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전소연 기자] 미국 자동차 산업이 전 세계 친환경 기조에 따라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산업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미국 자동차 공장 건설이 전기차 전환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에 힘입어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시간 비영리 자동차 연구 단체(CAR)인 '센터 포 오토매틱 리서치'를 인용, 지난해 1~11월까지 발표된 미국 내 자동차 신규 공장 건설 투자 규모는 약 330억달러(약 41조6460억원)라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366억달러) 기준 2년 연속 3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특히 WSJ에 따르면 이는 지난 2000년(41억3000만달러)과 비교해서는 8배 폭등한 규모다.
자동차 공장 건설 시장은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들이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속속 보이자 덩달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연합(EU) 집행위는 오는 2035년까지 휘발유와 경유로 움직이는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EU의 행보를 두고 친환경 자동차 시장 확립을 위한 모습이자, 유럽 탄소 배출량 감축과 기후 중립 달성을 위한 조치로 풀이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지난해 시행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일환으로 전기차·배터리 생산 공장에 대규모 지원책을 제시한 것도 공장 건설 붐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WSJ는 "현재 대부분 전기차 배터리는 아시아에서 생산되는데, 해외 의존에 따른 공급망 우려와 수송 비용 등을 고려해 미국에 생산시설을 짓는 수요도 있다"고 전했다.
IRA법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최종 서명으로 지난해 시행, 북미에서만 생산된 배터리를 사용하거나 현지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대상으로 대당 7500달러(약 1000만원)에 이르는 보조금을 세액공제 방식으로 지급하는 내용이 골자다. 다만 중국산 배터리가 사용된 전기차는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로만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조건도 포함됐다.
서울 강남구 한 빌딩에서 전기차들이 충전 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미국 공장 건설 붐이 일어나면서 국내 전기차 또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들도 잇따라 북미 지역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업체별로는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현지 내 생산 역량을 현재 7%에서 4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이를 위해 △지역 △고객 △제품 △스마트팩토리 등 총 4개 부문에 대해 북미 시장 대응력을 강화하고 북미 지역 내 EV파우치를 비롯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원통형 배터리 생산을 통해 제품 대응력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삼성SDI도 북미 시장에 지난 5월 미국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 계약을 체결,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가 2025년 1분기부터 공장을 본격 가동한다. 또 SK온과 글로벌 완성차 업체 포드와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도 지난 7월 공식 출범하며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튼튼히 다졌다. 법인은 2025년부터 미국 켄터키주, 테네시주의 3개 공장에서 양산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 정책을 반영하고 있고, 앞으로 친환경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관련 시장이 더 확대될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라며 "이미 미시간, 조지아주 등이 내연기관차 중심으로 제조설비를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자동차 수출은 9.5%, 수입은 16.4% 증가했다. 반면 전기차 수출은 112.2%, 수입은 264.5% 급등했다. 전체 수출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코로나19 기간 중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1년에는 지난 2019년 대비 약 1.9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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