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羅·安과 모두 공개만남 가진 오세훈
“화합의 전당대회 돼야” 원론적 입장
홍준표, 후보 인물평 등 적극 의견개진
개별 후보자들과 공개적 만남은 회피
오세훈 서울시장(좌)과 홍준표 대구시장(우) ⓒ데일리안
차기 대선주자들을 향한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차기 대선주자들의 경우 최소 한 권역 이상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의중에 당심도 일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번 전당대회의 1차 과제는 차기 총선 준비지만, 이어질 대선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차기 대선주자들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경우 일단 '중립'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오 시장은 지난 15일 김기현 의원과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막걸리 회동'을 한 데 이어 16에는 나경원 전 의원과 저녁 회동, 17일에는 안철수 의원과 면담을 가졌다. 유력 당권주자들을 잇따라 만나며 특별히 한 주자에게 힘이 실리지 않도록 한 셈이다.
당권 주자들은 애가 타는 모습이다. 친윤계의 폭넓은 지지를 받지만, '영남권 후보'라는 공격을 받고 있는 김 의원에게 오 시장의 지지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카드다. 반면 안 의원이나 나 전 의원 입장에서 오 시장의 합류는 '수도권 연대'의 화룡점정을 찍는 마지막 퍼즐이나 마찬가지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서울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하면 가장 먼저 찾는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오 시장일 정도로 영향력은 상당하다"며 "서울에서 출마한 경험이 있는 우리당 인사라면 오 전 시장의 도움을 한 번쯤은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권주자들의 기대와 달리 오 시장은 "국민께 사랑받는 전당대회가 돼야 하는데 오히려 걱정을 끼쳐드리면 안 된다"면서 "누가 되더라도 친윤이니 반윤이니 하는 용어가 사라지고 화합된 분위기에서 총선을 치를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며 원론적·중립적 입장을 유지하는 중이다.
오 시장이 한 걸음 물러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 당 상임고문을 겸임하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은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대 초기부터 홍 시장은 "친박이라는 두터운 산성에 쌓였던 박근혜도 맥없이 무너졌는데 한 줌 윤핵관 이외에는 친위세력이 없는 윤석열 정권"이라며 "그래서 윤석열 정권과 옥쇄할 각오가 되어 있는 당대표를 뽑아야 한다"고 당부했었다.
특유의 직설화법으로 각 후보자들을 평가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다. 일례로 "탄핵을 주도하고 넘어가서 분탕질 치다가 돌아온 사람"(유승민), "잔박과 야합해 당지도부에 입성했던 수양버들 같은 사람"(나경원), "친박으로 득세하다 어정쩡하게 남아 정치생명을 이어가는 사람"(윤상현) "배신자들과 야합해 막천으로 총선 망친 사람"(황교안) 등 호명만 하지 않았을 뿐 누구라도 알 수 있을 정도의 설명을 곁들여 직격했었다.
최근 나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전당대회 출마 움직임을 보이자 투기 의혹 등을 공론화하며 강도 높은 비난에 나선 이도 홍 시장이다. 그는 "금수저 출신들이 온갖 비리는 다 저지르면서 혼자 품격 있는 척하는 위선이 참 싫다"며 "이들의 탐욕과 위선을 더 이상 참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홍 시장은 특정 후보에 힘을 실어주진 않고 있다. 오 시장처럼 당권주자들과 공개적인 만남도 갖지 않았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홍 시장은 특정 후보를 도와주기 위해 나 전 의원을 공격하고 있다는 프레임을 가장 경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어느 시점에서는 홍 시장도 당권주자들과 공개적으로 만나겠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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