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예산·인력 구조조정, 민간에도 ‘불똥’

공공기관 예산·인력 구조조정, 민간에도 ‘불똥’

데일리안 2022-12-29 07:00:00 신고

3줄요약

정부, 3년간 공기업 1만2000명 감원

예산 효율화 따라 사업비도 축소

민간 위·수탁사업 구조조정 불가피

정원 감축, 청년 신규 채용 악영향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발착장에서 집배원이 소포 상자를 택배 차량에 싣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발착장에서 집배원이 소포 상자를 택배 차량에 싣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정부가 공공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인력 감축과 사업비(예산) 절감을 추진하면서 그 여파가 민간 영역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새 정부 집권 이후 강도 높은 공공기관 경영혁신을 추진해 온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기능, 조직·인력, 예산, 자산, 복리후생 등 5대 분야에 대한 효율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지난 26일에는 최상대 기재부 제2차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마지막 가이드라인으로 기능조정과 조직·인력 효율화 계획을 심의·의결했다.

기재부 혁신가이드라인에 따라 앞으로 공공기관은 전체 인력(정원)에서 1만2442명을 2025년까지 3년간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 현재 공공기관 정원은 약 44만9000명이다. 이 가운데 2.8%를 구조조정하는 셈이다.

기재부는 내년 1만1081명을 시작으로 2024년 738명, 2025년 623명 순으로 인력을 줄이면서 연간 7600억원 수준의 인건비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앞서 발표한 예산·자산 효율화와 함께 내년부터 인원 감축에 나서면서 공공기관으로부터 사업을 수탁해 온 일부 민간 업체들의 경우 피해가 우려된다.

당장 일부 항만공사 경우 그동안 민간 업체에 맡겨 온 항만 내 화물 상·하역과 경비보안 업무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 항만에서 약 150개 민간 업체가 경비·보안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일부는 예산 효율화에 따라 사업 축소가 불가피하다.

한 항만공사 관계자는 “예산이 줄어드니 민간 위탁을 줄이거나 낮은 금액으로 사업자를 뽑을 수밖에 없다”며 “사업 질적 하락이 우려되지만 우리도 다른 선택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도 예산 절감 목적으로 우체국 택배에 투입되는 민간 인력을 감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체국 택배는 우정사업본부 소속 집배원과 물건당 배송료를 받는 지입차주 형태 민간 위탁택배 인력이 함께 물량을 처리하고 있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이 12월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최상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이 12월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 기능조정 및 조직·인력 효율화 계획 브리핑'에서 주요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앞으로 위탁택배 인력을 줄이고 소속 집배원 배송을 늘려 예산을 절감할 계획이다. 건당 배송료를 지급하는 민간 인력을 줄이고, 배송량과 관계없이 급여를 주는 집배원 업무를 늘리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우체국 위탁택배를 해온 A 씨는 “최근 집배원들과 (위탁택배) 담당자로부터 내년에 우체국에서 (위탁)택배 기사들을 줄이려고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졸지에 직장을 잃게 되는 건데 정부 정책 의도가 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정원 감축은 고용시장에도 적잖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스스로 내년에 고용 한파를 우려하는 상황에 양질의 일자리로 손꼽혀 온 공공기관 정원 감축은 청년층 일자리에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경기 침체가 확실시되면서 최근 대기업 등에서도 희망퇴직 형태로 인원 감축에 나선 터라 정부가 계획하는 민간 영역에서의 고용 확대도 기대하기 힘들다.

기재부는 공공기관 구조조정이 신규 채용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며 청년 인턴을 2000명 늘리기로 했지만, 인턴 확대가 청년층 일자리 감소 대안이 될 수는 없다.

한 경제평론가는 “내년도 경제가 과거 경제 위기 수준까지 나빠질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 정부 스스로 고용시장의 문을 좁히는 건 아닌지 숙고해볼 필요가 있다”며 “어려울 때마다 공공기관이 일자리 버팀목 역할을 해줬다는 점에서 예상보다 더 큰 충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