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공연 또한 빈 소년합창단에 의미가 크다. 빈 소년합창단 또한 코로나19 범유행으로 3년 가까이 공연하지 못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재정 위기까지 겪어야 했던 빈 소년합창단은 지난해부터 월드투어를 재개하고 올해 빈 신년음악회에서 노래를 부르는 등 조심스럽게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최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빈 소년합창단의 특별한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휘자 마놀로 까닌은 “코로나19 이전에 마지막으로 공연한 나라가 한국, 스페인, 벨기에였다”며 “팬데믹 기간 노래도 공연도 할 수 없던 때 ‘아리랑’이 특히 많이 떠올랐다”고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빈 소년합창단은 1498년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였던 막시밀리안 1세의 칙령에 따라 설립된 합창단이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빈 국립 오페라단과 함께 빈 궁정악단의 명성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고유한 가창 전통을 인정받아 유네스코(UNESCO) 지정 무형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빈 소년합창단이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단체생활을 통한 아이들의 조화가 노래로 승화됐기 때문이다. 지휘자 까닌 또한 합창단 선발 기준에 대해 “좋은 목소리는 장점이 될 수 있지만, 그것보다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는 걸 좋아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지휘자 까닌은 “축구팀처럼 합창단원들이 서로를 좋아하며 열정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합창단 단원들이 모두 음악가의 길을 걷는 것은 아니다. 이연우 군 또한 “성악가가 되고 싶은 꿈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빈 소년합창단 생활은 영원히 좋은 추억이 될 것이고, 음악 또한 평생 제 마음에 남아 있을 것”이라며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빈 소년합창단에 입단시킬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빈 소년합창단은 올해 설립 525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프로그램으로 공연을 꾸민다. 수백 년간 불러온 성가곡,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은 가곡과 왈츠, 폴카, 그리고 세계 각국의 민요와 영화음악 등을 모두 선보일 예정이다. 오스트리아 출신 단원 마티아스(14)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보낸 한국 관객에 음악의 즐거움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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