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박람회 그 後] “내 진로를 향해 한발짝 다가섰어요”…‘2023 전문대 입학정보 박람회’

[정시박람회 그 後] “내 진로를 향해 한발짝 다가섰어요”…‘2023 전문대 입학정보 박람회’

한국대학신문 2023-01-13 15:03: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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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정은아 기자] 지난 6일 오전 10시. 양재 aT센터에는 ‘2023 정시 전문대학 입학정보 박람회’를 알리는 진분홍빛 현수막들이 곳곳에 걸려있었다. 일반대 입시와 전문대 수시 전형이 모두 끝나고 이제는 전문대 정시만 남았다. 23학번이 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잡고자 하는 학생들의 얼굴에는 간절함이 느껴졌다. 한 명의 학생이라도 더 잡고자 하는 대학 입학팀들의 열정도 엿볼 수 있었다.

2023 전문대학 정시 입학정보 박람회 현장. (사진=오지희 기자)
2023 전문대학 정시 입학정보 박람회 현장. (사진=오지희 기자)

이번 박람회는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개최하는 마지막 정시 박람회다. 총 45개의 전문대학 부스에는 각 대학의 입학팀장들과 교직원들이 수험생들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대학 이름들이 굵직하게 쓰여 있는 진분홍빛 현수막 아래에는 방문객들을 눈길을 사로잡는 가지각색의 굿즈(goods, 기획상품)들이 있었다. 수험생들은 눈길 닿는 대로 걷다 보면 자연스레 각 대학의 입학팀들과 마주해 진학 상담을 자유롭게 받았다.

어디선가 우렁찬 목소리로 학생들의 관심을 끄는 대학 부스가 있었다. 대구에 있는 영진전문대의 입학팀 관계자의 목소리였다. 학교 소개를 부탁드리자 “영진! 영진! 영진!”이라고 외치는 그들의 목소리에는 밝은 에너지가 넘쳤다. 이어 “우리 대학의 강점은 취업률 전국 1위입니다! 또한 차원이 다른 호텔식 기숙사를 올해 준공했습니다. 무엇보다 100% 전원 입사가 가능합니다”라며 예비대학생들 입장에서 솔깃할 만한 장점들을 강조했다.

이어 고개를 돌리자 용인예술과학대 부스를 발견할 수 있었다. 용인예술과학대 입학팀 관계자는 “전에 용인송담대라는 이름에서 (지난 2021년에) 용인예술과학대로 학교 이름을 변경했습니다”며 바뀐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대학은 예술과 게임, 과학 쪽으로 특화된 학교죠”라고 학교 소개를 했다. 구체관절인형을 만드는 토이캐릭터디자인학과와 같은 예술계열 쪽 이색학과가 눈에 띄었다. 반도체클러스터과, 드론기계과처럼 최근 이공계에서 인기있는 과도 다수 보였다. 

안동과학대 재학생 홍보대사. (사진=오지희 기자)
안동과학대 재학생 홍보대사. (사진=오지희 기자)

다음에 눈에 들어온 대학은 안동과학대였다. 재학생 홍보대사의 하늘색 유니폼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재학생 홍보대사들은 “안동과학대에 다니게 되면 매일 하회마을에서 찜닭을 먹고 탈춤도 추면서 대학생활을 즐길 수 있어요”라며 재치있게 학교 자랑을 했다. 한편 옆에 앉아계시던 교수님께서는 특색있는 과를 중심으로 실속있는 정보를 전해줬다. 특히 “바이오백신제약과 같은 경우는 나라 사업도 받고 있어요. 코로나19가 퍼진 상황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과입니다”라며 최근에 인기가 많아진 학과들을 소개했다.

단정한 승무원 머리에 흰색 자켓 유니폼을 착용한 홍보대사가 서 있는 백석문화대 부스도 눈에 들어왔다. “우리 대학은 가족같은 학교예요”라고 활기차게 말하는 홍보대사의 말에는 학교를 향한 애정이 가득했다. 옆에 서 있던 교수도 “실제로 졸업 이후에 찾아오는 학생들이 많이 있어요. 재취업 상담을 해주기도 하고요. 아, 다음 주에는 유치원 교사하는 졸업생 친구가 남편이랑 아이랑 같이 학교에 놀러온다고 하더라고요”라며 화기애애한 학교 분위기를 자랑했다. 졸업 후에도 교수와 학생 간의 끈끈한 교류가 인상깊게 남았다. 

아기자기한 알약 모양의 볼펜들이 쌓여있는 대학도 있었다. 바로 강원관광대였다. 누가봐도 보건계열이 강점인 대학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얀 가운을 걸친 교수는 “우리 대학은 공기가 맑은 태백시에 위치해 있어요”라며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4년간 공부하다 보면 (간호학과에서) 면허증도 취득할 수가 있어요. 다른 곳에서 헤매지 말고 태백에 와서 몸 바꾸고, 마음 바꾸고 갑시다”고 지역 환경과 더불어 학교의 장점을 설명했다. 지난 2019년, 2020년에는 간호사 국가고시 100% 합격률을 자랑하기도 했다.

대원대학교 부스. (사진=오지희 기자)
대원대학교 부스. (사진=오지희 기자)

학교를 상징하는 주황색 현수막으로 부스 내부를 꾸민 대원대는 유아교육과 교수가 직접 나서서 학교를 소개했다. 유아교육이라는 전공에 어울리는 다정한 말투로 “대원대는 바로 옆에 세명대와 자매학교 관계를 맺고 있어요. 경기고속, 대원고속 등과 자매기관이라는 점도 장점이죠”라고 말했다. 이어 대원대의 교통편을 자랑하며 “청량리에서 (대원대가 위치한) 제천역까지 1시간만에 올 수 있어요”라며 지난 2021년 ‘KTX-이음’이 개통한 덕에 접근성이 좋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근 모양 볼펜이 인상적이었던 강릉영동대는 헬스케어 분야에 남다른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스포츠레저헬스케어계열의 승마산업전공에서는 35세 이상 성인 입학자들에게 무료로 말을 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요”라며 강릉영동대만의 특별한 인프라를 자랑했다. 이어 “성인 학습자들을 위해 집중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주말반을 운영 중입니다”라며 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소개했다.

‘창조인의 특별한 장소, Creator의 세계’라는 문구가 크게 쓰여져 있던 계원예대에는 조교가 입학 상담을 거들었다. “우리 대학은 시각디자인, 영상디자인 등 디자인 쪽에 특화된 대학이에요”라고 학교 강점을 이야기했다. 예술대학 특성상 졸업전시회에 대한 부담이 있지 않냐는 질문에 “정말 대단한 학생들이 많다. 주변 선배들, 친구들 보면 정말 열심히 학교생활을 한다. 졸업전시회를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고민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걱정이 되면서도 학교를 향한 자랑스러움이 묻어났다.

신안산대에서 나눠주는 기념품. (사진=오지희 기자)
신안산대에서 나눠주는 기념품. (사진=오지희 기자)

마지막으로 마카롱처럼 생긴 동그란 모양의 다용도 케이스를 나눠주고 있는 신안산대를 발견했다. 입학처장은 “신안산대는 20만평의 평지를 보유한 대학입니다”라며 산을 낀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로부터 부러움을 살만한 장점을 소개했다. 이어 “제가 속한 과는 영상콘텐츠학과입니다. 1인 미디어 시대에 필요한 기획, 제작, 촬영 그리고 마케팅까지 책임지는 곳입니다”라며 학과 전공에 대해 설명했다. 단순히 기획, 촬영, 편집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여기에 필요한 마케팅까지 가르친다는 점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학교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니인터뷰] 권은주 전문대교협 입학지원실 실장 직무대리, “고교방문설명회, 교사대상 설명회 등을 확대 운영할 것”

권은주 전문대교협 입학지원실 실장 직무대리. (사진=본인 제공)
권은주 전문대교협 입학지원실 실장 직무대리. (사진=본인 제공)

정시 박람회 일정이 끝난 후 양재 aT센터 박람회 관계자 사무실에서 권은주 전문대교협 입학지원실 실장 직무대리와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을 수 있었다. 권은주 실장 직무대리는 “코로나19로 축소 운영했던 고등학생 대상 고교방문설명회와 교사대상 설명회를 확대 운영할 계획입니다. 온라인상담도 활성화하고자 합니다.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이 온라인 상담에 익숙해졌고, 교사들 역시 마찬가지더군요. 코로나19 이전에 대면 상담에서만 얻을 수 있었던 정보가 온라인상으로도 많이 제공되고 있어서요”라고 말했다.

권 실장 직무대리는 학생들이 전문대 입학을 통해 새로운 의지를 갖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진로를 정하지 못할 학생들이 졸업 후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무슨 직업을 갖을 것인지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돕는 거죠. 단편적으로 입시 전형을 전달하는 일을 넘어서 학생들의 미래 설계에 도움을 주는 역할까지 담당하는 셈입니다. 더 나아가 ‘일반대를 가야 해’라는 사회적 분위기, 전통적인 인식 등 이런 것들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이 협의회의 역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우리가 어떤 일을 하고 싶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잖아요. 하지만 ‘기회가 온다면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라는 자세가 중요하다 생각해요. 전문대 진학에서부터 시작돼 파생되는 여러 길을 통해 미래를 고민해보고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라며 예비 수험생들을 향한 응원의 말을 전했다.

배상기 전문대교협 진학지원관. (사진=정은아 기자)
배상기 전문대교협 진학지원관. (사진=정은아 기자)

이번 박람회에 설치된 상담부스에서 학생들과 1대1 상담을 진행했던 배상기 전문대교협 진학지원관도 사무실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36년간의 교사 경력을 소유한 그는 지금껏 진학 현장에서 학생들과 꾸준히 소통을 해왔다.

그의 진학 상담은 조금 독특했다. 먼저 진로를 바라보는 관점부터 색달랐다. “진로는 ‘설정’이 아니라 ‘설계’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확정적인 것은 없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일이 우연과 타이밍으로 좌우될 때가 많거든요. ‘무엇이 되겠다’보다는 ‘어떤 삶을 살 것이냐’, 즉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며 상담을 요청하는 학생들에게 진로 선택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대학 원서를 쓸 때는 어떤 기준으로 전공을 선택해야 할까. “평소 하고 싶었던 분야로 선택하라고 합니다. 대신 이때 선택한 전공으로 진로를 설정하거나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조바심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말하죠. 시대가 빠르게 변하는데, 자꾸 전공 적합, 계열 적합에 스스로를 끼워넣을 필요가 있을까요?”라며 “우선 ‘이거 재밌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해서 내가 잘하는 것을 발견해야 합니다. 이것이 자신의 ‘레고조각’이 되는거죠. 이 레고조각에 어떤 것을 더 붙이느냐에 따라 또 결과물은 달라질 것입니다. 그렇게 진로가 설계되는거죠”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의 성적표를 보면 아이들의 마음이 읽히곤 합니다. 하지만 ‘이 점수로 된다, 안된다’ 이런 얘기를 안하려고 해요. 대신에 ‘이러면 좋지 않을까’, ‘그동안 힘들었겠구나’라고 말하는 편입니다. 그럼 아이들이 막 울어요. 점수보다 중요한 것이 많은데, 자신을 긍정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러다 보면 결국 진학 상담이 인생 상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라고 말하는 목소리에는 학생들을 향한 애정이 느껴졌다.

“전문대 학생들을 ‘슬로우 스타터(slow starter)’라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부지런히 공부한 경우도 있지만 늦게 시작하는 학생들도 많잖아요. 전문대는 이런 아이들에게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곳인거죠. 요즘 전문대는 연계편입제도나 학사학위전공심화과정 등이 운영되고 있어 뒤늦게 학업 의지가 생겼더라도 충분히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라며 전문대에 진학하게 될 신입생들의 용기를 북돋는 말로 대화를 마무리 했다.

입시의 마지막은 새로운 출발이다.  수많은 걱정을 떠안고 이번 전문대 정시 박람회를 방문했을 수험생들이 이 자리에서 또 하나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제 자신을 빛나게 해 줄 대학을 찾아가 새출발을 준비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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