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군복' '이재명-김성태 투 샷'…사진이 부른 파장

'김건희 군복' '이재명-김성태 투 샷'…사진이 부른 파장

더팩트 2023-01-19 00:00:00 신고

3줄요약

알고보니 둘 다 '가짜 뉴스'
"상대 진영 공격 위한 분노 정치…바람직하지 않아"


최근 정치권에서도 2장의 사진이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논란을 몰고 왔다. 한 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당시 군복을 입은 사진이다. 또 다른 사진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017년 당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대통령실 제공·김남국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때론 백 마디 말보다 한 장의 사진이 사람들에게 더 강한 인상을 남기곤 한다. 최근 정치권에서도 2장의 사진이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파장을 일으켰다. 한 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당시 군복을 입은 사진이다. 또 다른 사진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017년 당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두 경우 다 사진 당사자를 향한 의혹이 제기됐다. 사실처럼 말이다. 정치권에서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 더욱 양극단으로 치닫은 정치 지형 탓에 상대 진영을 헐뜯으려는 '네거티브 공세'가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박지원 "영부인 군복 입고 파병부대 간 것 본 적 없어"…與 '김정숙 여사 군복 사진' 꺼내 들었다

김건희 여사의 군복 논란은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의 KBC 라디오 인터뷰가 발단이었다. 지난 16일 진행자가 윤 대통령 부부가 UAE 순방 당시 아크부대를 격려 차 방문한 것에 대해 박 전 원장은 "영부인이 군복을 입고 가는 건 본 적이 없다. 김건희 여사가 영부인으로서 활동을 제대로 해야된다. 부속실을 만들어서 공적 관리를 하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원장은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노릇을 한다' 하는 비난이 곧 쏟아질 거다. 영부인 자신이 좀 신중한 영부인 노릇을 하라"는 충고도 덧붙였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15일(현지시간)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해 여군들과 만나 격려하고 있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그러나 '영부인이 군복을 입고 가는 건 본 적이 없다'는 박 전 원장의 말은 사실이 아니었다. 박 전 원장의 발언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가 2018년 3월 UAE 아크부대를 방문했을 당시 군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유됐다.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출신 김연주 시사평론가는 자신의 SNS에 김정숙 여사의 사진을 올리며 "대통령 배우자의 군복 착용을 지적하는 분들께 설명이 될 수 있을는지요"라며 반박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도 김건희 여사의 군복 착용에 대해 "당연한 것"이라고 의견을 보태며 박 전 원장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탁 전 비서관은 SBS 라디오에 출연해 "(군복 착용 여부는) 이건 화제가 될 게 없다. 군복은 입어야 된다"며 "군부대는 경호처가 사전에 통제하기는 하지만 무기들도 있고 저격 위험도 있고 위험 요소가 많다. 그래서 저격의 위험도 있고 (방문 시에) 동일한 복장을 갖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이나 일종의 VIP들은 그게 원칙이다. 폼내려고 입는 게 아니다"면서 "또 하나는 동질감이다. 유니폼을 입는 집단들이 가진 동질감을 표현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18년 3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아크부대를 방문했을 당시 사진. 김 여사가 군복을 입고 있는 모습. /뉴시스

다만 탁 전 비서관은 김건희 여사 군복 논란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김정숙 여사를 끌고 온 것에 대해서는 "왜 저렇게 밖에 말을 못 할까(생각한다)"라며 "그런 비난이 과도하다고 생각하면 제가 지금 설명해 드린 것 같은 말을 해야지 '너희도 입지 않았느냐'라는 건 되게 유치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순방 당시 아크부대 장병들을 만나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고 한 것을 두고 '외교 참사'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당사국인 이란에서도 반발을 사고 있어 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야당이 '영부인 군복 논란'으로 야당이 정치권에 불필요한 정쟁을 가져왔다는 비판이 나왔다.

◆ 인터넷 떠돈 '이재명-김성태 투 샷', '가족사진' 속 李 차남을 김성태로 오인

사진으로 인한 당혹감을 느낀 것은 민주당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대표의 경우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키맨'으로 불리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이 대표가 나란히 사진을 찍었다는 주장이 인터넷에 유포됐기 때문이다. 8개월간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 전 회장은 지난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기자들이 이 대표나 이 대표 측과의 관계, 연락 여부를 묻자 "모릅니다"라고 짧게 답했고, '전혀 모른다는 거냐'는 질문에도 "네"라고 대답했다. 이 대표도 지난 13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김성태라는 분의 얼굴도 본 적이 없다"고 부인하며 "(쌍방울과의) 인연이라면 내의 사 입은 것밖에 없다"는 농담도 던졌다.

SNS에는 "입만 벌렸다면 거짓말. 이재명·쌍방울 김성태 만난 적이 전혀 없다? 그럼 이 사진은 뭐냐?"라며 이 대표 오른쪽 남성(붉은 원, 이 대표 차남)을 김성태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친명계'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17일 밤 페이스북에 문제의 사진을 게시하며 "지금 SNS에 퍼지고 있는 이 사진은 이 대표 가족사진"이라고 밝혔다. / 김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김 전 회장의 답변이 알려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넷 상에서는 보수층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사진 한 장이 급속도로 퍼졌다. 해당 사진에는 이 대표가 안경을 쓴 건장한 체구의 남성과 손을 잡은 채 번쩍 들어올린 모습이 담겼다. 사진 하단에는 '입만 벌렸다면 거짓말. 이재명·쌍방울 김성태 만난 적이 전혀 없다? 그럼 이 사진은 뭐냐?'라고 적혀 있다. 안경 쓴 남성이 김 전 회장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누리꾼이 사진 속 김 전 회장이라고 추정한 남성은 이 대표의 차남인 윤호 씨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친명계'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17일 밤 페이스북에 문제의 사진을 게재하며 '팩트체크'에 나섰다. 그는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있어 당원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면서 "지금 SNS에 퍼지고 있는 이 사진은 이 대표 가족사진"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해당 사진에 대해 "2017년 1월 23일 오리엔트 시계공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이라며 "(온라인 루머는) 명백한 허위사실이고,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엮어서 조작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카카오톡 등 SNS에 이러한 허위사실이 유포된 경우 SNS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단톡방명, 전송한 사람 아이디, 메시지가 전송된 날짜 및 시간, 기타 허위사실을 유포한 사람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 등을 캡처·설명해서 제보해 달라"며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함께 적어 '가짜뉴스 유포자 추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 대선 이후 '尹 vs 李 대결 구도'는 현재 진행형…'중간 지대'는 사라지고 '확증 편향' 늘어났다

정치권에서는 해당 사례들이 상대 진영을 공격하기 위해 사진을 이용한 '시각적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사진과 얽혀 공개된 정보들이 사실이 아님에도 무분별하게 유포된다는 점이다. 지지자들 사이 '가짜 뉴스'가 빠르게 확산는 셈이다. 전문가는 정치의 양극화로 지지자들 사이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려하는 '확증 편향' 탓에 이같은 일이 빈번해졌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는 지난 대선 이후 상대 진영을 공격하기 위한 '네거티브 공세'가 심해지고 있어 가짜뉴스성 사진 유포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은 대선 후보 시절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사진. /국회사진취재단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정치권에서 상대방을 공격할 때 사진이 있으면 좀 더 '확실한'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라는 느낌을 주지 않나. '백마디 말보단 사진 한 장으로 보여주는 게 낫다'고 생각해 어떤 사안이 터지면 정치권에서 많이 활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평론가는 "정치의 양극화로 극단적 지지자들 사이 '분노 정치'를 조장하는 측면 탓에 사실이 아닌 정보가 공유되더라도 '믿고 싶은 대로,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성향이 강해져 이런 일들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며 "지난해 대선 이후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로 취임하고 난 후엔 '윤석열 대 이재명'의 구도가 쭉 이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지층 사이 중간 지대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건데,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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