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윤' 나경원, 윤심 '비토 정서' 반사 이익 노린다

'멀윤' 나경원, 윤심 '비토 정서' 반사 이익 노린다

더팩트 2023-01-20 00: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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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내부서도 우려..."출마는 자유 아니냐"
윤심 빗겨간 당심? 羅, 전대 변수로 부상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한 윤석열 대통령과 친윤계(친윤석열계)의 당대표 불출마 압박이 거세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친윤계의 공격이 오히려 나 전 의원의 체급을 올려주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한 윤석열 대통령과 친윤계의 당대표 불출마 압박이 나 전 의원의 체급을 올려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심(尹心·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전당대회'에 대한 비토 정서가 그 지렛대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 전 의원은 19일 당권 도전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불쾌감과 친윤계의 '반윤(반윤석열)' 비난이 불거지자 공개 일정을 모두 취소하며 잠행에 들어갔다. 출마 선언을 앞두고 대통령뿐 아니라 당내 최대 세력과의 갈등이 수면으로 올라온 탓에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하며 당권 출마를 암시했지만, 윤 대통령은 부위원장직에 이어 겸하고 있던 기후대사직까지 모두 '수용'이 아닌 '해임' 조치했다. 친윤계 핵심 장제원 의원은 나 전 의원을 '반윤 우두머리'라 직격했다. 정치권에서는 나 전 의원의 처지를 '멀윤'(윤 대통령과 멀리 있는 사람들)으로 보고 있다.

윤 대통령과 거리가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오자 나 전 의원은 "(해임은) 대통령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전달 과정에 오해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바로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께서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나경원) 본인이 잘 알 것"이라며 나 전 의원 주장을 일축했다.

그뿐만 아니다. 국민의힘 소속 초선 의원 50명은 나 전 의원을 향한 공개 성명을 통해 "대통령에 대한 공식 사과를 촉구한다. 더 이상 당과 대통령을 분열시키는 잘못된 길로 가지말라"고 비판했다. 재선 의원들도 나 전 의원에 대한 규탄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단일대오'를 구축하며 나 전 의원을 벼랑 끝으로 떠미는 모양새다. 하지만 나 전 의원의 출마 여부 자체가 전대 변수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용희 기자

현재 상황은 대통령실과 여당이 '단일대오'로 나 전 의원을 벼랑 끝으로 떠미는 모양새다. 하지만 나 전 의원의 출마 여부 자체가 전대 변수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나 전 의원이 차기 정치 행보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다.

윤 대통령, 대통령실 그리고 당내 친윤계의 나 전 의원을 향한 불출마 요구가 거세질 수록 이에 대한 반감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전대는 당원 100% 룰로 치러진다. 윤심이 작용 가능성도 상당하다는 전망이지만,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은 나 전 의원의 불출마를 압박하는 '윤심'에 대한 반감도 상당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브리씨앤알이 폴리뉴스와 에브리뉴스 의뢰로 지난 14~15일 국민의힘 지지층 4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결선투표를 가정한 김기현, 안철수 의원의 양자대결에서 안 의원이 48.4%로 김 의원 42.8%를 앞섰다. 특히 나 전 의원 지지층 60%가 안 의원을 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여론조사는 나 전 의원이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었던 12~13일 이후 이뤄진 것으로 당심은 '윤심'을 따르지 않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당에서 이렇게 막 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싶다"며 "(당 대표 출마를) 하고 싶으면 하는 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나 전 의원 출마에 대한 의견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압박이라면 압박"이라며 "정치는 소신대로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귀국 이후에야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나 전 의원이 지난 16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나 전 의원은 당분간 공개 행보를 자제하고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귀국일인 21일 이후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 측으로 분류되는 박종희 전 의원은 19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아무래도 대통령이 나가 계신데 경제외교, 국익외교하실 때 국내 정치 문제로 걱정을 끼쳐드리는 것은 조금 조심스럽기 때문에 귀국 이후에 할 것"이라며 "당분간은 조금 공개 행보를 자제하고 조용히 있으려고 한다"고 답했다.

정치권에선 나 전 의원이 출마를 강행해야 정치적 입지도 그만큼 보장된다고 입을 모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나 전 의원의 최대 약점은 강단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처음에는 잘나가다가 막판에 흐지부지되는 경향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떨어지더라도 출마를 해야 한다고 본다"며 "출마도 못하고 흐지부지 되버리면 체급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당장 당대표가 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후의 정치 행보도 중요하다"며 "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면 화답을 하는 것이 정치인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코너에 몰리는 이유도 결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지지도에 맞게 결심을 내리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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