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인사 이동 소식은 디자이너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리카르도 티시가 떠난 버버리의 빈자리는 다니엘 리가 차지했고, 파리 컬렉션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주목받은 루도빅은 앤 드뮐미스터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됐다. 한편 팬덤을 가진 라프 시몬스는 자신의 브랜드를 접고 미우치아 프라다와 함께하는 컬렉션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무엇보다 구찌와 갑작스러운 이별 소식을 전한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그의 철학적 해석을 좋아한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패션위크 기간에 한국 셀럽들의 파급력을 경험한 패션 하우스들은 영향력 있는 셀럽을 앰배서더로 발탁하기 위해 나섰다. 그 결과는? 뉴진스의 하니는 구찌 글로벌 앰배서더가 됐고, 배우 박보검은 셀린느 쇼에 참석하며 관계를 이어갔다. 또 아미는 배우 최우식을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했고, 개인 활동을 시작한 BTS 멤버들도 속속 패션 하우스의 러브 콜 소식을 전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디자이너 이혜미가 잉크 쇼를 팔레 드 도쿄에서 선보였을 때 또 다른 챕터가 펼쳐졌음을 직감했다. 한국 디자이너들은 서울에서 조금씩 다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제이든 초는 섬세한 비즈 장식을 더해 룩을 완성하는가 하면, 지용킴은 선블리치 기법으로 인상적인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 민주킴도 글로벌 브랜드들과 성공적인 컬래버레이션을 거듭하며 해외 쇼를 준비 중이다.
매 시즌 기발한 아이템으로 신선한 자극을 주는 조너선 앤더슨은 지난 JW 앤더슨 2022 F/W 멘즈 컬렉션에서 3D 프린트 비둘기 클러치백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그의 상상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JW 앤더슨 2023 S/S 여성 컬렉션에서 키보드를 몸에 달고 나오는가 하면, 금붕어가 들어 있는 듯한 드레스를 선보이기도! 또 로에베 쇼에선 거대한 안스리움을 가슴에 품은 룩이 등장했고, 여기에 오프화이트™과 보테가 베네타까지 합세해 입체적인 플라워 모티프의 룩이 이어졌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이슈는 패션계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화두다. 이러한 흐름과 함께 중고 거래에 대한 시각도 확연히 달라졌다. LVMH 모엣 헤네시 루이 비통은 아카이브 제품을 판매하는 플랫폼 ‘헤리스토리아’를 론칭했는데, 지방시 쿠튀르 드레스부터 주얼리, 위스키까지 작품 같은 컬렉션이 포함돼 있다. 롤렉스 역시 중고 거래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입증하는 데 나섰다. 중고 제품의 정품 여부를 감별해 보증서를 발급하기로 한 것.
도시를 탐험하던 디자이너들이 다시 여행을 시작했다. 서울에서 두 번의 쇼를 취소한 후에도 경복궁 복원 후원을 약속한 구찌는 오는 5월 15일 서울에서 2024 S/S 크루즈 쇼를 공개하기로 한 것. 한편 마르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란체스코 리소는 2023 F/W 컬렉션 장소로 도쿄를 선택했다. 코로나19 이후 목말라 있던 동서양의 문화 교류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를 모으는 중!
금수저 논란에도 노력과 행운의 시너지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이 있다. 미우미우 쇼에 선 비요크의 딸 이사도라 브자카르도티르 바니, 이완 맥그리거의 딸 에스더 맥그리거가 그 주인공. 여기에 티모시 샬라메와 〈본즈 앤 올〉에 출연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테일러 러셀, ‘흑인 인어공주’로 캐스팅부터 화제를 모은 할리 베리까지. 2023년을 이끌 새 얼굴에 기대감이 증폭되는 중!
에디터 김지회 사진 GETTYIMAGESKOREA/ IMAXtree.com 디자인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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