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사상 첫 7연속 금리 인상 단행···기준금리는 14년만 최고치

한은, 사상 첫 7연속 금리 인상 단행···기준금리는 14년만 최고치

투데이코리아 2023-01-13 17:56: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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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투데이코리아=윤주혜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해 11월에 이어 다시한 번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은 가운데,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금년 중에도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3일  금통위 본회의 직후 가진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금통위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3.25%에서 3.50%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지난해 4·5·7·8·10·11월에 이어 사상 최초 7차례 연속 인상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으며, 기준금리 역시 지난 2008년 11월 이후 14년 2개월만에 최고치인 3.5%로 높아졌다. 

그는 기준금리 인상 배경에 대해 “금년 성장률은 당초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물가 오름세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앞으로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1월 이후의 국외 경제 변동상황과 관련해 “주요국 물가는 국제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둔화되기 시작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이에 대응한 주요국의 정책금리 인상이 이어지며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특히 미국은 소비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약화됐으며, 유로 지역은 소비와 투자 부진이 이어지며 역성장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은 예상보다 빨리 방역 정책을 완화했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심화되면서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12월 FOMC 정책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며 미 달러화가 약세 흐름을 이어가는 등, 주요 가격 변수의 변동성이 대체로 완화됐다”고 덧붙였다.

국내 경기 상황에 대해서도 “주요국과 IT경기 부진이 심화되며 수출이 큰 폭 감소했고,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에서 크게 늘어났던 수요가 점차 둔화되는 가운데 금리 상승도 영향을 미치면서 소비 회복세가 약화되는 모습”이라며 “앞으로 국내 경제는 성장세 둔화가 이어지며 금년 성장률이 지난 12월 전망치인 1.7%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또한 “하반기 이후에는 중국과 IT 경기 회복 등으로 성장세가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방역 정책 완화 이후 중국 경제의 회복 속도와 주요국의 경기 둔화 정도에 대한 전망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예측했다.

올해 국내 물가 수준에 대해서도 “지난달 석유류 가격의 오름세는 둔화했지만, 전기가스 요금 인상의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가공식품 가격 상승폭이 확대되는 등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5.0%의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며 “지난달 근원 인플레이션은 4.1%로 소폭 하락하고,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3.8%로 둔화됐지만, 그 수준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처럼 누적된 비용 상승 압력이 공공요금, 가공식품 가격 등에 반영되면서 1~2월 중 5% 내외를 나타내다가 이후 점차 낮아지겠으며, 연간으로는 11월 전망치인 3.6%에 대체로 부합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후 최종금리에 대해서는 “우선 최종 금리를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 금통위원들이 논의하고 있는 것은 현 상황에서 앞으로 3개월 뒤까지 기준금리의 정점이 얼마가 될지에 관한 것”이라며 “이번 회의에서 금통위원 세 분은 최종금리를 3.5%로 보시고, 그 수준에 도달한 이후에는 당분간 영향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신 반면, 나머지 세 분은 상황에 따라 최종금리가 3.75%가 될 수도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이었다”고 말하며 현재 상황을 공유했다.

다만 그는 “이같은 금통위원들의 견해는 현재 예상되는 물가와 성장 흐름, 그리고 금융외환시장 상황 등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수준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정책 약속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물가가 목표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전까지 금리인하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못 박았다. 

이창용 총재는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하향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질의에 대해서도 “앞서 지난 11월에는 한은이 올해 국내 성장률을 1.7%로 봤는데, 한달이 조금 넘은 사이 일어난 여러 지표를 볼 때 그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질 것 같다”며 “그간 중국의 코비드 상황이 확대되며 이동이 제약됐고, 반도체 경기가 하락했으며, 이태원 사태 등의 여러 이유로 한국의 4/4분기 경제지표가 나쁘게 나왔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재정의 조기 집행을 기대하고 있고, 유럽 지역의 날씨가 따뜻해 예상보다 가스 가격이 많이 떨어진 점, 또 미국의 노동시장이 생각보다 견고함에도 임금 상승률과 CPI(소비자물가지수)가 소폭 하락한 점 등을 고려해 미국과 유럽의 기존 성장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중국 코비드도 1월이 지난 이후에는 확대되는 속도가 줄어들면서 회복세에 들어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재차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 힘입어 그는 “이를 고려할 때 1분기는 지난해 4분기보다는 나아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견해를 밝혔다.

더불어 “현재 경기 침체 여부는 경계선에서 저희들이 데이터를 더 봐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2월달에 자세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다만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같은 현상은 전 세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며, 다른 주요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과 비교했을 때에는 한국이 상대적으로 보다 나은 상황에 있음을 말씀드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은의 물가 목표치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장 나쁜 방법”이라며 “골대에 골이 잘 들어가지 않아 골대를 옮기자는 이야기인데, 이런 상황에서는 골대를 옮기게 되면 기대 인플레이션이 지나치게 변하기 때문에 해당 논의는 물가가 다 안정된 다음에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일축했다.

이후 미 연준에 앞선 금리 인하 단행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우선 저희의 금리 결정은 국내 상황을 우선으로 하고,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계속돼 금리 격차가 굉장히 커질 때 발생할 수 있는 금융 안정에 대한 우려 등을 함께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미 금리 격차 확대의 적절성에 대해서는 “통상 고정환율제도가 아니면 양국 간 자본 이동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요인이 금리 차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과거의 경험은 참고가 될 뿐, 이론적인 근거는 전혀 없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의 페이스를 조절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이후에는 금리 격차보다 이같은 미국 통화 정책의 방향성 등이 환율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해당 움직임이 어떻게 되는지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이 총재는 한은이 최근 이어지고 있는 국내 부동산 둔화에 금리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일각의 의견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단호한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물론 기준금리가 올라가면서 부동산 시장의 어려움이 가중된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그러나 부동산 시장은 경제의 한 부분에 관한 이야기이며, 금리 정책은 우리나라 전체 경제의 유효 수요에 미치는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때문에 부동산 시장은 미시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 대응하고, 만약 한국은행이 나선다 하더라도 금리가 아니라 지난 연말 저희가 시장 안정조치를 한 것처럼 금융 안정과 관련된 다른 툴을 사용해야 할 것”이라는 강한 견해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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