가입자를 견인한 오리지널 콘텐츠 ‘약한영웅 Class1’은 학교폭력 피해자가 폭력에 서서히 물들어가는 과정을 학원액션물로 담아냈다. 학용품, 참고서 등을 활용한 독특한 액션으로 흥미를 자아내면서도 폭력에 대한 비판의식까지 담아내며 대중적 흥행과 호평을 고루 얻었다. 올해 초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과 촉법소년 이슈를 사실적으로 다뤄 극찬을 받은 ‘소년심판’이 각각 좀비물과 법정물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살려 일부 에피소드에 학교 폭력 문제를 조명했다. 30일 공개하는 넷플릭스 ‘더 글로리’도 마찬가지다. 송혜교가 유년시절 자신에게 학교 폭력을 일삼았던 가해자를 복수하는 내용이다.


●떠나온 이주민들의 이야기…‘파친코’, ‘헤어질 결심’

이주민과 난민이 주요 글로벌 이슈로 떠오르면서 관련한 콘텐츠 역시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4대에 걸친 한인 이민 가족으로 ‘자이니치’(在日·재일 한국인)의 수난사를 그린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는 역사적 아픔을 통해 ‘코리안 디아스포라’라 불리는 경계인과 이주민의 설움으로까지 이야기를 확장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미국 고담 어워즈에서 작품상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등 미국 주요 시상식에 후보로 지명됐다. 칸 국제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에 감독상을 안기고 아카데미 수상까지 노리고 있는 ‘헤어질 결심’도 극중 재중교포 3세대 탕웨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주민일 뿐만 아니라 가정폭력의 피해자이자 돌봄 노동 종사자 등 사회적 약자 위치에 놓인 그의 ‘꼿꼿한 사랑’을 절절히 그렸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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