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수익 은닉 '옥중지시'…측근 "끝까지 지킬 것"

김만배, 수익 은닉 '옥중지시'…측근 "끝까지 지킬 것"

연합뉴스 2023-01-12 20: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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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뒤 변호인 통해 지시 하달…부동산·사채 투자도 지시

취재진 질문 듣는 김만배 취재진 질문 듣는 김만배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대장동 개발 사업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2023.1.9 saba@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조다운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57) 씨가 자신의 형사사건을 맡은 변호인을 메신저 삼아 측근들에게 수시로 대장동 사업으로 벌어들인 범죄수익을 은닉하라는 '옥중 지시'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 씨와 이사 최우향(쌍방울그룹 전 부회장)씨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공소장에는 김씨가 이들을 통해 대장동 범죄수익 총 275억원을 은닉하는 과정이 자세히 담겼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씨는 2021년 9월 검찰이 대장동 사건을 본격 수사하자 화천대유 및 천화동인 1호 자산에 대한 추징보전 청구 등의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이를 은닉하기로 했다.

김씨의 은닉 지시는 주거지 압수수색, 구속영장 청구, 구속 기소, 수사팀 변경, 추징보전 청구 등 수사 상황에 변화가 생길 때마다 수시로 내려졌다.

화천대유 또는 천화동인 1호에서 정상적으로 자금이 집행된 것처럼 가장해 수표를 인출한 다음 추적이 어려운 소액수표로 교환하거나, 김씨 명의의 계좌로 자금을 옮겨 부동산을 매수하라고 지시했다.

이한성 씨와 최우향 씨, 또 다른 측근인 화천대유 대표 이성문 씨 등 세 사람은 역할을 나눠 김씨 지시를 실행에 옮겼다.

이한성 씨는 수표 출금과 교환을 담당했다. 최우향 씨는 변호인을 통해 김씨에게 은닉된 범죄수익 현황을 보고하고 그에 관한 김씨 지시를 받아 전파했다. 이성문 씨는 화천대유 대표로 재취임한 지난해 5월부터 은닉된 범죄수익 등을 관리했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2021년 10월 15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는 모습. 오른쪽 헬멧 쓴 남성이 화천대유 이사 최우향 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2021년 10월 15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는 모습. 오른쪽 헬멧 쓴 남성이 화천대유 이사 최우향 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 사람은 김씨 사건을 변론하거나 화천대유와 자문 계약을 맺은 변호사들의 조언을 받아 적법한 자금 집행인 것처럼 이사회 의사록, 주주총회 의사록 등 관련 서류를 만들었다.

김씨가 2021년 11월 대장동 사건으로 구속된 뒤엔 구치소 접견을 다니는 변호사들을 메신저로 이용했다. 접견 내용이 녹음되지 않고 서류 열람이나 필기가 가능한 점을 이용했다.

변호사들을 통해 김씨 지시를 받은 세 사람은 2021년 11월∼지난해 11월 범죄수익을 수표로 출금한 다음 수백장의 소액수표로 교환하거나, 화천대유 직원의 지인 오피스텔, 차명 대여금고, 집안 금고 등으로 장소를 옮겨가며 분산 보관하는 식으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했다.

김씨는 부동산·사채 등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창출하란 지시도 내렸다.

이한성 씨는 형사처벌을 우려하면서도 '김씨 지시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수익 창출 방안을 찾았다. 최씨도 높은 이자율로 은닉 자금을 타인에게 대여했다.

이들은 추징보전으로 천화동인 1호 계좌가 막혀 부동산 매매 잔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할 상황이 우려되자 2021년 11월 계좌에서 10억원을 인출해 A 변호사에게 결제 대금 예치(에스크로) 명목으로 미리 송금해 빼돌리기도 했다.

김씨는 이들에게 '추징보전에 대비해 (대장동) B1 블록의 수익금을 유동화할 방안을 상의하라'는 지시도 전달했다.

지난해 5∼7월 검찰 수사팀 지휘부와 구성원이 바뀌었을 땐 재수사에 대비해 친형 등에게 보낸 범죄수익 은닉 관련 서신을 폐기할 것도 지시했다.

이씨 등은 검찰의 재수사가 시작되자 자금 관련 보고서를 작성해 김씨에게 전달하며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고액권 수표는 소액권 수표로 순차 교환해 지급정지 등에 대비하는 등 재산은 마지막까지 철저히 지키겠다'는 취지의 각오도 다졌다.

화천대유자산관리 (PG) 화천대유자산관리 (PG)

[홍소영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bo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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