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혹한기 속 등판...기업가치 최대 1조2500억 제시
유일 흑자 자신감...중소형주 선호 현상·구주매출 변수
경기도 성남시 오아시스마켓 본사 전경.ⓒ오아시스마켓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대형 IPO가 사라진 가운데 오아시스가 상반기 기업공개(IPO)에 도전장을 던졌다.
조 단위 공모주인 오아시스의 흥행 여부는 올해 IPO 시장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대형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된 상황에서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최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오아시스는 이번 상장으로 523만6000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는 3만500~3만9500원, 예상 시가총액은 9679억~1조2535억원으로 올해 첫 조단위 대어다. 공모 규모도 1597억~2068억원으로 올해 들어 IPO에 나선 회사 중 가장 크다.
내달 7일과 8일 양일간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14~15일 일반청약을 거쳐 내달 중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공동 대표주관을 맡았다.
오아시스는 컬리에 이은 국내 새벽 배송 업계 2위 업체다. 컬리가 지난 4일 상장을 철회하면서 오아시스는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상장 1호’ 타이틀에 도전하게 됐다. 공모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대형 IPO 기업들이 연이어 상장 일정을 연기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2011년 오프라인 매장으로 설립된 오아시스는 2018년 온라인 플랫폼 ‘오아시스 마켓’을 선보이며 신선식품 새벽 배송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이 기업은 새벽 배송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 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회사 측이 IPO 완주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낼 수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은 3118억원, 영업이익은 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8%. 78.4% 증가했다. 성장주에 대한 시장 평가가 냉정해진 만큼 오아시스는 흑자 창출이라는 차별화와 오픈마켓 종합몰로의 도약을 앞세우고 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오아시스는 이커머스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외형이 확대되고 있고 현금 흐름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오픈마켓 사업으로의 확장도 증권신고서를 통해서 언급했는데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의지를 드러낸 것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IPO ‘빅딜’ 흥행이 어려워지고 시총 1000억원 안팎의 중소형딜에 자금이 몰리는 것은 오아시스 상장의 부담 요인이다. 고금리·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공모 시장에서는 비교적 몸집이 가벼운 기업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높은 구주 매출 비중도 변수다. 총 공모 주식 수(523만6000주) 중 신주 모집 366만5000주(70%), 구주 매출은 157만1000주(30%)다. 구주 매출은 최대 주주인 지어소프트가 보유한 물량이다.
IPO시 구주 매출 비중이 과도하면 공모 자금이 회사가 아닌 기존 주주로 유입돼 공모주 흥행에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아시스의 희망가 하단(9679억원)은 이랜드 리테일이 작년 6월 오아시스 지분 3%를 인수하면서 평가한 시총 1조1000억원을 밑도는 수준”이라며 “고평가 논란이 나올 정도는 아니라고 보지만 최근 시장에서 대규모 구주 매출이 투자 매력을 반감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어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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