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데어라이엔 위원장, 추진 공식화
친환경산업 투자 美유출 막기 차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18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유럽연합(EU)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맞서는 법안 만든다. EU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역내 친환경, 탈(脫)탄소산업 집중 육성을 위한 '탄소중립산업법' 도입을 공식화한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8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 본의회에 출석해 "클린테크산업 관련 규모를 빠르게 키우고 좋은 산업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규제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탄소중립산업법’((Net-Zero Industry ACT)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탄소중립산업법이 EU의 반도체법과 같은 형태로 마련될 것이라며 "특히 새로운 클린테크 생산시설에 대한 허가 절차가 신속하고 간단해질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구체적인 법안 입안 추진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탄소중립산업법 입안시 참고 법령으로 제시한 EU 반도체법은 2030년까지 공공·민간투자를 통해 확보한 430억유로(약 59조원)를 반도체생산 확대에 투입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점유율을 현재 9%에서 2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를 감안하면 탄소중립산업법도 역내 친환경산업 육성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공적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EU가 탄소중립산업법을 도입하는 것은 미 IRA 탓이 크다. 미국이 북미 생산 전기차에만 보조금 혜택을 주는 IRA를 발효하면서 전 세계 친환경 흐름을 선도해온 EU로서는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전 세계 친환경 투자가 미국으로 몰리며 EU의 역내 산업 경쟁력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만큼 IRA와 비슷한 법령을 도입해 맞대응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날 의회에 출석한 샤를 미셸 EU 이사회 상임의장은 IRA를 겨냥해 "국제 경쟁·무역 규칙에 있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면서도 "현실을 분명히 직시해야 한다. 미국은 대규모 보조금정책을 투입하고 있다"며 대응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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