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토크] 이념논쟁으로 번진 '국민연금의 대한항공 주주권행사'

(사진=연합뉴스)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대한항공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주주권행사 여부가 오는 2월1일 결정되는 가운데 참 말들이 많습니다. 국민연금이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경영참여를 해야 한다는 입장과 경영참여는 결코 안 된다는 입장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죠.

문제는 국민연금의 주주권행사가 이념논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겁니다.

오는 2월1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회의를 열고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이사해임을 비롯한 사외이사 선임, 정관변경,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등 경영참여에 해당하는 주주권을 행사할지 결정하는 것 때문인데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총수일가의 부실경영을 견제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국민의 돈으로 운영하는 국민연금이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2대, 3대주주인 만큼 제대로 된 주주권행사가 필요하다고 하는 반면 경영참여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국민연금의 주주권행사는 기업경영을 국가가 개입하려는 사회주의식 발상이라고 비판합니다.

일부 정치권이나 경제계에서는 ‘연금 사회주의’라는 생소한 단어를 들고나와 이념프레임을 짜고 있지요. 특히 자유한국당에서 이런 논리를 펼치고 있는데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스튜어드십 코드 적극 행사 발언에 대해 “한마디로 국민 노후자금을 가지고 기업을 길들이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이는 연금 사회주의의 첫발을 떼는 것”이라고 주장했지요.

그런데요. 이 사안을 자본주의에 역행이니, 사회주의로 가느니, 과연 이런 이념논쟁으로 갈 필요가 있냐는 겁니다. 물론 국가가 기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억압하고 부당하게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고 결코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기자가 생각했을 때 이 사안의 핵심은 국민의 돈으로 투자하는 국민연금이 경영진의 일탈과 부정행위에 대해서 주주로써 정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인지 말것인지에 있다고 봅니다. 나아가 이번 주주권행사 여부가 국민의 재산과 직결된 것 만큼 손해를 보지 않는 결정을 해야 한다는데 있습니다. 국민의 소중한 돈이니까요.

국민연금은 11.56%의 대한항공 지분과 7.34%의 한진칼 지분을 가지고 있는 대주주입니다. 그 말은 투자자로써 경영에 참여할 권한도 가지고 있다는 뜻이지요. 자본주의 관점에서도 대주주가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국민의 돈으로 투자하는 국민연금이 투자하는 기업 경영에 문제가 있다거나, 잘못된 부분이 발생해 기업의 가치를 떨어뜨린다면 당연히 개입해 국민의 소중한 재산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게 기자의 생각입니다.

최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총수일가의 갑질 및 횡령·배임 의혹에 대한항공의 기업이미지 타격과 가치를 떨어뜨렸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주주로써 당연한 권리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죠. 국민의 돈으로 투자하는 국민연금이 경영진의 문제나 비리를 알고서도 묵인하는것이야 말로 책임있는 자세는 아니니까요.

즉 이 문제는 결코 이념논쟁으로 번질 필요가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철저한 국민재산 보호에 있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이런 이념논쟁에서도 국민연금이 새겨야 할 부분은 있습니다. 정권에 입맛에 따라 권한을 남용하는 일은 있어서는 결코 안되는 것이지요. 국민연금의 주주권행사 여부는 오로지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되길 기대합니다. 오늘의 뒤끝토크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